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 - 인간의 기본이 되는 것들
소노 아야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멜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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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제목에 대한 변명

2014년에 발행한 '인간의 기본'이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로 재출간되었다. 책이 작고 디자인이 예쁘다. 제목 역시 최근 트렌드에 맞춰 눈이 간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의 주제와 제목이 맞닿아 있지 않은 위화감이 든다는 점이다. 책에서 얘기하는 주 내용은 자본주의의 변화하는 삶 속에서 개인이 지켜야 하는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책인데, 바뀐 제목이 책의 내용을 잘 담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두 가지 제목을 비교했을 때, 구판인 '인간의 기본' 책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에 가까운 것 같다.

책 제목을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트렌드가 자기존중, 휩쓸리지 않는 삶이 대세가 되었다. 비슷한 주제, 제목의 책을 쉽게 볼 수 있다. 책 안에서 개인의 취향과 목표의식과 관련된 주제를 담고 있는 소제목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를 제목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각시킨 책이라 할 수 있다.

산업화 자본주의 사회는 가치보다 목적을,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가 되었다. 발전되는 사회에서 잃어가는 인간의 가치는 무엇일까. 그리고 인간이 놓지 말아야 할 가장 기본 덕목은 무엇일까. 

그런데 이 책... 인간의 기본을 매우 강조하는데 반해 이야기가 극단에 치우쳐 있다. 어쩌면 제목을 바꾼 이유가 인간의 기본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가치관이나 취향을 숨기면서까지 타인에게 영합하다 보면 한 인간으로 홀로 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억압된 욕망이 이상한 형태로 불거져 괴상망측한 인간으로 변질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한다 중에서

잘 산다는 건 무엇일까?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어떤 삶일까?

작가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다양한 기준을 제시한다. 책으로 배운 지식이 아닌 실천과 경험을 통해 배운 지식이 진짜 지식이라 말한다. 

그런데 옛날 작가가 쓴 글이어서 일까. 세대 차이를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이 다수 등장한다. 봉사는 가치라고 말하지만, 복지는 나태한 인간을 길러내기 때문에 부정한다. 젊은 세대는 너무 유약해서 휴대폰도 없이 강제된 시기를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주장한다.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성애자와 동일한 권리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알 수 없는 논리도 존재한다. 자연재해를 앞에 두고 국가의 도움의 손길을 바랄 것이 아니라 친인척의 도움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의 가치가 일관적이지 않다 보니 읽는 동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특히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읽으며 식겁을 했다. 전쟁과 고도성장기를 모두 거쳐간 저자의 입장에서는 지금 젊은 세대가 한심하고 답답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세상을 보는 시각차가 아닐까. 그리고 사람이 사람에게 차별을 주는 것을 작가가 당연시한다는 걸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관대한 척,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베푼다 생각하는 보수 기득권의 글을 읽는 것 같아 일부 답답하기도 하다. 제목을 떠올리자 한숨이 나왔지만, 저마다 취향과 관점은 다르니까...라고 납득하려 한다. 서평을 정리하면서 바뀐 제목이 이해와 납득이 되었다.

저자의 글을 읽고 역으로 생각하게 된다. 잘 산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은 대체 어떤 삶일까. 생각이 꼬리를 무는 동안 어째서인지 우울해졌고, 박노해 작가의 시집이 읽고 싶어져 '너의 하늘을 보아'를 펼쳤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82493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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