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 호텔'의 표지에는 '우아하게 직조된 비극'이라는 카피 문구가 적혀있다. 이 문구는 최근 루나 코인 사태를 두고 유시민 작가가 비트코인은 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우아한 사기'라 칭한 것과 닮아있다. 타인의 삶을 좀 먹는 사기에 '우아한'이라는 수식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루나 코인 사태는 폰지사기와 유사한 형태로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와 같은 배당을 지급한다. 문제는 이 신뢰가 무너지면서 신규 투자자가 인입되지 않을 때 이 구조는 무너지게 된다. 이 신뢰를 위해 하나의 대의명분이 생겨난다. 혁신적인, 전에는 없던 기술력을 무기로 무수한 코인들이 비상했다. 이 책에서 많은 이들은 무엇을 위해, 어떤 이유로 투자를 했을까. '글래스 호텔'에서 돈은 하나의 나라다. 사람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돈이라는 왕국에 입성하기 위해 조너선이 내민 환상에 기댄다. 성공을 하려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개인의 욕망과 그 허망함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글래스 호텔'에서는 역사상 최고 규모의 '메이도프 폰지 사기'를 모티브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열악한 동네 아파트로 시작하여 세련된 두바이 리조트까지 인생의 바닥과 최상층을 연상되는 이 간극. 이 안에서 사기에 휘말린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돈에 대한 욕망과 허망함을 찰나의 순간으로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