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 700만 년의 역사가 알려주는 궁극의 식사
NHK 스페셜 <식의 기원> 취재팀 지음, 조윤주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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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은 왜 공공의 적이 되었을까. 떠오르는 저탄고지. 지방을 많이 먹고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것이 최근 트렌드가 되었다. 우리 몸은 정말 고기를 원하는 것일까. 작은 의문으로 시작된 책. 당연하다는 것을 누군가 지적하면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의문에 호기심이 갔다.

'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은 음식의 기원을 통해 그 음식이 우리의 생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들, 잘못된 상식들을 바로잡아 주는 책이다.

먹는다는 행위는 삶에 큰 즐거움을 주지만, 동시에 살이 찐다는 두려움과 공포가 공존한다. 무엇보다 애정 하지만, 멀리해야 하는 모순. 음식의 기원을 따라가다 보면 삶에서 음식이 미치는 영향과 지금의 관계를 이해하게 된다.

탄수화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우리 몸 본래의 체계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다이어트 용일뿐, 건강식은 아니다 중에서

탄수화물은 대체 우리 몸에 무엇인 걸까? 살의 적으로 불리고 있는 탄수화물. 1편에서 말하는 밥에서는 인류 역사에서 밥의 위치에 대해 말한다. 구운 열매는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밥에 대한 이야기다. 인류는 사냥을 하면서도 곡물을 섭취했다. 주식인 곡물을 가열처리하면서 인류는 지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빠르게 진화한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주식은 곡물이었다. 우리의 몸은 탄수화물에 맞춰 진화해왔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저탄고지는 우리 몸에 맞춰진 시스템이 아니다. 저탄고지는 단백질을 통해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이 익숙하지 않은 방식은 세포와 장기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이는 동맥경화나 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밥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관계, 그리고 음식과 인간은 달라지는 식습관을 통해 지금도 변화하는 중이다.

인류에겐 소금이란 최초의 마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항상 200그램의 염분을 유지한다 중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나트륨, 동시에 이것은 독이 되기도 한다. 인류에게 체내의 염분을 유지하기 필요한 식품이었다. 중요한 것은 일정함이라 인류는 콩팥을 진화시킨다. 소금으로 인해 콩팥이 진화했다는 얘기는 무척 흥미롭다.

농경을 시작하면서 인류는 소금이 부족하지 않게 유지해왔다. 풍족해진 문명사회에선 인간은 넘치는 소금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인류와 음식의 관계는 미묘하다. 필요하지만 넘치면 위험해지는 시스템. 그 균형감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오메가3와 오메가 6는 체내에서 만들어 낼 수 없으므로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섭취 열량의 70퍼센트를 지방으로 섭취해도 괜찮은 사람? 중에서

20세기의 현대인은 콜레스테롤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인류의 주식은 탄수화물이고 밥을 먹어야 한다. 단백질, 지방은 체내의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고 동맥경화나 고혈압과 같은 혈관성 질환을 일으킨다. 그런데 그 모든 공식을 뛰어넘는 이누이트를 통해 원인을 찾게 된다. 이누이트들은 고기와 생선이 주식이다. 그런데 그들은 혈관성 질환이 전혀 없다. 연구하던 학자들은 그들의 식생활에서 오메가3와 오메가6를 발견한다.

오메가3 지방산은 세포의 특징으로 인해 많이 섭취하면 할수록 온몸의 세포가 부드러워지고, 혈액순환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이로 인해 동맥경화나 심장병에 걸린 확률이 줄어든다. 뇌의 단면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밀집되어 있다. 오메가3를 뇌의 건강하게 만드는 생명의 지방이기도 하다.

또한 오메가3를 꾸준하게 섭취하면 우울증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비린 맛을 싫어해서 기피하는 편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오메가3를 주문했다.

결국 알코올에 의해 이성의 기능이 약해진다는 이야기다. 그 덕분에 경계심이 풀리고 마음이 열려서 다른 사람과 속을 터놓기 쉬워지는 것으로 추측된다.

제동장치 없이 쾌락 물질을 방출하는 술 중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조상은 술을 먹었다. 예상보다 술의 역사는 길었다. 대체 그들은 어떻게 술을 먹고, 활용했을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술을 통해 인류는 대화합을 이루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화합을 말하게 되었다.

당신을 무엇을 위해 먹습니까?

'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는 미처 알지 못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작은 소금 하나에도 인류의 진화가 담겨있다. 일부 기관은 음식을 위해 진화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만나 탄수화물, 소금, 지방, 술, 미식을 통해 우리가 먹고 생활하는 작은 것들에 모든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인류는 과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우리의 몸을 조절하면서 진화해왔다. 인간이 몸에 새긴 균형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풍요로운 현대 문명 속에서 모든 물질이 넘쳐나는 인간은 과거의 결핍의 시대와는 달리 넘치는 물질들을 조정하는 상황에 놓였다. 균형을 유지하는 삶, 넘치지 않는 상황에 만족하는 삶. 인류의 역사가 몸에 새겨준 이 소중한 지혜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커피를 좋아하는데 어떤 날은 커피가 사람의 몸에 해롭다는 기사를 다른 어떤 날은 몸에 좋다는 기사를 읽게 된다. 이는 둘 다 맞는 얘기라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내용은 달라진다.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은지 한 식품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가설을 전한다. 그리고 우리가 편견에 의해 미처 알지 못한 사실들을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상식과 지식을 아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이라면 이 책은 큰 즐거움을 줄 것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76917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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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 일본 유명 작가들의 산책잡담기 작가 시리즈 3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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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기타하라 하쿠슈, 하야시 후미코, 나쓰메 소세키, 가타야마 히로코, 사카구치 안고, 나카하라 주야, 호리 다쓰오, 스스키다 규킨, 구보타 만타로, 기노시타 모쿠타로, 고이데 나라시게, 데라다 도라히코, 도쿠토미 로카, 오카모토 기도, 미요시 주로, 오카모토 가노코, 미즈노 센코, 와카야마 보쿠스이, 시마자키 도손, 와카스기 도리코, 가지이 모토지로, 이마이 구니코, 미야모토 유리코, 사이토 모키치, 나가이 가후, 요사노 아키코, 요사노 뎃칸, 다케히사 유메지...

일본 문학의 황금기는 언제로 볼 수 있을까. 일본에서 유명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리던 시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부터 다자이 오사무까지의 일본 근현대 문학이 일본 문학의 황금기가 아닐까. 당시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한 산문집은 그 이름들 만으로 설렌다.

작가의 실제 작품들은 현학적이고 어려울 수 있으나(사카구치 안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책 안에 실린 산문들은 짧고 읽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잡문을 그냥 실은 책은 아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유명 소설 '런던 탑'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는 산문 '안개'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유명 산문 '홀로 어슬렁어슬렁'이 실려있다. 홀로 어슬렁어슬렁은 산문을 모은 책에 자주 실리는 산문이다.(나가이 가후의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중 어느 것이 영향을 받은 것일까. 두 작품은 너무 비슷하다.) 표현이 솔직해서 재밌다.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경우 '손바닥 소설'이라는 책이 있을 정도로 산문과 많은 엽편을 남긴 작가로 함축적인 설정과 이야기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유명한 호리 다쓰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방랑기로 잘 알려진 일본의 대표 여류작가 '하야시 후미코'(유리가면에 실린 연극 키재기의 원작자인 히구치 이치요와 잠시 착각했다. 일본은 근대 유명한 여성작가들이 꽤 보이는데 한국에는 많지 않아 이점이 많이 아쉽다.), 개인적으로 애정 하는 천재 시인 '나카하라 주야'와 말해 뭐해 '다자이 오사무'까지 일본 문학의 슈퍼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산문집이다.(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겐자부로가 빠져있긴 하다...)

책을 읽기 전 미리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 책에 실린 작가들이 100여 년 전 작가들이란 점이다. 시대와 배경이 드러내는 묘사는 좋게 표현하면 서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예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은 의성어와 비유 표현을 멋부리듯 사용하는 작가들도 있다. 일부는 신기하고 귀여운 표현도 있으나, 일부 표현은 현시대에는 촌스럽거나 문장에서 느껴지는 고전 특유의 분위기를 지울 수가 없다.

이런 몇몇을 넘긴다면 대가들이 선사하는 멋스러운 이야기와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소설가와 시인, 극작가 등 각 분야의 대가들이 쓰는 산문의 매력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한 개인의 산문이 아닌 다양한 작가들의 산문을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이 산문집의 매력이다.

게으름쟁이라 가끔 바쁜 일이 생기면 금세 지쳐버렸고, 그럴 때는 산책하러 나갔다.

가타야마 히로코, 장미 다섯 송이 중에서

산책이란 주제 아래 써 내려간 작가들의 40편의 글. 생각들이 하나같이 다양해서 이야기 배스킨라빈스에 방문한 느낌이다. 어떤 작가에게는 현실에서 벗어나 일탈과 자유를, 또 어떤 작가는 사유의 시간, 그리고 전혀 다른 이국 땅에 온 작가는 고독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어떤 이는 원하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방황의 시간을 겪기도 한다.

김연수 작가가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이란 책은 외상후유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산책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김연수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는데, PTSD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가볍지 않게 썼다는 부분에서 작가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산책을 좋아한다는 많은 작가들의 인터뷰를 보고, 긍정적인 글들을 읽다 보니, 대부분의 작가들이 산책을 좋아할 것이라는 편견이 생겼나 보다. '작가의 산책' 안에는 우울과 고독, 죽음을 암시하는 문장들도 더러 보인다. 책 안에 실려있는 다양한 글들을 읽으며 '산책'이라는 글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달빛을 받으며 묘와 묘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누군가의 묘지 받침돌에 걸터앉아도 본다. 하지만 묘지는 영원히 잠들어야 하는 장소다.

토쿠토미 로카, 어느 밤 중에서

'작가의 시간'을 받은 뒤 출퇴근 시간은 이 책을 계속해서 읽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그중 맘에 들었던 작품을 다시 읽게 된다. 역시 가장 먼저 읽은 산문은 첫 번째에 실린 '홀로 어슬렁어슬렁'이다. 하야시 후미코의 섬세한 문장은 100여 년을 뛰어넘어 촌스러운 느낌이 없어 좋았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이 대부분이 그러하지 않을까. 한 편 한 편이 짧아 순식간에 지나가는 책이니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문장의 매혹이란 것이 무언인지를 말하는 구절들이 꽤 있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동시에 푸르른 산이 못 견디게 그리웠다. 시계를 보니 그럭저럭 12시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의자에서 일어섰다.

와카야마 보쿠스이, 어느 날 점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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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시간 - 완벽하지 않은 날들을 위한 인생 수업
줄리 리스콧-헤임스 지음, 박선영 옮김 / 온워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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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으로 갓 걸음마를 뗀 걸 축하해

어른이 된 나, 무엇을 해야 할까?

'어른의 시간'은 몸은 커버렸으나 정신은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성숙과 미성숙 사이에 놓은 준 어른을 위한 책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일전에 소개한 에세이 '고작 이 정도의 어른'이 생각나는 책이다. '고작 이 정도의 어른'이 하루하루 변해가는 기록을 통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성찰하는 기록이라면, 어른의 시간은 갓 걸음마를 뗀 어른들에게 험난한 사회를 헤쳐나갈 수 있는 지침서에 가깝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할 일 리스트를 지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면서 점점 나아지는 과정이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아주 많은 주제를 다루지만, 책을 덮어도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을 것이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알아가는 과정이고, 무엇보다 견디는 일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프롤로그_조금씩 더 나아질 때 우리는 어른이 된다 중에서

어른이 되는 것은 알아가는 과정이고, 견디는 일이 익숙해지는 것. 이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어른이의 조건을 이해하며 성장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어른이 되었기에 완벽할 것이라는 환상은 빠르게 깨뜨리는 것이 좋다. 잔인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배워야 한다. 이렇게 적고 보니 '어른의 시간'은 어른 사용 설명서에 가깝다.

이 책에서는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를 시작으로 사회적 관계와 개인적 관계, 자신의 내면을 키우는 법 등 어른에게 필요한 마인드를 다잡아 준다. 인간이란 정말 평생을 배워야 하는 존재구나... 어른이 되는 법까지 배워야 하다니...

'어른의 시간'에서는 자신을 끊임없이 가꾸는 방법을 외적인 방향과 내적인 방향, 양쪽으로 구분해서 설명한다. 외적으로는 실력과 능력을 키우고, 내적으로는 마음을 다잡는다. 자신의 성공을 확신하는 자신감과 긍정감은 필수다. 그리고 어른이 된 우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는 책이다. 이 책대로만 된다면 어른이 된 개인들은 정말 멋지고, 도덕적으로 성숙한 사람들로 가득 찬 좋은 세상이 될 것 같다.

어른은 서서히 만들어진다

언제쯤 성숙해 질까?

'어른의 시간'의 다른 이름은 성숙의 시간이다. 이 책에서는 성숙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제시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과 왜 그래야 하는지 여러 가지 사회적 예시를 함께 기술한다. 그 예시들은 다양한 인종과 국가들을 다루고 있다. 어?라는 생각과 함께 시야를 한 차원 넓혀준다.

영원히 수렁에 빠져 있을 수는 없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불안감, 두려움, 무능함, 수치심, 실망감을 느낀다는 것을 인식하고,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알아내고, 다시 앞으로 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찾는 것이다. 나쁜 일은 또 일어나겠지만, 그때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어느 시점에는 ‘덤빌 테면 덤벼’라는 마음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구나. 그 무게와 책임을 생각하게 된다.

숨겨진 이야기들

행동하라_ 고민을 해결할 조언들

'어른의 시간' 이 책에는 소주제가 많은데 목차에는 기술되어 있지 않다. 세부 챕터를 활용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11장 마음속 친절함을 끌어올려라 편에서는 가장 먼저 등장하는 첫 번째 세부 목차는 마음 챙김 로드맵이다. 그 안에 행동 지침을 제시한다. 두 번째는 주변 사람들에게 호의를 제시하는 방법을 기술한다. 세 번째는 감사할 일은 어디에나 있다면서 감사할 존재들을 친절하게 기술한다. 1번은 나 자신에게 감사하는 일이다. 이렇게 주제를 담은 하나의 목차마다 세부적인 행동지침들이 등장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책 목차에 관련 내용을 담아 주지 않은 점이 아쉽다. 관련 내용이 있다면 순차적으로 읽는 것과 더불어 필요한 부분만 따로 골라 읽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무엇보다 맘에 드는 것은 행동하는 어른이 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동을 위해 필요한 행동지침을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계획을 세우고, 마음을 다잡기를 좋아한다면 책을 읽으며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하나 둘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각자가 하나의 퍼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먼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해요. 자신의 단점과 부족함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도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어요. 성경은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말해요. 이웃을 사랑하기는 쉬워요. 사실 어려운 건 ‘자신을 사랑하라’는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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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호텔 스토리콜렉터 101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김미정 옮김 / 북로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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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호텔'의 표지에는 '우아하게 직조된 비극'이라는 카피 문구가 적혀있다. 이 문구는 최근 루나 코인 사태를 두고 유시민 작가가 비트코인은 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우아한 사기'라 칭한 것과 닮아있다. 타인의 삶을 좀 먹는 사기에 '우아한'이라는 수식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루나 코인 사태는 폰지사기와 유사한 형태로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와 같은 배당을 지급한다. 문제는 이 신뢰가 무너지면서 신규 투자자가 인입되지 않을 때 이 구조는 무너지게 된다. 이 신뢰를 위해 하나의 대의명분이 생겨난다. 혁신적인, 전에는 없던 기술력을 무기로 무수한 코인들이 비상했다. 이 책에서 많은 이들은 무엇을 위해, 어떤 이유로 투자를 했을까. '글래스 호텔'에서 돈은 하나의 나라다. 사람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돈이라는 왕국에 입성하기 위해 조너선이 내민 환상에 기댄다. 성공을 하려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개인의 욕망과 그 허망함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글래스 호텔'에서는 역사상 최고 규모의 '메이도프 폰지 사기'를 모티브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열악한 동네 아파트로 시작하여 세련된 두바이 리조트까지 인생의 바닥과 최상층을 연상되는 이 간극. 이 안에서 사기에 휘말린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돈에 대한 욕망과 허망함을 찰나의 순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돈에 관해서라면 두 종류의 게임이 있는 셈이지.” 아침을 먹으면서 네미로프스키가 말한다. 그는 은행 강도 미수죄로 이곳에서 16년째 복역 중이다. 학교라고는 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닌 게 전부인데, 사실상 문맹이다. “하나는 다들 아는 게임이야. 시답잖은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 건데, 그래봤자 절대로 풍족할 리 없지.”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차원이 다른 게임이 있어. 돈을 벌어들이는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고. 이런 은밀한 게임은 극소수의 사람들만 할 줄 아는데…….”

네미로프스키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니라고, 나중에 알카이티스는 운동장을 돌면서 생각한다. ‘돈’은 그가 할 줄 알았던 게임이다. 아니다. 돈은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다. 그는 돈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갖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돈을 조너선에게 투자한다. 기관, 국부펀드, 학교기금까지 다양한 자금이 이 안에 포함된다. 남아도는 돈을 투자한 이들도 있었고, 어떤 이들은 자신의 퇴직금을 전 재산을 투자했다. 그중 파산한 이들도 있었다. 소설의 표현처럼 그들은 깨진 유리조각을 삼키게 되었다. 그리고 범죄에 가담한 이들은 이것이 범죄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모른척한다.

당신이 기획한 사기가 그렇게 오랜 세월 성공을 거두려면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얘기를 믿어야 해요. 그런데 수익금을 받으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죠.

모두 수익금을 받으니 신경 쓰지 않는다.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에게도 나름의 타당한 논리가 있다. 그들이 '알면서도 모르는 것'처럼 자신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해자. 사기꾼의 논리 아래 피해자들을 미숙한 투자자로 눈가림한다.

‘내가 잘했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이 세상에 좋은 일을 해준 부분도 있습니다.’ 그가 줄리 프리먼에게 편지를 쓴다. ‘나는 수십 년간 수많은 이들에게, 자선단체에, 각종 국부펀드와 연금펀드에 거액을 벌어다 주었습니다. 이런 말을 해봐야 자기 정당화로 보이겠지만, 숫자는 숫자로 증명됩니다. 투자금 대비 수익금을 보시면 대부분의 개인과 기관들은 그들이 위탁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아 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주식시장에 투자해서 거뒀을 수익보다 제게서 훨씬 더 많이 벌어 갔습니다. 따라서 그들을 피해자라고 부르는 건 부정확한 용어 사용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돈에는 두 가지 게임이 있다. 한 가지는 급여로 월급을 받는 것, 그리고 다음은 획기적인 소수만 알고 있는 게임.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동시에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야 한다. 아름다운 꽃에 가진 독이 있음을. 최근 루나 2가 발간되었다. 루나 코인 사태로 많은 이들이 손해 보는 가운데, 루나 2로 신규 투자자 유입을 통해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역사적 사실은 소설로 영화로 그리고 현실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되고 똑같은 사건들은 반복되고 있다.

소설 글래스 호텔, 유리로 만들어진 집은 외관은 화려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 하지만 알아야 한다. 내구성이 없는 집은 발을 딛는 순간 와장창 깨져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순간의 선택이 깨진 유리를 삼키는 일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 소설 안에는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게 된 이들과 목숨까지 잃게 된 사람들의 비극적인 운명들이, 이야기와 달리 결코 끝은 아닌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762033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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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하리보가 내려와 - 김동식 작가와 함께 출판하기 1기 초단편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북크루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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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들 상상력의 매력. 읽는 순간 글이 쓰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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