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짧은 소설 3 : 괴담 (워터프루프북) 민음사 워터프루프북
김희선 외 지음 / 민음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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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작가의 짧은글을 만나는 재미 올해는 또 어떤 상상력으로 우리를 놀라게하려나 매년 여름을 설레게하는 이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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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고 싶어서
이훈길 지음 / 꽃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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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공간과 기억되는 공간이 있다. 어떤 공간이라도 기억될 수는 있지만, 기억하고 싶은 공간은 그렇지 않다. 기억하고 싶은 공간을 만나게 되면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 코로 맡아지는 냄새, 입안에 머무는 미감. 그리고 피부로 느껴지는 촉감까지도 기억하게 된다. 내게는 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는 꿈마루가 그러하다.

꾹꾹 눌러쓴 손 편지 같은 꿈마루 중에서

하루 동안 동네와 거리에서 만나는 무수한 건물들. 내가 숨 쉬고 있는 공간. 우리는 생활하는 공간. 우리는 건물과 함께 살고 있다. 너무나 그 자리에 있어서 신경 써본 적 없는 집과 건물, 공간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들.

내가 살고 있는 현재 집은 전 집주인이 결혼할 때 직접 지어서 만든 건물이라 했다. 집에 대한 애착이 특별해서 할아버지는 죽는 순간까지 집을 팔지 말라고 했단다. 할머니가 가족들하고 살게 되면서 결국 팔리게 되었지만 가족들이 평생을 함께한 공간이라 애착이 크다고 말했다.

비용과 규모가 있기에 그냥 들어서는 건물은 없다. 저마다 사연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공간들. 집 하나도 그럴진대, 오랜 시간 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 소위 랜드마크란 건물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보다 특별하고 남다를 것이다. 도시를 걷는 저자는 꿈마루에서 시대의 변화를 얘기하고, 종로타워에서 도시의 랜드마크인 종로타워가 도시의 상징물이 되었는지 생각한다. 덕수궁, 동묘, 인사동 등 도시의 공간은 제각기 다른 시간을 품고 있다. 오래된 것은 오래된 대로 새로운 것은 새로운 대로 제각각 빛나고 있다.


도시의 산책자가 되어 건축물을 관찰해 보면 보이지 않던 공간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다채로운 풍경을 담은 웰컴 시티는 다른 건물들과 다르게 시간을 들여 오래 둘러보았다. 장충단공원에서 퇴계로로 넘어가는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내후성 강판으로 이뤄진 4개의 매스가 눈에 들어온다. 미로 같은 길의 구성 때문에 공간을 천천히 살펴보게 된다.

작은 도시를 담아낸, 웰컴 시티 중에서

산책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시골길, 산길, 고즈넉한 길들을 걷는 이미지들이다. 도시 산책자라 부르는 저자는 건축물을 관찰한다고 표현한다. 미로 같은 공간을 찾는다고 말하는 표현까지 건축가인 저자는 도시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인물인듯하다. 공간의 의미와 삶의 관계를 해석하는 특별한 시각이 경이롭다. 책을 읽으면서 건축이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사람과 삶과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는 특별한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 방향에서 웰컴 시티를 보면 노출 콘크리트의 기단과 그 위에 내후성 강판으로 된 네 개의 건물이 공존한다. 네 개의 건물 사이에 세 개의 빈 공간이 있는데, 건축가는 이를 ‘어반 보이드(Urban Void)’라 부른다. ‘어반 보이드’는 건물을 세우고 우연히 남은 공간이 아니다. 도시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의도적으로 비워 도시와 소통시키고자 한 공간이다. 이 공간이 건물을 살아 있게 만든다. 미세하게 서로 다른 각도를 가진 세 개의 보이드는 각기 독립적이며 크기와 모양에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 도시와 소통하기 위해 열려 있는 동시에 닫혀 있는 공간이다.

소통이 잘 되는 도시 중에서

열려있지만 닫혀있는 공간이란 무슨 뜻일까. 책에선 설명한 의미 중 건축적인 의미들은 알듯하면서 명확히 와닿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비전문가들이 본다는 것을 감안해서 눈에 보일 듯이 풀어서 설명해 주면 참 좋을 텐데.

알쓸신잡에선 유현준 건축가는 미로 같은 코엑스에서 사람들이 길을 잃고 기피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공간이 어떻게 개선되고 변화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첫 번째 복잡한 길에 들어선 사람들은 공간에 친숙해지지 못한다. 이 경우 랜드마크가 필요한데 변화된 스타시티는 모든 길을 별마루 도서관으로 이어지도록 개선한다. 사람들은 공간에 들어설 때 자신은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지만 타인이 자신을 모르길 바라는 공간에 숨어들기 위한 심리가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기존의 코엑스는 너무 하얗기 때문에 이 익명성을 활용하기 어려웠다. 하얀 공간은 그대로 유지하되 화려한 벽면 광고를 통해 익명성을 보장하도록 변화했다.


도시는 어떻게 자라고 성장하는가.

작가들은 산책을 좋아하는 듯하다. 버지니어 울프의 산책 에세이, 조동범 작가의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이나 로저트 발저의 산책자 등 도시를 걷는 산책자들의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 더해진 이훈길 작가의 혼자 걷고 싶어서. 작가들은 걸으면서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상상할까. 그리고 나는 걸으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상상할까. 그저 멍 때리며 걸었을 뿐이라면, 주변을 둘러보고 세상의 호흡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혼자 걷고 싶어서'에서 소개된 다양한 장소들은 주변에 있으나 무심코 지나쳐 온 장소들의 재발견에 가깝다. 일상적인 에세이와는 달리 건축가의 시각이 더해지면서 인문서 느낌을 풍기는 고급스러운 책이다. 덕분에 무심코 지나쳐온 동네들이 새롭게 보게 되었다. 어린이 대공원은 자주 가는 편이나 꿈마루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 특히 그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다음에 간다면 한 번은 눈여겨보게 되지 않을까. 시간이 된다면 이 책에 소개된 장소들을 한 번쯤 가보고 싶다.

이 책을 읽은 뒤 걷는 도시의 풍경은 달라진 게 없음에도 보다 특별해진다. 공간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그간 버텨온 시간에 작은 경외감마저 들기도 한다. 공간이 주는 의미를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나온 30가지 장소는 도시 해석을 위해 작가가 선물한 키워드에 가깝다.

올해 책들은 다 예쁘다.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나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 책장의 책들은 저마다의 예쁨을 뽐내고 있다. 혼자 걷고 싶어는 조금 늘씬하고 긴 형태의 올 컬러 서적이다. 인쇄비가 꽤 많이 들었을 텐데 디자인부터 편집까지 책에 들인 정성과 애정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67143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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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미술관 - 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
김소울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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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림이 재밌다고 말한다. 붓으로 캔버스에 물감을 바른 것뿐인데 재료비의 수천, 수만 배의 값에 팔리는가 하면 감동을 주기도 하고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림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이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 아닐까. 작가들이 그린 다양한 그림들은 인간의 외적 내적인 모습, 심지어 무의식 영역까지 담고 있다.

마음 챙김 미술관은 삶의 다양한 영역을 4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1편에서는 삶에서의 선택, 2편에서는 그림으로 표현된 인간관계, 3편에서는 '나'라는 존재를 들여다보는 그림에 대해, 4편에서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을 보여주는 그림들을 소개한다. 삶에 관심은 읽는 독자 모두가 다를 것이다. 목차를 훑다가 마음이 가는 편이나 이야기들을 먼저 읽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좋은 독서 방법이 될 수 있다. 펼치는 페이지마다 멋진 그림들과 이야기가 마음을 다독여준다. (일부는 너무 강렬하고 무서운 그림이 튀어나와서 보는 이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그림일 것이다. 다음은 그림을 그린 작가다. 주제와 관련된 그림을 통해 진행되는 이야기도 있지만, 작가의 일화를 통해 사건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일화가 많은 편이다. 작가가 그림을 통해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했는지 그림이 나온 배경을 알게 되는 것 역시 그림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뭉크의 <툴라 라르센과 자화상>에는 뭉크가 사랑했던 마지막 여인 라르센과 뭉크 자신이 등장한다. 결혼을 하고 싶어 했던 여자친구와 결혼을 원치 않았던 뭉크 사이에 굵은 세로줄이 그어져 있어, 이 둘의 갈등을 극명히 보여준다. 심지어 뭉크는 그가 불안의 상징으로 많은 작업에 사용했던 녹색 자화상을 배경에 그려 넣기까지 한다.

인간이 갈등을 가지는 원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때문이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없다면 갈등을 가지게 될 이유도 없다. 그렇기에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살펴보고 우리가 무엇을 바꿔나갈 것인가에 대해 살펴본다면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과 가까워질 수 있다.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는 나, 너, 관계, 그리고 환경이다.

나는 너를 바꿀 수 있을까 중에서

뭉크의 삶에서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정리해 보았을 때, 그가 이러한 절망의 시간들 속에서 희망을 바라보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삶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했다. 대학병원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기도 하고, 그림으로 대중들에게 더 다가가기도 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국 뭉크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선택했고 오슬로 대학에서 벽화 의뢰가 들어왔을 때, 회복의 희망을 담은 그림 <태양>을 그려낸다. 이 그림을 보면, 밝은 태양빛이 그림 구석구석까지 빛을 전달하고 있다. 우울한 감정과 상처받은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여 많은 대중들의 공감을 얻었던 작가인 만큼, <태양>이 보여주는 긍정적인 희망의 빛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상처를 드러낼 것 중에서

특히 이 책에선 뭉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절규'로 대표되는 그의 그림 때문에 그의 그림이 우울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으나 그의 그림 중 '태양'이라는 그림을 보니 또 다른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족들의 죽음으로 인해 평생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두려워했던 작가 뭉크, 그에게 그림이란 치유의 도구이자 죽음과 싸우는 수단이지 않았을까. 그가 그린 '태양'이란 그림이 주는 희망과 밝음은 그래서 특별하고 애잔했으며 슬프기도 했다.

그녀는 평생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신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자아를 만난다. 이렇게 그림은 그녀에게 굉장히 큰 힘을 선사했고,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신념을 불어넣었다.

고통을 이겨내는 힘 중에서

그림으로 자신의 불행을 이겨낸 작가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프리다 칼로'이다. 신체에 대한 불행, 배우자의 외도. 삶에 휘몰아치는 고통을 그림이라는 무기로 싸운 화가. 그 힘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고 감싸 안은 여인. 그림을 통해 그녀는 자기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동시에 그녀는 세상의 불합리함을 그림을 통해 고발하고 싸우기도 했다. '단지 몇 번 찔렀을 뿐'이란 그림은 배우자의 외도를 통해 그녀가 얼마나 상처받았은지를 자신에게 인식시키고, 그것이 얼마나 불합리한 일인지를 알리는 일이기도 했다. 그린다는 과정을 통해 그녀는 강해졌고 동시에 위대해졌다. 그 강함이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던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마음 챙김 미술관은 그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림 자체의 이미지와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상태와 그림에 얽힌 배경. 그리고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우리의 삶 이야기까지.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도 즐겁게 볼 수 있고, 심리를 안정시키고 싶은 이들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그림이 주는 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또한 많은 화가들이 평생을 끌어안고 있던 우울감과 열등감 불안감을 그림을 통해 극복하고, 스스로를 치유해왔거나 혹은 버티어 왔음을 알게 되었다. (심리적 불안감이 있다면,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고독감과 그들이 스스로의 절망을 극복하는 과정이 담긴 그림을 통해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삶이 바닥을 쳤다고 느낄 때, 다른 이들에게 말 못 할 고민이 있을 때, 삶의 곱이 곱이마다 우울감에 가라앉기보다는 가까운 미술관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혹은 마음 챙김 미술관의 그림을 보며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고통 나 혼자만 겪어온 것은 아니라는 안도와 함께, 그림이 건네오는 다정한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670992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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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 - 나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한 행복 루틴 78
이치다 노리코 지음, 윤은혜 옮김 / 언폴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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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난 책 중 가장 예쁘고, 따뜻한 책을 꼽으라면 이 책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담한 사이즈, 내부 디자인과 편집도 칭찬해주고 싶다. 책을 펴니 따뜻한 메시지가 확인되었는데 그것조차 아기자기하게 예뻤다.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 입니다'는 저자 이치다 노리코가 그녀의 웹사이트 '바깥의 소리, 안의 향기(https://ichidanoriko.com)에 기록된 글들을 엮어낸 에세이 집이다. 사이트도 책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가득하다.

저자 이치다 노리코는 '내가 밖에서 들은 소리가 어떤 향기로 변환되는지, 그 과정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힌다.' 그녀의 따뜻함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나 역시 궁금해졌다. 이 책은 삶의 작은 가치를 발견하자고 말하는 책이다. 저녁 식사 후 걷기 운동을 하면서 보게 되는 하늘의 별, 밝아 오는 아침을 보면서 지구가 깨어나는 순간을 느끼는 일, 해왔던 일들을 조금씩 바꾸면서 새로운 방법을 찾는 일. 그 작은 것들에서 기쁨을 느끼고 삶의 행복을 느껴보자고 말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지금 내가 받은 따뜻함을 세상에 전해주고 싶은 기분이다. 이 마음만으로도 책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


월별로 몇 가지의 꼽아 전개되는 이야기는 '괜찮다'와 '합시다'로 크게 나뉜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시작하기 망설여 질 땐 아주 조금씩 시도해봅시다. 시행착오를 즐기려 노력합니다. 아주 작은 순간이 쌓여서 매일이 됩니다. 이 책의 의미를 찾고 싶다면 목차를 먼저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목차만 반복해서 새겨도 삶의 위도가 일도 바뀌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경험이 중요하니까 이것저것 다양하게 사서 입어보는 과정도 필요하지만 그 뒤에는 ‘정말 필요한 것일까?’를 생각하는 뺄셈의 시기가 찾아옵니다. 일이나 인간관계도 그렇듯이 여러 가지 물건을 과감하게 떠나보내고 적은 양만 남겨 두어야 자연스럽게 ‘행복’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옷 정리를 하며 간소하게 살기를 다짐합니다 중에서

정말 별거 아닌 이야기인데, 택을 계속 붙이게 된다. 그리고 나도 무언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체형이 바뀌면서 안입는 옷들이 쌓여 가는데 버리질 못하고 옷장만 부피를 키운다. 올해 목표는 옷장 정리를 하자, 그런데 막 손이 가지는 않는다. 망설이는 독자에게 저자는 말한다. 시작하기 망설여지면 아주 조금씩 해도 괜찮아.

나이가 들면 딱히 유용하지 않더라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주워서 모아놓은 것 중에서 그때그때 쓸 만한 것을 골라보는 거예요.

정답이 아니라 다양한 답을 찾습니다 중에서

성격이 급한 나를 위해 말하는 이야기. 질문에 답을 바로 찾아야 하고, 알아챈 순간 그 쪽을 향해 달려야 하는 이 몹쓸 버릇. 하지만 그것이 정답이 아닐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 그저 정처 없이 걷다가 주변을 둘러보고 그때 마다 괜찮다고 말한 것들이 삶의 가치가 될 수 있다.

집에 있는 날들은 일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거리 두기가 해금되면 ‘가능한 것‘은 점점 많아지겠지만 무엇을 삶에 ‘넣을‘ 것인가, 그것을 어떻게 조합해서 재구축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내일 해도 되는 일은 오늘 하지 말자고 결심합니다 중에서

오늘 할 일을 최대한 내일로 미루자. 먼저 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이야기에 저자는 스스로를 채근하지 말라고 말한다. 남는 시간을 일로 채우기 보다 삶의 여유로 채우라고 말한다. 나에게 어떤 여유를 줄 수 있을까? 따뜻한 차 한잔, 기분 좋은 음악과 잡지를 읽으면서 기분 전환하기. 5분이라는 작은 여유에 삶의 흐름이 바뀐다면 그것은 결코 작지 않다.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 몇 번을 보아도 제목을 잘 지었다. 나 처럼 제목 때문에 지나치지 못하는 이들이 꽤 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 매일 하는 똑같은 일들이 조금 특별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누군가에게 다정해지고 싶고, 따뜻한 일기를 써야 할 것만 같고, 조금 달라진 주변을 알 수 있게 되었다면 당신 역시 이 책이 전해 준 따뜻한 마법에 빠져버린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변화하는 삶의 향기란 이런 것이 아닐까. 거창하진 않지만, 삶의 소중함을 알게 해 준 책이라 고맙기만 하다.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더불어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66645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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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 에세이&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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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각으로 본 세상은 뜨겁지만 차가운 언어는 정제되어 있다. 그녀의 시각에 잠시 동화되어본다. 세상은 아프지만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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