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어떻게 자라고 성장하는가.
작가들은 산책을 좋아하는 듯하다. 버지니어 울프의 산책 에세이, 조동범 작가의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이나 로저트 발저의 산책자 등 도시를 걷는 산책자들의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 더해진 이훈길 작가의 혼자 걷고 싶어서. 작가들은 걸으면서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상상할까. 그리고 나는 걸으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상상할까. 그저 멍 때리며 걸었을 뿐이라면, 주변을 둘러보고 세상의 호흡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혼자 걷고 싶어서'에서 소개된 다양한 장소들은 주변에 있으나 무심코 지나쳐 온 장소들의 재발견에 가깝다. 일상적인 에세이와는 달리 건축가의 시각이 더해지면서 인문서 느낌을 풍기는 고급스러운 책이다. 덕분에 무심코 지나쳐온 동네들이 새롭게 보게 되었다. 어린이 대공원은 자주 가는 편이나 꿈마루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 특히 그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다음에 간다면 한 번은 눈여겨보게 되지 않을까. 시간이 된다면 이 책에 소개된 장소들을 한 번쯤 가보고 싶다.
이 책을 읽은 뒤 걷는 도시의 풍경은 달라진 게 없음에도 보다 특별해진다. 공간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그간 버텨온 시간에 작은 경외감마저 들기도 한다. 공간이 주는 의미를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나온 30가지 장소는 도시 해석을 위해 작가가 선물한 키워드에 가깝다.
올해 책들은 다 예쁘다.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나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 책장의 책들은 저마다의 예쁨을 뽐내고 있다. 혼자 걷고 싶어는 조금 늘씬하고 긴 형태의 올 컬러 서적이다. 인쇄비가 꽤 많이 들었을 텐데 디자인부터 편집까지 책에 들인 정성과 애정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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