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서점 믹스테잎 - 종이에 녹음한 스물일곱 곡
초사장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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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서점의 책을 펼칠 때마다 책과 관련된 저자의 기억, 음악가와 관련된 에피소드, 곳곳에 배치된 큐알을 찍으면 음악과 관련된 책과 그때의 음악들의 재생된다. 눈과 귀를 만족시켜 줄 완벽할 책이 아닐까.

믹스테이프 이란 라디오에 나오는 음악들을 공테이프에 녹음하여 만든 테이프를 말한다. 테이프가 두 개 들어가는 큰 카세트 플레이어에 한 곳에는 음악이 나오는 테이프를 다른 한 곳에는 공테이프를 넣어 녹음하기도 했다. 어느 쪽이든 시간과 품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믹스테이프는 정규 발매되지 않은 곡들을 모아 홍보용으로 무료 배포하는 데모 음악을 일컫기도 한다.

방송작가, 음악 서점 주인 저자에게는 다양한 추억이 담긴 믹스테잎의 의미들을 녹여 만든 책. 한 편의 믹스테이프처럼, 한 권의 책 안에 스물일곱 곡의 음악과 이야기를 녹여냈다.

주류 중에서도 주류, 대중가요계에 전무후무한 신드롬을 가져온 주인공이 전면으로 체제를 거부하는 장면은 현재까지도 서태지가 유일하다. 그러나 늘 극적인 드라마의 화려한 주연 뒤에는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조연이 숨어 있는 법이다. 심의라는 높은 산을 무너뜨린 건 사실 그 이전부터 산허리를 쎄빠지게 두드려온 또 한 명의 투사, 정태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 맘이야 서태지 & 정태춘 시대유감 / 아 대한민국 중에서

초원서점 믹스테잎에서 가장 좋아했던 편은 내 맘이야 편이다. 응답하라 1994의 기억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소개된 편 중에서 성장기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심의와 저항, 자유라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TV 프로에 염색을 하고 나올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십 대와 이십 대가 들으면 놀라거나 어처구니없어할 이야기가 실제로 존재했다. 우상 중의 우상이었던 HOT도 음악프로에서는 모자를 쓰고 등장해야 했다. 그 상황에서 서태지는 새빨갛게 염색한 머리를 하고 텔레비전에 등장했다. 어떤 가요 프로도 그에게 모자를 쓰라고 강요할 수 없었다. 서태지는 자신이 공연할 장소를 가리는 가수였다. 그가 무대에 서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시절이었다. 언론에서는 형평성에 대한 시비가 일었고, 염색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서태지는 파격 그 자체였다. 그를 둘러싼 제도라는 틀 안에서 더 파격적이란 무기를 들고 싸웠다. 워낙 거대하고 자유로운 음악가라 공중파라는 벽도 서태지라는 가수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정태춘은 이 책에서 처음 만난 가수였다. 아니 만났으나 인지하지 못했고, 조용히 흘러가듯 지났을 수 있었다. 책에서 조용히 뒤에서 싸웠다고 했으나 그가 싸웠던 것은 나라이다. 가사에 깃든 자유와 평화를 짓밟으려는 것들에 맞선 그는 진정한 투사라고 볼 수 있다. 가사가 너무 아름다워 듣는데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영화감독 짐 자무시의 “톰 웨이츠의 음악을 모른다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잃고 사는 것”이라는 말은 이미 너무 유명하다. 박찬욱 감독 역시 그의 팬임을 여러 번 밝히며 자신의 영화에 그의 노래를 꼭 사용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어느 주정뱅이의 변명 Tom Waits Tom traubert's Blues / Piano Hans Been Drinking

초원서점 믹스테잎에서 받은 선물 중 하나, 이 편에 나온 QR은 꼭 찍어 보시라, 취향에 맞는다면 정말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될 것이다. 음악을 들은 뒤 위문장을 읽으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톰 웨이츠의 음악을 몰랐다니 인생의 어떤 부분을 잃고 살았음이 많다. 그것은 감성 혹은 감동이라는 부르는 말에 가깝다.

그의 노래로 들어가는 것은 시대로의 여행도, 장르로의 여행도 아니다. 그저 데이비드 보위라는 광활하고 신비로운 우주를 탐험하는 것이다. 이 탐험은 온전히 한다. 그래야 화려함 속에 숨어있던 소외와 고립으로 더 완전하게 파고들 수 있다.

보위라는 우주 David Bowie Space Oddity 중에서

데이비드 보위라는 음악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만, 위의 문장에 담긴 뜻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화려함 뒤에 있는 외로움. 그리고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고독. 이야기와 노래가 찰떡으로 붙어있는 편이었다.

신기하게도 음악이란 그 시절 유행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나간 시절의 추억을 가져오는 매개체가 되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8 시리즈였다. 우리는 왜 이 드라마에 열광했을까. 음악과 함께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그 시절의 풍경들. 그리고 그 시절의 추억들. 아련한 감성과 그리움. 우리는 함께 그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며 아련해졌다.

'초원서점 믹스테잎'에는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 음악들이 등장한다. 아레사 프랭클린, 스티비 원더, 데이비드 보위, 오아시스와 라디오헤드까지 한국 음악에서는 양희은과 송창식 김창완과 서태지, 정태춘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가들의 음악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로 인해 추측할 수 있는 당시의 향수. 저자 자신의 기억. 익숙했던 노래의 몰랐던 뒷이야기까지. 음악가의 인생사를 통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선물은 그 당시의 음악을 QR코드를 통해 직접 들어 볼 수 있다.

음악이나 미술 등 관련 서적들은 취향이 한 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데, 이 책의 장점은 다양한 포크, 블루스, 발라드, R&B, 락, 로큰롤까지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음악을 다양하게 듣고 좋아하는 건 확실히 알겠다. 덕분에 몰랐던 다양한 종류의 음악들을 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책을 읽을 때마다 꼭 QR을 찍어 관련 음악들을 들어보기를 바란다. 저자가 숨겨놓은 희귀 영상들과 음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일생에 많은 음악들을 소환한다. 그 안에 담긴 것은 음악가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작가의 삶이기도 하다. 그 중 송창식과 김창완 편이 남았는데, 음악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음악과 글에 대한 이야기를 적는다. 어떤 음악들은 나의 삶의 길, 계기, 연결고리를 담고 있다. 나에겐 어떤 음악들이 있었을까, 이 책을 통해 타인이 찾은 보물들을 잠시 엿보도록 하자. 그리고 나의 삶에 숨겨진 보물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702119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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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저항의 법칙 - 인생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방법
로버트 프리츠 지음, 박은영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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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프로세스의 대가라는 로버트 프리츠가 인생을 녹여서 만들었다는 책. 84년에 저술된 이 책은 워낙 유명해서 많은 사상가, 기업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최소 저항의 법칙. 의미 있는 인생을 창조하는 삶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라니 호기심이 들어 신청하게 되었다.

유명한 책들은 읽으면 뻔한 경우가 많다. 자기계발서, 인문학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그런 의미로 쉽게 읽힐 거라 생각했다. 책을 빠르게 읽는 편인데, 다른 책에 비해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두께도 두께지만 페이지가 쉬이 넘어가지 않았다. 중간부터는 왜 이 책이 이리 잘 안 읽히는지를 고민할 정도였다.

'최소 저항의 법칙'은 여타의 자기 계발서처럼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데일리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처럼 뭘 하고, 뭐는 하지 말고 이런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란 소리다. 제목에 두괄식으로 기본 개념을 제시하나, 내용이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최소 저항의 경로로 가기 위한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큰 에너지는 더 큰 사회적 파장과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적는다. 이런 부정적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궁극적인 대의가 필요하다. 전체주의인 파시즘이나 테러리스트들이 활용하는 에너지라 설명한다. 구조적 긴장에서는 창조를 하기 위한 비전(이상)과 현실의 불일치에서 탄생하다고 적는다. 신기하게도 창조 에너지의 대부분은 불일치, 불만, 대립이라는 부정적 감정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그 부정적인 에너지의 흐름을 창조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계단을 제시한다.

2부 창조 프로세스의 과정에는 다양한 현상들이 발생한다. 이는 여러 감정 에너지와 충돌과 파동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충돌하는 감정과 갈등은 창조를 극대화하는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 흐름을 전환시키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창조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설명한다. 그것을 쓸지 말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발아, 동화, 모멘텀, 전략적 순간 다양한 개념을 설명하지만 어떻게 사용하라는 얘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결과에 대한 해석이 없이 뚝 끊겨버린 느낌에 읽는 독자는 길을 잃고 혼란스럽다.

결말에 대한 해석도 없고 앞서 나오던 개념들을 뒤집거나 흔드는 구조들이 서슴없이 나오다 보니 내가 잘 읽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까지 드는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한 많은 이들이 지금 고통받고 있겠지. 이해한다.

창조 프로세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해가 되지만,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대한민국 독자들에게는 매우 불친절한 책이다. 저자는 창조 프로세스의 도구를 제시할 뿐이다. 생각해 보라 창조라는 과정에 답이 정해져 있을 리 없고, 창조의 물고와 길을 트는 것은 실행자의 역할이다. 이 과정에 저자가 물꼬를 트거나 이것저것 방법론을 제시한다면 다양한 가능성의 여지를 줄이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우리는 창조라는 과정에 저자가 획기적인 답을 제시해 주길 바라는 것일까. 어불성설이다.

'최소 저항의 경로'에서 말하는 주요 내용은 짧고도 간결하게 맨 마지막 '초월'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제목에 꽂혀서 다들 최소 경로의 이야기만 하고 있다. 다들 2부 창조 프로세스에 지쳐서 3부는 대충 넘겼으리라, 나 역시 그랬기에 그 마음을 알 것도 같다.

이 어려운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개인적 조언

이 책의 서평을 계속 올리지 못한 이유는 계속 읽으면서 이게 아닌데, 하면서 주변 눈치를 보고 있는데 아무도 올리는 글이 없어 혼자 눈치를 보며 적고 있다. 아무쪼록 이 내용은 참고만 하길 바란다.

'최소 저항의 법칙'은 마지막 3부부터 읽으라. 조언이지만 3부부터 읽는 게 좋다. 웬만하면 3부부터 읽어라. (3번 강조했음을 기억하라.) 제목은 최소 저항의 법칙이지만, 이 책의 원제는 '창조적 삶의 필요' '창조의 힘' '창조를 넘어선 초월의 삶' 정도가 되겠다. 창조라는 영역에서 니체를 빼기가 어려워서 일까. 3부에서는 '창조'와 '초월'에 대한 메시지를 적어 넣는다. 그 내용은 니체가 사상과 비슷하여 아래 따로 기술하도록 하였다.

이 책의 제목이 '최소 저항의 법칙'이 된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순응적 삶을 살던 반순응, 창조적 삶을 살던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탑재해야 세상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최소 저항의 법칙의 다른 이름은 문제 해결 프로세스에 가깝다.) 문제 해결이란 창조의 삶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계단에 해당한다. 1부 기본 원칙(아 제목도 기본 원칙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세스의 필요성과 개론에 가깝고, 2부 창조적 프로세스는 창조의 도구들 정도가 되겠다.

이 어려운 책을 활용하는 방법

진보나 창조란 삶이 그렇겠지만, 삶의 변화를 원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불만, 불편, 불만족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서부터 시작되는 극대화된 긍정적인 결말이 바로 '창조'다.

2부를 읽다 보면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들을 숭고하게 승화시킴에 삶에 불필요한 에너지는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주변에 불평불만이 많은 친구나 직장동료들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들은 어쩌면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과정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서 보다 나은 삶을 기여하고 창조의 세계로 이끌어 보는 것도 좋을 수 있다. (절교 당할 수도...)

이 책의 문장들

상황을 삶의 중심으로 삼으면, 선택은 단 두 가지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상황에 순응하거나 상황에 대적해 맞대응, 즉 반동하는 것이다. ‘총아’가 되거나 ‘반항아’가 되거나. 반동하거나 순응하는 것은 단순히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방침이 아니다. 삶의 방식, 삶의 지향이 된다.(...) 반동-순응 지향성은 우리가 무력하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환경에 반동하거나 순응한다고 할 때 상황을 그렇게 만드는 힘은 어디에 존재하는 걸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우리의 외부, 즉 환경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힘이 우리 내부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무력하고 환경은 전능하게 되는 것이다.

2장. 반동-순응 지향성 중에서

이렇게 스스로를 창조물과 분리하는 일은 창조 작업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바로 사랑이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존재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도 좋을 정도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사랑은 진짜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세요, 조건 없이!”라는 말이나 주고받는 워크숍 같은 데서는 나올 수 없는 사랑이다. 단지 존재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어 할 정도로 사랑하지 않을 바엔 창조를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5장. 창조의 지향성 중에서

1) 구조적 충돌을 내부로 자체 편입시킨다. 2) 복잡한 구조를 단순한 구조로 바꾼다.

크리에이터들은 창조 프로세스에서 이런 종류의 구조를 형성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구조의 경향성을 조율하여 ‘자신들이 창조하는 결과물’에 유리하게 해소하는 방법도 안다. 이런 구조에서는 작동 중인 여러 힘이 함께 작용하여 결과물을 창조하는 프로세스들을 강화시키며, 원하는 결과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긴장이 해소를 향해 나아가는 추진력, 즉 모멘텀을 창출하게 한다. 이 상위 구조를 나는 ‘구조적 긴장’이라 부른다.

8장. 구조적 긴장 중에서

번외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서평 올리기를 망설였는데, 한 가지는 다른 책들과 전혀 다른 서평이라 눈치를 보느라, 두 번째는 자꾸 소환되는 인물이 있어서 이 소환자를 조사하다 보니 늦어졌다.

'최소 저항의 법칙'을 읽으면서 계속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망치로 든 철학자 니체다. 이 책의 베이스가 되는 내용들은 니체의 사상과 닮아 있다. 한 챕터의 제목은 '초월'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기도 한다.

니체의 사상은 이러하다. 우리는 왜 공부하는가? 다수는 많은 돈을 벌거나 명예를 얻기 위해, 더 잘 살기 위해라고 답할 것이다. 니체는 이를 저열한 욕망이라 보았다. 니체가 말한 공부의 목적은 '창조'하기 위함이다.

욕망은 해방한다. 욕망한다는 건 창조한다는 거니까, 나는 그렇게 가르친다.

그리고 창조하기 위해서만 너희는 배워야 한다!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오래된 목록들과 새 목록들 16절

니체에게 인식이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다. 이 창조는 공부와 삶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창조의 즐거움을 알아야 세상의 즐거움을 알 수 있다고 하는 니체. 이는 최소 저항의 법칙에도 잘 녹아 있습니다.

최소 저항의 법칙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다. 우리는 삶에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며 다음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그 문제 자체가 잘못되었다 생각한 적은 없는가? 최소 저항의 법칙에서 이 진동을 같은 자리를 반복하는 진폭에 불과하다. 문제는 또 발생될 거고 실행자는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될 것이다. 에너지가 드는 헛된 노동이라는 뜻이다. 그럴 바엔 전혀 각도를 달리하여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보거나, 사고를 전환시켜 창조의 영역으로 승화시키라 말하는 것이다.

창조를 넘어선 초월의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첫 번째, 창조를 하기 위해 실행자는 명분에 따른 삶을 살게 된다. 즉 바르게 살게 된다는 뜻이다. 두 번째, 창조의 과정에서 얻는 새로운 가능성을 통해 더 많은 결과물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창조와 초월의 삶에 대한 두 가지 내용 역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사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내용이라 딱히 뭐라 말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본 최소저항의 법칙은 니체의 사상을 현대 사회에 실질적으로 적용하고 실행할 수 있는 다양한 인문학적 사고를 도입한 인문서처럼 보였다.(소환된 내용 덕분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책과 유튜브 영상을 봐야 했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69905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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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따스한 유령들 창비시선 461
김선우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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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시인이 전하는 따스한 위로 사랑이 깊은 시인이란 말에 깊은 공감을. 박준시인의 추천사까지 모두가 시인을 애정하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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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외로운 선택 - 청년 자살, 무엇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김현수 외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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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청년들은 그만하고 싶다고 말할까?

어째서 이젠 쉬고 싶다고 말하는 걸까?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그중 20대 사망 54%가 자살이다. 이 자살 시도자 중 32.1%가 20대 여성이다. (20년 1월~8월 집계) 이 수치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가. 청년 자살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책에서는 청년들의 자살은 개인이 아니라 그 사회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청년 자살이 계속 증가한다는 것은 사회의 정신 어딘가가 위기에 처했다는 반증이다.

급격하게 줄어든 결혼과 출산율, OECD 국가 중 인구 감소가 가장 빨라 첫 소멸 예정 국가로 등재되어 있는 나라 대한민국. 청년들의 자살률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전조증상이 아닐까.

'가장 외로운 선택' 이 책에서는 청년이 자살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원인,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여성 청년 자살의 배경, 그리고 청년을 더 절망하고 죽음으로 내모는 청년 복지 정책과 그들의 목소리, 코로나 시대 통계로 보는 청년의 자살 등을 소개한다.

한 청년의 죽음을 향해 보이는 사회의 무기력한 반응 자체가 청년들에게 더 무기력을 안기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가장 외롭고 우울한 죽음의 시대를 살아내는 초기 세대가 아닌가 합니다.

청년 죽음, 둘 중 하나가 스스로 죽는다 중에서

청년들의 자살도 심각하지만, 그보다 심각한 것은 이를 보는 시선이다. 모두가 힘들어 우리는 남의 아픔과 고통을 보지 못한다. 내가 잘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보니 사회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지 못한다. 모든 것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책 여러 곳에서 지적하고 있다. 20대 청년의 죽음은 결코 한 개인의 문제 아니다. 사회가 방치한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났음을 사회는 깨달아야 한다.

'가장 외로운 선택'에서 자살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세대 간 성별 간 공감의 단절이라 말한다. 청년은 삶의 희망이 없다고 말하고, 어른들은 요새 젊은이들이 나약하다고 말한다. 평등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치는 혐오로 갈라치기 하고, 비하한다. 기성세대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청년들은 더 불행해졌다. 여성들의 사회적 불평등은 엄연히 존재하지만 이를 개인의 불만과 이기심으로 취급하는 시각은 20대 여성들의 급격한 자살률로 화하고 있다.

이는 구조적으로 바뀔 수 없는 것인가? 가까운 나라 일본의 예를 통해 보니 전혀 아니다. 일본은 40대 여성 주부들의 자살률이 심각하다. 일본 사회는 이를 여러 가지 시각으로 분석으로 사회적 지원대책을 마련한다. 심리적 지원과 일자리 지원의 이원화 정책으로 자살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성과를 만들어 낸다. 코로나 이후 일본의 자살률은 성별과 연령대를 옮겨가는데 이는 코로나로 인한 실업률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있다.

코로나는 전 세계 청년들의 우울감을 높여주고 있다. 사회적 고립감과 어쩔 수 없는 실업률로 인한 패배감. 이는 막 사회적인 도약을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치명적이다. 사회는 이 일이 청년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치부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시대의 자살률은 단기간 파악이 어렵다 향후 1~2년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이 일을 차후로 미뤄서는 안 된다. 심리적이나 일자리 지원이 병행될 문제인 것이다.

사회에 기댈 곳 하나 없이 정서적으로 고립된 청년들의 삶. '가장 외로운 선택' 이 책은 청년 세대의 암울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태 보고서이자. 우리 사회 이웃에게 전하는 경종의 메시지이다. 안타까운 것은 정치는 이들의 힘듦을 법으로 구조적으로 바꿔주지 않았다. 20대 여성과 남성을 서로 의자 뺏기 하듯 싸우고 미워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모든 세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청년의 불행이 여성들만의, 남성들만의 불행일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 세대의 절망은 모든 세대의 불행으로 상호 확산됩니다. 마치 감염된 절망감처럼 모두에게 편하지 않은 사회, 아무도 경청해 주지 않는 삶으로 표현되는 이 시대 청년의 일상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하루로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세대 간 감염된 절망에 관하여 중에서

부디 말로만 살아야 돼를 외치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과 방안을 필요 시점이다. 더 이상은 이런 외로운 선택이 없어졌으면 한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695923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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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헤이의 명상록 - 내면의 평화와 지혜를 위한 루이스 헤이 확언 필사집
루이스 L. 헤이 지음, 엄남미 옮김 / 케이미라클모닝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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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가만두지 못한다.

개인이 얼마나 게으른지 알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 이런 마음은 한 개인을 상처 입히고,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 긴 시간 이런 자존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그럼에도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된다.

'루이스 헤이의 명상록'은 이런 자신의 내면에 힘과 에너지를 채워주는 확언 필사집이다. 긍정적인 단어들과 스스로의 성공을 기원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단어들을 한자 한자 따라 쓰다 보면 온 우주가 나를 돕고 있다고, 행복한 에너지와 기운이 가득해진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고 필사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22년 4월부터 평일 2주간 아침 인증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부터였다. 자신을 변화시키기에 무엇을 하겠냐는 질문에 나는 루이스 헤이의 명상록을 하루 한 장씩 필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이 나를 얼마나 변화시킬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쳐진 마음과 기분으로 '안될 거야'라고 외치는 삶이 싫다. 나의 자존감을 채워주고 할 수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주변에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부정적인 기분에 잠식된다는 느낌이 든다면, 하루에 반 장, 시간 날 때마다 이 책의 내용들을 옮겨 보라는 글을 읽었다. 책이 나를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

나의 독서 취향을 잘 알고 있다. 아름다운 문장이거나 논리적인 구조로 짜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다양한 책을 읽고 있지만 그중에서 손에 꼽는 책들은 보자면 이 취향은 보다 확고해진다.

'루이스 헤이의 명상록'은 그런 범주를 많이 벗어난 책이다. 우주가 나를 돕고 있다는데 그 근거는 제시되어 있지 않다. 나는 뭐든 할 수 있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다. 세상은 나를 사랑할 준비를 마쳤단다. 아니 이미 사랑이 차고 넘친다 한다. 이 뜬금없는 말들은 매우 공격적이다. 이상하기도 하다. 하루 이틀 그저 흘러가는 대로 적다 보니 이 말들을 반박하기를 포기했다. 동시에 머릿속에 있던 복잡하고 짜증스럽게 하던 스트레스 들은 사라졌다. 신기한 일이다. 그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

치유에 있어서 나를 가장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수용이다.

나는 내 몸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고 받아들인다 중에서

그때 위의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의 좋은 말들을 수용하면서 나 역시 치유받고 있던 것이 아닐까. 그 생각들에 확신이 생기자 아침마다 이 책을 필사하는 시간이 즐거워졌다. 한 페이지를 적는 십 분의 시간은 머릿속에 든 복잡한 것들을 비우는 시간이다. 머리를 가볍게 만들고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얼마나 변화되었냐고 묻냐면, 여전히 나는 시크하고, 세상에 대한 의심이 넘쳐난다. 단지 그 의심에 부정적인 감정들은 많이 사라졌다. 스스로를 비판하는 대신 어떤 것을 할까. 어떤 방식으로 나를 기쁘게 해줄까로 사고가 바뀌었다. 변덕스러운 기분을 잘 알기에 이 기분이 얼마나 갈까 싶지만 나쁘지 않다.

고민이 많다면, 복잡한 생각들에 파묻혀 지친다면 하루를 시작하기 전이나, 퇴근 후 지친 저녁 이 책의 한 문장, 한 구절을 필사해 보는 걸 추천한다. 오롯에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나 자신을 다독이고, 힐링하는, 치유의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694603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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