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 -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의 온도
김범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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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감각'을 읽은 이후 다양한 화술 화법 책을 읽고 싶어졌다.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제목부터 예쁜 '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를 만났다. 이 책에서는 같은 표현도 부드럽고 듣는 상대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말에 대해 얘기하는 화술, 화법 책이다. 이 책은 '표현의 감각'과 '말의 품격' 가운데에 있는 책이다. 말의 태도와 경청의 자세 등 대화의 자세와 함께 화법의 기술을 함께 전달하는 책이다. 

저는 누군가에게 다가서는 관계 회복의 첫걸음을‘예쁜 말’한마디에서 찾기를 바랍니다. 대화로 다시 마주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편하게 만드는 다양한 방법들을 살펴보고, 또 그것을 실행에 옮겼으면 합니다. 혹시 과거의 대화법으로 변한 세상을 살아가려는 것은 아니겠죠? 오랜 기간 떨어져 일하는 게 익숙해져 있는 누군가를 향해 이전의 못생긴 말, 이상한 말, 나쁜 말로 상대방에게 다가서려 한다면 수용은커녕 차가운 거절의 결과만 맛보게 될 것입니다.

프롤로그_ 다가설 줄 아는 사람은 예쁘게 말한다 중에서

말의 속도, 경청하는 자세, 관계를 망치는 말과 관계를 이어가는 표현 등 화법과 대화의 태도를 '다가서기','마주하기','이어가기'라는 세 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어쩜 대제목도 이렇게 예쁘게 만들 수 있을까. 항목의 내용들도 하나같이 예쁘다. 어떤 말을 건네야 관계를 원만히 이어갈 수 있을까. 허물어진 관계를 곧추세울 수 있을까. 관계의 적정거리를 유지하는 표현 등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거절하는 방법 등 다양한 표현들이 제시되어 있다. 항목을 읽으면서 곱씹는 표현들이 하나같이 부드러워 일상에 활용하기도 좋다.

보통 사람들은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잡아라'라고 말하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 반대라고 생각하지.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것이라고.

영화 보이후드 중에서

우리는 어떻게 다양한 순간을 잡을 수 있을까. 순간이 우리를 선택하게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바르고 아름다운 언어생활이 관계의 순간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한다. 예쁜 표현들로 인해 만들어진 건강한 관계와 삶의 습관이 자존감도 높여준다고 말한다. 

'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는 책꽂이에 두고 틈틈이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은 책이다. 일상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에게 상처 주는 표현을 쉽게 사용한다. 깜짝깜짝 놀라는 표현들이 많아 수시로 점검이 필요하다. 조금 아쉬운 점은 대화의 예시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일상에 활용할 수 있는 예시들이 있다면 더욱 풍성해졌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 어떤 항목들은 태도만 설명하다 보니 조금 뻔한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 같은 아쉬움이 드는 부분도 있다. 언어 표현과 문법, 활용 등을 상세하고 알고 싶다면 '표현의 감각'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은 자신과 소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람다워지기 마련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을 신뢰해야 하는데, 그 주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나를 위한 응원, 그리고 보상에 익숙해져야 할 이유입니다. 스스로에게“난 참 괜찮은 사람이야. 모두 잘될 거야”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세상에 한 걸음 다가설 힘을 얻게 됩니다.

나를 먼저 응원할 수 있어야 타인도 배려할 수 있다 중에서

책을 덮은 뒤 조금은 긍정적인 표현을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말은 삶의 안테나와 같아서 입 밖에 내는 순간 에너지를 끌어온다고 책 '시크릿'에서도 말하지 않던가. '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 이 책이 좋은 기운과 에너지를 끌어올 수 있는 긍정적이고 예쁜 언어 습관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83894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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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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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는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신작을 기다리며 읽곤 했는데, 어느 순간 그들의 감성에서 독립한 느낌이 든다.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이라는 책이 보여 처음에는 신작인 줄 알고 펴 들었으나 알고 보니 십 년 전에 이미 읽었던 책이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이유도 책을 읽고 기억을 못 해서였는데, 확실히 서평쓰기 이후로 기존에 읽었던 책을 기억 못 해서 다시 읽는 일은 크게 줄었다. 이래서 정리라는 게 중요한듯하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반짝반짝 빛나는의 주인공들의 이후 이야기를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여전히 셋이지만, 서로의 연인은 아니다. 이 소설의 매력은 모순이다. 따뜻하면서 동시에 쓸쓸하고, 안정적이면서 위태로워 보이는 이상한 분위기가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책을 펼쳐든 순간 잊고 있던 이야기를 만났다. 신문에 실린 부고 기사를 본 뒤 조문을 간다는 시미즈 부부이야기롤 당시 나는 이 단편을 꽤 좋아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를 어떤 책에서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해 다른 일본 소설을 뒤적이기도 했다. 생각도 못 한 책에서 툭 튀어나온 이야기는 잊고 있던 절친을 갑작스럽게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

십 년이란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난 에쿠니 가오리는 이십 대 시절 갓 사회에 진출했을 당시 느꼈던 여러 감성을 떠오르게 한다. 그때는 이 기분을 공감해 줄 수 있는 작가의 책이 무척이나 특별했다.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 타워나 호텔 선인장, 반짝반짝 빛나는, 냉정과 열정 사이 등 다양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 감성을 잊어버린 것일까, 간직한 것일까, 지금은 빛이 많이 바래버린 아쉽지만 소중한 기억들이다. 

한 문장을 읽는데도 에쿠니 가오리임이 느껴지는 그녀의 문장들. 독특하고 세상의 시각으로 보면 이상한 선택과 일탈을 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야기는 전혀 과하지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녀의 문장이 주는 힘일 테지. 일상을 이야기하는 듯 소소하게 흘러가는 문장들. 누군가의 일기, 에세이를 읽는 듯 소설 속 이야기는 술술 읽힌다. 그 속에 담긴 섬세한 그녀의 감성들은 읽는 이들에게 마법과 같은 따뜻한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아버지는 매일 밤 저렇게, 공중전화박스 안에서 러브 미 텐더를 흘려보내는 걸까? 기가 막히다 못해 괘씸한 생각마저 들었다. 뭐가 엘의 사랑이람.

러브 미 텐더 중에서

러브 미 텐더​_ 갑작스럽게 전화를 하겠다는 일흔의 엄마. 그녀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밤마다 전화를 해서 러브 미 텐더를 불러준다고 말한다. 이를 치매가 여긴 딸은 늦은 저녁 부모님 댁에 방문하고 라디오를 안고 어딘가에 전화를 걸고 있는 아버지를 발견한다.

이런 부부가 있다면 정말 결혼하고 싶을 것 같다. 요새 보이는 막장 드라마, 출생의 비밀과는 결이 다른 에쿠니 가오리 표 동화다.

텅 비어 버린 나는 아, 하고 소리친 후, 영혼이 되돌아올 때까지 바보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울고 싶은 충동이 무섭도록 강하게 일었지만 실제로 울지는 않았다. 텅 빈 몸에는 눈물도 생겨나지 않는다.

선잠 중에서

선잠_ 유부남인 고스케와 이별 후 히나코는 줄곧 고스케를 생각한다. 18살 소년인 토오루와 함께 하면서도 줄곧 고스케에 대해 생각하던 히나코는 도오루의 동생 후유히코 커플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고스케에게 이별 전화를 건다. 떠나간 사랑과 함께 바뀌는 계절을 떠올린다. 여름을 지나 어느새 가을이었다.

목적에 따라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는 한국소설과 달리 일본 소설을 읽으면 일상이 흘러가고 그 위에 이야기가 얹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소설이 특히 그렇다.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면서 그의 집 침대나 천장이 되고 싶어 하는 그녀의 상상력과 그 표현이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그때, 어째서 반론하지 못했을까. 나답지 않다는 말이 압도적이리만치 그럴듯하게 울렸다. 이 세상에서 내가 믿을 수 있는 것이라곤 우정뿐이다,라는 말이라도 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나는 우정을 믿을 뿐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사랑한다고

포물선 중에서

포물선_ 미치코, 고이치로, 간다는 대학 동창생으로 오랜만에 중화요릿집에서 만나기로 한다. 과거의 추억과 서로의 일상을 공유한다. 이야기가 흐르는 사이 그들은 삶의 그림자를 살짝 내비친다. 신진작가 우수한 보험설계사의 앞날을 빌지만, 글을 쓰던 미치코는 연인인 시미즈의 권유로 편집자로 취직을 했다. 그렇다고 시미즈와 결혼을 생각하거나 사랑이 넘치는 관계도 아니다. 자유를 사랑하는 고이치로는 펫숍에 취직해 온갖 잡일을 도맡고 있다. 보험회사에 취직한 간다의 삶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연인인 리에의 바람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술자리를 마친 그들은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 9월에 만나 송년회를 이야기하며 헤어진 세 사람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포물선은 현대인의 대인관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보인다. 적당한 거리, 적당한 관계 속에서 적당한 이야기를 하고 적당히 스트레스를 풀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일상. 그 적당히가 중요하기에 그들의 관계도 길게 이어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마어마한 양의 달콤한 말이 필요해진다. 나는 괴물처럼 그런 말들을 낱낱이 먹어 치운다.

녹신녹신 중에서

일상에서 말하면 흔하게 오글거린다, 낯간지럽다는 표현을 따스함으로 바꿀 수 있는 작가가 바로 에쿠니 가오리다. 십 년이 지나서 읽은 그녀의 문장들은 여전히 투명하기만 하다. 감수성 넘치는 친구와 함께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함께 꺼낸 기분이 든다. 나는 주름 자글자글한 아줌마가 된 느낌인데, 작가는 이다지도 푸릇푸릇 한 지. 애틋하고 부러우면서 동시에 쓸쓸한 기분이다. 이 글로는 옮길 수 없는 감정을 무어라 설명할 수 있을까. 책을 펴 보라 전할 수밖에... 8월 말, 9월 초 계절의 경계에서 읽기 좋은 책이다. 감성에 맡기면 페이지가 쉬이 넘어가는 책이니 시간 날 때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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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날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4
카롤린 라마르슈 지음, 용경식 옮김 / 열림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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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개와 사고, 그리고 그것을 보는 화자.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고 두 번째 이야기에 들어서는 순간 버림받은 개가 다시 등장한다.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느낌. 각기 다른 화자의 배경과 상황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임을 알게 된다. 하나의 사건과 여섯 개의 고통이 반복된다. 이야기는 낯설고 시선은 새롭다. 쉽지 않은 가볍지 않은 깊이에 심장이 일렁인다.

예사롭지 않은 소설이라 생각했다. 사람의 시선이 대게 비슷하듯 '개의 날'은 벨기에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빅토르로셀상을 수상하며 문단과 평단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책을 통해 카롤린 라마르슈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개의 날'을 보고 있으면 영화 '인 디 아일'이 생각난다. '개의 날'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를 통해서 개인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라면, '인 디 아일'은 마트에서 일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된다.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내면의 고독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고통을 알 수 있는 것은 비슷하다.

불행을 통해 전달되는 고통의 서사

나는 이제 그것을 알았다. 지난 월요일에 고속도로에서 개를 본 순간, 나를 기다리는 이름이 섬광처럼 내 머리에 떠올랐다. 미친개, 길 잃은 개, 질주하는 개, 뒤쫓고 있는 죽음, 그것이 바로 나다.

'개의 날'의 고통의 서사는 이상하다. 버림받은 개가 도망가는 장면 그리고 사고를 당한 개의 죽음까지. 개를 보는 순간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는 무수한 생각이 떠돌 것이다. 개의 주인에 대한 생각과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까지. 그 선택지를 벗어난 최악의 사고를 마주한 이들은 무엇을 느끼게 될 것인가.

미친 개, 길 잃은 개, 질주하는 개, 뒤쫓고 있는 죽음, 그것이 바로 나다. 책을 덮은 뒤 이 문장을 반복해서 곱씹게 된다. 길을 잃고 헤매는 삶, 쫓기는 일상, 개의 삶과 나의 삶이 다를 건 뭔가. 개를 바라보던 이들이 그 고통을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공감한다. 고통받는 삶을 헤매느니 차라리 죽음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고통 속의 삶만을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 고통과 안식, 개가 자신과 닮았다고 말하는 말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나는 이 개가 고속도로에 버려지기 전에 어떤 개였을지를 상상해 보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그것은 한 인생을 꾸며내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 개는 내가 알지 못하는 존재이며, 상상 속의 삶이 아닌 실제의 어떤 삶을 살아왔다.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에 내가 그 녀석이 버려지기 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꾸며낼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트럭 운전사 이야기 중에서

<트럭 운전사 이야기>는 지어낸 이야기로 신문에 사연을 보낸 트럭 운전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직업은 트럭 운전사인데, 허구의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이 자신의 이야기라 말하는 독특한 인물이다.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그는 끊임없이 주변을 관찰한다. 그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개를 보았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난 남자가 미친 듯이 개가 길을 건넜다고 중얼거렸다. 남자는 이 상황을 신문에 기고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한낮의 빛처럼 개의 환상이 그에게로 쏟아지고 있었다.

한 마리의 개. 버려진 한 마리의 개. 버린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때에는 쫓아버리고 싶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필요 없게 느껴지고 지나치게 부담스럽고, 신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니 차라리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실은 전부가 아니지만, '전부'는 존재하며, 그것을 증명해 주는 구체적인 얼굴, 즉 여자의 얼굴, 금지된 얼굴이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지면, 우리는 그를 다시 소유하고자 하며 시선으로 그를 삼켜버리려 하고, 성체의 빵처럼 구체화하려 하고, 성사의 샘물을 다시 마시고자 할 것이다.

천사와의 싸움 중에서

<천사와의 싸움>은 신에게 버림받은 인간의 구원을 더 이상 교회를 찾지 않는 여신도와 죽음을 맞이한 개의 이야기에 빗대어 전개하고 있다. 신에게 구원이 있다면 왜 죽음이 필요할까. 특히나 신에게 선택받은 자들이 맞이할 죽음에 대한 이야기. 사고가 난 개의 잔해는 누구를 빗댄 것인지. 다른 이야기보다 노신부가 개를 자신에게 이입한 이유는 죽음에 가까워졌음을 알기 때문이다. 마지막 문장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책이었다.

행복감이 밀려오고, 그것은 너무 강렬한 것이라서 거기에 끝없이 몸을 맡기고 싶어진다. 탈진할 때까지 그 행복에 빠져들다가 죽을 수도 있다. 요점은 적당한 순가에 거기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생크림 속에 꽂혀 있는 작은 파라솔 중에서

<생크림 속에 꽂혀 있는 작은 파라솔>은 상처받기 전에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려는 미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항상 버림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림받은 개는 버림받은 자신이라 느끼는 여성. 버림받은 개와 그녀와의 유일한 차별은 '저항'이다. 버림받은 상황에 저항한 개는 죽음을 맞이하였고, 여자는 운명에 순응하기에 살아남을 것이다.

달리는 것은 하나의 일이며, 나의 내면에 무언가를 철저하게 건설하는 행위다. 나는 아직 그 무언가의 정체를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앞에 서 있는 방파제의 도도함과 부서지기 쉬운 속성을 가지고 있다. 거친 파도가 이는 바다도 아니고, 즉각적인 위험도 없이 습관처럼 단조롭게, 고속도로의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 이 모든 차량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달리고 있는가?

자전거를 타고 중에서

<자전거를 타고>에는 직장과 친구를 잃은 채 매일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동성애자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갈 곳도 머무를 곳도 없는 존재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실직 사실을 알리고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것도 이야기했으나 남성의 비명은 침묵으로 돌아온다. 남성은 나약한 자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자살하지 않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있다. 남성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 개가 등장했고, 그 개는 마치 죽기 위해, 죽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 앞에 나타났다. 자신은 넘어졌고, 그는 더 이상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버려진 여자. 지불해야 할 계산서, 갈아야 할 퓨즈, 교육해야 할 아이. 결단을 내려야 할 중대사항 따위와 함께 나를 혼자 남겨두고 간 그에게 분노를 느낀다. 니코의 시선이 내게 머물지 않았던 아주 짧은 기간 동안의 추억에 특히 화가 난다. 나는 우리의 신념이 사라져버렸던, 우리에게 힘이 부족했던 이 기간을, 사후에라도 결정적으로 메워 넣을 힘을 어디선가 찾아야 했다.

별 수 없음 중에서

<별 수 없음>은 남편이 암으로 떠난 뒤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과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버려진 개를 통해 어머니가 되었다고 얘기한다. 그녀는 눈앞의 상황을 회피했고 그 모든 것은 딸을 위해서였다고 변명한다. 그녀는 그것이 생존방식이라 말한다.

이따금, 나는 엄마와 함께 있을 때 나의 죽음을 상상한다. 그녀 앞에서 식사를 하거나 그녀와 함께 아우디를 타고 있을 때, 나는 아빠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것처럼 나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나의 장례식에서는 아무도 슬퍼하지 않고, 아무도 나를 아쉬워하지 않는다. 엄마조차도. 어쩌면 그녀는 만족할지도 모른다. 그녀에게는 나의 죽음이 사소한 문제일 테니까.

영원한 휴식 중에서

<영원한 휴식>은 별 수 없음에 등장한 어머니의 딸에 대한 이야기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폭식증에 걸린 딸이 본 개에 대한 이야기다. 개의 죽음에 관심이 없는 어머니를 보면서 딸은 자신의 죽음에도 엄마는 관심이 없다 여긴다. 별 수 없음에서 어머니는 개의 죽음을 회피하면서 살아가는 방식과 생을 깨달았다고 여긴데 반해, 영원한 휴식의 딸은 개의 죽음을 바라보는 어머니를 보면서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절한다.

고독과 고통 사이에서

오늘날, 미온적인 사람들은 외로워지고, 정열적인 사람들의 열정은 히스테리와 유사하다.

쉬운 책은 아니었다. 페이지는 쉬이 넘어가지 않았으나 그 의미를 하나하나 새기면서 고통스러웠고, 안타까웠고, 그 애처로움이 나의 모습임을 알게 되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를 마주한 순간, 자신의 삶도 버림받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 그들이 생존을 위해 각 이야기마다 선택한 것들이 있다. '개의 날'은 죽음이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삶의 고통을 선택한 이들에게 바치는 송시가 아닐까. 이 애처로운 삶에 대한 찬가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얘기가 되어 가슴 깊은 곳에 자리잡는다.

'헤어질 결심'을 본 뒤 끈적끈적한 여운이 따라 붙었다. 그리고 '개의 날'을 펼쳐 들었다. 어쩜 삶은 이리도 믿음을 배신하는 걸까. 그럼에도 인간은 왜 또다시 기대고 마는 것일까. 너무 좋은 작품들이 심장을 흔들어 대는 통에 심장이 남아나질 않을 듯 하다. 우연히 마주한 축복과 저주 같은 작품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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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원에서 20억 부자가 된 채 부장
채희용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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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서적을 왜 읽냐고 물으면 꿈을 꾸고 싶어서라고 답할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성공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그 느낌이 좋다. 같은 이유로 타인의 성공담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비슷비슷한 내용은 클리셰 가득한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음에도 아 이런 똑같은 방식으로도 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 듯하다.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통찰하는 듯한 이 문장은 부자의 공식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부자가 된 이유와 방법은 비슷한데, 가난한 이유는 각자 나름의 사정으로 돈이 없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더 신기한 것은 모두 비슷한 방법으로 노력해도 누구는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노력을 한다 해서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소용없는 일이 아닌가? 이런 의문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읽은 '부의 변곡점' '그냥 오는 돈은 없다'까지 부자가 되는 기본 베이스는 긍정적인 마인드이다. 할 수 있다.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마인드. 그 위에 쌓인 다양한 도전은 수십, 수백, 수천 가지의 기회를 물고 온다. 그렇기에 해볼 만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하지 않는다. 나조차 그러하다. 신기한 일이다. 아무래도 부자의 삶은 남의 일이라 생각해 그런 듯하다)

'천만 원에서 20억 부자가 된 채부장'은 앞서 소개한 두 책과는 좀 다르다. '부의 변곡점'과 '그냥 오는 돈은 없다'의 경우 월급만으론 안된다라는 생각 아래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성공담이다. '천만 원에서 20억 부자가 된 채부장'은 월급쟁이란 가장 큰 종잣돈을 손에 쥐고 있기에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주장하는 책이다. 재테크의 과정은 비슷하다. 다만 월급이란 종잣돈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기에 직장인 재테크로 이보다 효과적인 책이 있을까.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다양하게 자산을 쪼개 기회를 분산시켜 활용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첫걸음, 내가 쥔 가치 파악하기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과 다름없다

벤저민 프랭클린

'천만 원에서 20억 부자가 된 채부장'이 기분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직장 생활의 가치를 알려준다.

쥐꼬리만한 월급으로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준다.

직장인 재테크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정말 부자가 되는 기본 베이스는 긍정적인 마인드에 있나 보다. 많은 이들이 일에서 가치를 보기보다는 의무적으로 행하는 일로 생각하곤 한다. 이 책은 가장 먼저 직장 생활의 가치를 묻는다. 국민연금을 쌓아주고, 퇴직금이 쌓인다. 4대 보험과 사내 복지까지 얻는 혜택은 다양하다. 더불어 대출이라는 어드밴티지가 생긴다. 이로 인해 생기는 기회는 무궁무진해질 것이다. 자신이 손에 쥔 패를 읽어야 활용을 할 것이 아닌가. 갑자기 직장 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직장인 재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은 최근 열풍처럼 불고 있는 파이어 족들에게 왜 한 번 더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20억이 벌리면 당장 회사는 때려치우고 싶을 것 같다.) 그들에게 왜 이런 꿀같은 기회를 스스로 걷어찰 생각을 하냐고 되묻는 책. 이 책은 재테크 서적이 아니라 퇴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처럼 느껴진다. 직장인 재테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거나, 매일 퇴사를 노래하는 친구가 있다면 이 책 '천만 원에서 20억 부자가 된 채부장'을 선물하자. 

실전에 들어서기

완벽한 기회를 선택하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그러다 보면 진짜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마이클 델

책에서는 직장인 재테크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한다. 부동산, 주식, 연금. 다른 재테크 서적과 달리 연금에 큰 가치를 둔다. 아무래도 저자는 삶의 안정을 중시하는 캐릭터인 것 같다. 투자도 분산 투자인 데다, 주식은 배당주 중심의 해외 펀드를 추천한다. 

부동산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정부 정책에 따라 부동산이 오르내리는 흐름을 읽으라는 점이다. 이에 부동산이 내리는 몇 가지 신호들이 정책으로 등장한다 말한다. 소제목만 보고 왜 이런 정책이 등장하면 부동산이 내린다는 거지?라는 의문을 품었다가 저자의 설명을 듣고 무릎을 치게 된다.

주식거래에 있어서는 다양한 주식 서적과 달리, 우량주에 안심하지 말라는 주의도 잊지 않는다. 꽤 많은 대기업들이 상폐를 당하거나 주가가 반 토막 나는 등의 일을 겪었다. 외국인들에 의해 끌려다니는 한국 주식시장은 투기판에 가까워 보인다. 이런 인식이 주가 되다 보니 한국에서 주식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외국의 경우 연금 또는 안전자산으로 보는데 반해 한국 시장은 불안정하다. 하여 저자는 100년 이상 된 해외로 눈을 돌린 듯하다. 

연금 편은 다른 편에 비해 어렵다. 절세 방안의 하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양쪽을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연금은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기본이 십 년이다. 꼼꼼하게 읽어보고 실행하기를 바란다.

끝맺음

노력이 적으면 얻는 것도 적다. 인간의 재산은 그의 노고에 달렸다.

R. 해리크

부자가 된다는 것은 참 쉽지 않다. 부자들의 노하우나 그들의 성공담을 읽다 보면 정말 나의 간절함과 노력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다.

부자란 자신의 삶의 기준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앞서 읽은 부자들은 나름 삶의 기준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목표를 위해 타협하지 않고 도전과 열정으로 이룩한 사람들이다. '천만 원에서 20억 부자가 된 채부장'은 그중 가장 쉬운 난이도에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꿈을 갖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좋다. 최근 읽은 재테크 서적 중 마음이 따뜻해지게 만드는 책이다. 

재테크 서적마다 꼭 적는 말이 있는데, 재테크 서적을 읽는다고 그 안의 모든 방법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맹신할 필요도 없다. 책을 읽은 뒤 관심이 간다면 조사를 통해 그가 제시한 비전이 나에게 맞는지 검수해 보도록 하자. 나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면 참고하여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꼭 재테크가 아니라도 시간 날 때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근로소득의 가치와 함께, 삶과 주변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간 가치 없다 여겼던 일의 소중함도 느끼게 되는 책은 정말 흔치 않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82498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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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 - 인간의 기본이 되는 것들
소노 아야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멜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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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제목에 대한 변명

2014년에 발행한 '인간의 기본'이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로 재출간되었다. 책이 작고 디자인이 예쁘다. 제목 역시 최근 트렌드에 맞춰 눈이 간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의 주제와 제목이 맞닿아 있지 않은 위화감이 든다는 점이다. 책에서 얘기하는 주 내용은 자본주의의 변화하는 삶 속에서 개인이 지켜야 하는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책인데, 바뀐 제목이 책의 내용을 잘 담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두 가지 제목을 비교했을 때, 구판인 '인간의 기본' 책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에 가까운 것 같다.

책 제목을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트렌드가 자기존중, 휩쓸리지 않는 삶이 대세가 되었다. 비슷한 주제, 제목의 책을 쉽게 볼 수 있다. 책 안에서 개인의 취향과 목표의식과 관련된 주제를 담고 있는 소제목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를 제목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각시킨 책이라 할 수 있다.

산업화 자본주의 사회는 가치보다 목적을,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가 되었다. 발전되는 사회에서 잃어가는 인간의 가치는 무엇일까. 그리고 인간이 놓지 말아야 할 가장 기본 덕목은 무엇일까. 

그런데 이 책... 인간의 기본을 매우 강조하는데 반해 이야기가 극단에 치우쳐 있다. 어쩌면 제목을 바꾼 이유가 인간의 기본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가치관이나 취향을 숨기면서까지 타인에게 영합하다 보면 한 인간으로 홀로 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억압된 욕망이 이상한 형태로 불거져 괴상망측한 인간으로 변질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 중에서

잘 산다는 건 무엇일까?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어떤 삶일까?

작가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다양한 기준을 제시한다. 책으로 배운 지식이 아닌 실천과 경험을 통해 배운 지식이 진짜 지식이라 말한다. 

그런데 옛날 작가가 쓴 글이어서 일까. 세대 차이를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이 다수 등장한다. 봉사는 가치라고 말하지만, 복지는 나태한 인간을 길러내기 때문에 부정한다. 젊은 세대는 너무 유약해서 휴대폰도 없이 강제된 시기를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주장한다.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성애자와 동일한 권리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알 수 없는 논리도 존재한다. 자연재해를 앞에 두고 국가의 도움의 손길을 바랄 것이 아니라 친인척의 도움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의 가치가 일관적이지 않다 보니 읽는 동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특히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읽으며 식겁을 했다. 전쟁과 고도성장기를 모두 거쳐간 저자의 입장에서는 지금 젊은 세대가 한심하고 답답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세상을 보는 시각차가 아닐까. 그리고 사람이 사람에게 차별을 주는 것을 작가가 당연시한다는 걸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관대한 척,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베푼다 생각하는 보수 기득권의 글을 읽는 것 같아 일부 답답하기도 하다. 제목을 떠올리자 한숨이 나왔지만, 저마다 취향과 관점은 다르니까...라고 납득하려 한다. 서평을 정리하면서 바뀐 제목이 이해와 납득이 되었다.

저자의 글을 읽고 역으로 생각하게 된다. 잘 산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은 대체 어떤 삶일까. 생각이 꼬리를 무는 동안 어째서인지 우울해졌고, 박노해 작가의 시집이 읽고 싶어져 '너의 하늘을 보아'를 펼쳤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82493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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