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날'의 고통의 서사는 이상하다. 버림받은 개가 도망가는 장면 그리고 사고를 당한 개의 죽음까지. 개를 보는 순간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는 무수한 생각이 떠돌 것이다. 개의 주인에 대한 생각과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까지. 그 선택지를 벗어난 최악의 사고를 마주한 이들은 무엇을 느끼게 될 것인가.
미친 개, 길 잃은 개, 질주하는 개, 뒤쫓고 있는 죽음, 그것이 바로 나다. 책을 덮은 뒤 이 문장을 반복해서 곱씹게 된다. 길을 잃고 헤매는 삶, 쫓기는 일상, 개의 삶과 나의 삶이 다를 건 뭔가. 개를 바라보던 이들이 그 고통을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공감한다. 고통받는 삶을 헤매느니 차라리 죽음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고통 속의 삶만을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 고통과 안식, 개가 자신과 닮았다고 말하는 말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