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무엇이 문제일까? - 탄소중립 시대, 원자력 발전과 에너지 믹스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16
김명자 지음 / 동아엠앤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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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탄소중립, 탄소 국경세 관련 자료를 찾으면서 삽을 떠오던 터라 동아엔엠비에서 출간한 원자력과 탄소중립 관련 도서는 반갑기만 하다. 일전에 소개한 '탄소중립 어떻게 해결할까?'의 시리즈 도서로 배경 설명이 상세하고도 친절한 책이다. 

기존의 탄소중립 어떻게 해결할까?가 세계 기후 정책의 변화에 대한 부분을 설명했다면, 원자력, 무엇이 문제일까?는 원자력 발전의 원리와 역사부터 시작해서 세계의 원자력 산업까지. 원자력 산업에 대해 폭넓게 설명하고 있다. 

EU의 탄소국경세에 이어 RE100, CE100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에너지 정책과 개념들이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이 정책 기준에 맞추기 위해 친원전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원자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우리에게 보다 이로울까, 이 접근을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다. 

작년부터 다양한 원자력과 탄소중립 도서를 읽어왔다. '다시 생각하는 원자력'은 원자력에 대한 상세한 기술력을 설명하지만, 원전에만 너무 치우쳐져 있어 아쉬웠다. 그리고 원자력의 문제점과 한계에 대한 기술이 미미하기도 했다. 환경잡지이자 기후 관련 도서인 바람과 물은 원전을 비판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어 중간적 관점에서 기술된 책, 그러니까 다시 생각하는 원자력과 환경 잡지 바람과 물 이 가운데에 있는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보게 된 책이 '탄소중립 어떻게 해결할까?'였고 이어 읽게 된 '원자력 무엇이 문제일까?' 두 권의 책은 세계 탄소중립 정책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책이다. 또한 10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된 책이라 배경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고 다른 전문 도서처럼 읽기가 어렵지 않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다. 쉽게 썼다고 하지만 '다시 생각하는 원자력'만 해도 전문 영역이라 읽기가 쉽지 않다.

위에 설명한 두 권의 책을 읽으면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10대를 위한 청소년 교양서적이라는 게 아쉬울 정도로 쉽고 상세하게 잘 기술되어 있다. 궁금한 마음에 참고 전자 연혁을 보았더니 환경부장관 출신이셨다. 역시 보통지식이 아니라 했더니...

2021년 12월, 바이든 대통령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원자력을 탈탄소 전력에 포함시켰다. 구글 등 일부 기업이 전력수요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RE100에 원자력을 추가해 CE100으로 바꾼 것이 눈에 띈다. 미국의 원자력 전략 비전은 우리에게도 시사적이다. 원전의 경제성 악화와 설계수명 만료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극복하고 원자력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기존 대형 원전의 계속 운전 유지, 차세대 원자로 실증, 차세대 연료주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5부 원전 정책의 변화와 산업 동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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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전 세계 국가들이 2050년을 탈원전을 목표로 탄소중립 시대에 들어서게 된 배경과 우리나라가 탈원전에서 친원전으로 정책으로 바꾸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2부와 3부는 원자력의 원리와 원자력 개발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4부는 전 세계 원자력 발전 사고를 설명하고 5부에서는 원전 정책의 변화와 산업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6부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내용들을 기준으로 친원전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국가적 과제와 해결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는 한국이 탈원전 정책을 해결하기에 매년 배출되는 에너지 사용량이 늘고 있음을 꼽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에너지 사용량이 결코 적지 않기에 급속도로 친환경 정책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비슷한 사례국은 중국으로 중국 역시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하지만, 화력발전이 주 사용 에너지인데다 에너지 필요량이 매년 늘고 있어 화력발전을 줄이고 원전을 늘리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원전과 다른 에너지원은 운영상 특성이 다르다.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자본 투입은 매우 크지만, 십여 년이 지나 장기간이 될수록 수익이 높아진다. 연료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다. 한편 천연가스 발전소는 원전 대비 공사 기간이 짧고 자본 투입이 적다. 그러나 장기 수익은 떨어지고 연료비 용이 비싸며 가격 변동 폭이 크다.

6부 원자력 산업의 과제와 합리적 에너지 믹스 설계 중에서

하여 한국이 원전을 유지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필요한 일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가는 앞으로 원자력 개발을 고수하기 위해 불거질 국제사회적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 가장 급한 문제는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 고준위핵폐기장 건설 부지 선정 및 기반 마련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맺음말에서도 반원전 정책을 친원전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원전 생태계 복원에 시간이 걸리고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설계 수명을 다한 원전의 계속 운전 여부, 사용후핵연료 중간관리 방안 결정, 최종처분장 부지 선정, 신기술 개발, 해외 수출시장 개척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EU에서 말하는 사고 저항성 핵연료 기술을 아직 습득하지 못했다. 더 이상은 이런 문제들은 뒤로 미루지 말고 빠르게 해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원자력 산업의 천적은 사고이고, 원자력계의 사명은 안전이다.

맺음말 중에서

탈원전이 이슈화되는 가운데 굉장히 매력적인 설명을 하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작년 6월부터 근 한 달을 삽질을 해온 결과 이 책의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EU의 탄소국경세는 어찌어찌 넘어선다 해도 RE100은 원자력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른 손해와 이익에 대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지 않다. 또한 원자력 유지를 조건으로 하는 CE100은 2050년까지 고준위 핵폐기장 건설이다. 외국에서 백여 년에 걸쳐 건설되고 있으나 현재 한국에서 어떠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 현재 한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몇 기 더 짓겠다는 계획만 발표된 상태이다. 정확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처리하지 않고 원전만 짓겠다는 건데 이후 후폭풍을 기술하지 않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우라늄의 단가가 상당폭 상승되어 친환경 에너지 발전단가보다 원전이 비싸진지 오래라는 내용 역시 기술되고 있지 않다. 또한 장기적으로 그 금액 폭이 더 커질 거라는 전망 역시 기술되어 있지 않아 그 미미한 부문이 아쉽게 느껴졌다. 

탄소중립에 대한 도서 상당수가 EU의 정책에만 몰입해 기술한다. EU의 국가 산업 기반이 20%가 되지 않으나 RE100의 선도 기업이 애플과 테슬라 등으로 반도체를 운용하는 기업이라 무엇보다 우리에게 큰 타격을 줄 문제임에도 아직 어떤 책에서도 기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원자력 무엇이 문제일까?'는 원전산업의 필요성과 문제점을 중립적인 시간에서 기술하는 유용한 서적이다. 원자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상식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책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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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역습 - 금리는 어떻게 부의 질서를 뒤흔드는가
에드워드 챈슬러 지음, 임상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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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전 세계 금리가 오르면서 한바탕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이는 조금 이상한 일이다. 호황에는 금리를 높이지만, 불황에는 금리를 낮추는 게 상식 아닌가.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현재는 호황도 아니다. 경제뉴스를 보면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 상황 속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주식이나 부동산을 투자하거나 경제에 대한 상식을 가진 이들에게 22년은 굉장히 어려운 해였을지 모른다. 기존의 지식으로는 조금 다른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많은 인문학자들은 이를 두고 저성장 사회를 통해 자본주의 경쟁 사회의 종말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제러미 리프킨 또한 '회복의 시대'를 통해 코로나가 산업화 사회의 동력을 무너뜨리고 있으며, 인류 문명은 새로운 동력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조건적인 성장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사회로의 전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경제인들은 지금의 시대를 어떻게 평가하고 이야기할까?

미국 투자은행에서 일했던 금융인으로 '금융투기의 역사'를 저술한 에드워드 챈슬러. 그는 낮은 금리를 통해 일시적인 투자 상승과 소비 증가, 실업률 감소를 수치적으로만 보일뿐이라 설명한다. 장기적으론 생산성 둔화와 실수요자로부터 유리된 자산 가격 폭등, 불평등 심화 등 경제성장의 둔화를 일으킨다 주장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시기(전 세계 저금리 이후 사회적 추이 변화)와 연구자와 경제학자들을 소환한다. 그리고 동시에 전 세계적인 금리 변동으로 인한 자산 가치의 변화 금리 흐름이 일으키는 경제사회의 흐름까지 다양한 것들을 짚어내고 있다.

최근 경제학계는 저자의 이론을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십 년 전 저금리면 무조건 경제가 좋아지리라는 낙관론이 있었다. 올해는 높아진 금리와 떨어진 부동산 정책을 예측하며, 이 상태에서 금리를 낮추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을 하는 경제학자들이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금리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다면, 좀 더 세밀하게 금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자본주의 흐름을 파악하고 싶다면, 그 작동원리를 알고 싶다면 꼭 읽기를 추천한다.

'금리의 역습'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있지만, 원제는 'The Price of Time'이다. 위에 기술한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에서 따온 제목으로 보인다. 돈의 가치는 대게 시간의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주장하는 책에서 말하는 금리의 핵심은 무엇일까? 경알못이지만, 정말 오래간만에 좋은 경제 서적 읽었다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태초에는 대출이 있었고, 대출에는 이자가 붙었다. 아마 그랬을 것이다.

금리의 역습, 이자의 고향 바빌론 중에서

금리의 역습 서문에는 자본 배분의 방향을 감독하기 위해서 금리가 필요하고, 금리가 없다면 투자 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자는 '절제에 대한 보상'으로 저축을 장려하는 수단이다. 동시에 이자는 레버리지 비용이자 리스크의 대가이기도 하다. 금융시장 규제 속에서 은행가나 투자자들이 과도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도 이 금리이다. (금리의 역습, 공포의 금리 중에서) 

정말 그러한가? 그 사실을 알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역사적으로 이자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1장에서는 고대 금리의 활용, 2장은 근현대 금리의 활용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2부에서는 이 금리로 인해 생겨난 다양한 문제에 대한 근본 원인을 설명한다.

1장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금리의 개념은 화폐가 생기기 전부터도 존재했다는 점이다. 초기의 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을 보다 충실히 이해한다. 이자는 시간의 지연에 따른 보상의 개념으로 존재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고대부터 내려온 이자의 개념을 벤자민 프랭클린이 정리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부에서는 세계 경제 흐름의 역사를 통해 금리(이자)가 세계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리먼 사태 등을 통해 금리를 이야기한다.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 양적완화 등 등장하는 경제용어들도 익숙하다.(하지만 그 뜻은... ㅠㅠ)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인해 나타난 세계적인 전망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2부의 시작을 연 것은 오랫동안 경제 침체기를 겪은 일본의 사례이다. 일본은 경제 불황으로 저금리 정책,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는데 이때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통화정책과 금리 인상이었다고 말한다. 이미 지나간 일을 통해 그랬다면 바뀌었을 것이라는 논쟁은 무의미할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일본의 사례를 통해 저금리 정책이 경제를 부양할 것이라 환상이 깨진 것은 분명하다. 

3부에서는 각국이 벌이는 돈의 파워게임을 이야기한다. 부의 강국인 아랍과 신흥 강국으로 떠오르는 중국. 그리고 패권국인 미국이 어떻게 싸워왔고, 싸울 것인지 그 흐름에 따른 경제 이야기를 하는데 2부부터 어려워지다 3부에서는 어려움의 정점을 찍는다.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가 더해진 이야기들이라 쉽지 않다. 

3부는 쉽지 않지만 이해하면 가장 유용할 부분일 것이다. 경제 패권 다툼으로 인해 일어날 결과는 가장 가까운 시기 우리에게 올 파장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가치관을 뒤집는 유용한 정보들도 제공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세계화를 긍정할지 모른다. 하지만 대규모의 버블 사태는 세계화의 진전과 일치했다는 경고를 주기도 한다. 

많은 경제 학자들이 국제 통화 및 금융 체제의 개혁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역 보호주의 및 금융보호주의 시대로 돌아가 인플레이션과 결합한 정체가 계속되는 것이 지금 현 경제의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달러가 기축통화인 미국이 이 이권을 손에 놓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 대안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을까. 누구도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금리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2020년 파월 연준 의장의 말

'금리의 역습을 읽으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깜깜하다. 부동산을 통한 디플레이션, 가파른 물가 상승과 금융 및 무역 보호주의가 세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이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한민국은 현재 보호무역으로 외적 타격을 입고 부동산 디플레이션과 경제적 인플레이션으로 내적 타격을 입고 있으며 책은 그 부분을 정확히 집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금리의 역습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높은 금리를 경계하라 조언한다. 책에서 든 예는 암호화폐이다. 시중 금리보다 월등히 높은 암호 화폐의 금리는 폰지사기의 위험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또한 지금같이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암호화폐의 고금리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책에서 경고한 것과 같이 많은 화폐들이 상장폐지되었고,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두 번째 개인은 대출을 경계하고 국가의 금리정책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금리를 낮춘다고 무분별하게 대출을 받고 가구의 경제 규모를 뛰어넘는 범위에서 주택 및 부동산 구매는 지금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위험하다. 가구당 감당할 수 있는 대출과 이자금액을 파악하고 대출 규모를 줄여야 한다. 

현 시국으로 보아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으로 금리는 낮출 수 없다. 하지만 금리를 인상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전체적인 금리를 낮춘다면 장기적인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높이게 되면 가구당 부채 비율이 높은 한국의 경우 중산층이 무너질 수 있다. (2부와 3부를 잃고 한국은 뭘 선택할 수 있지... 양쪽 다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절망했다. 적정선을 지킬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선 노려야 할 것은 가구당 부채비율을 낮추는 일이다. 가구당 현금 보유량을 높이면서 부채 비율을 줄이고 금리 상승을 높이는 방식으로 우회해서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 국가의 바른 정책방안이다. 

'금리의 역습'을 통해 올해 경제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몇 가지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대한민국 역사와 사회를 바꾸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다. 하지만 이 작은 지식을 통해 내가 당할 수 있는 최악의 피해는 막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유용하고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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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분 이해하는 사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주원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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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설을 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첫 문단이다. 아 읽자마자 미쳤다. 싶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흐름까지 너무 좋다. 그 흐름을 마지막까지 이어져,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또 생각했다. 아 미쳤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작가의 재능이 부럽다. 미치도록 질투가 났다.

십분 이해하는 사이를 본 뒤 작가의 이름을 봤다. 김주원. 이 이름을 기억하고 싶었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을 읽고 최진영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팽이'를 읽은 뒤 확신에 찼다. 그 이후 머리에 남는 작가는 많지 않았는데, 오랜만이라 더 반갑다. 이 작가가 앞으로 어떤 책들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작가의 등단작인 피터팬 죽이기가 보고 싶어졌다. 빨리 등단작이 수록된 단편집이 나와야 할 텐데.

두 편 다 매력적이라, 아쉬움이 없다. 단편을 좋아한다면 이 책 '십 분 이해하는 사이'를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다음 책 읽으면서 또 그 책도 읽어 보라, 다음 책도 대작... 이러면 어쩌지 싶다. 살짝 봤는데 다 작품들이 괜찮아 정말 큰일이다.

나는 지금 네 마음이 어떤지 몰라. 하지만 나는 이런 것도 이해라고 생각해. 바로 옆에 앉아서 너의 마음이 어떨지 헤아려보는 거 말이야.

십 분 이해하는 사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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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의 '십 분 이해하는 사이'에는 두 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표제작인 '십 분 이해하는 사이'와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 두 편이다. 두 편의 공통적인 주제는 '이해'와 '위로''구원'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궁극적으로 구원받고 싶지만, 그들이 원했던 구원은 사실 작고 사소한 공감, 이해였다는 사실이 슬프고 안타깝다. 

특히나 '십 분 이해하는 사이'에서는 마지막 반전은 그 사소한 이해가 주는 삶의 죽음의 갈림길이라는 점이, 여러모로 아프다. 책을 덮어도 지워지지 않는 여운과 안타까움을 준다.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는 전 편과 전혀 다르지만, 연장선과도 같은 소설이다. 주인공은 뛰어내리려던 형을 구해주면서 우주인의 자격을 얻게 된다. 어쩌면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응어리를 다음 작품에서 풀어낸 것이 아닐까. 

두 소설의 장점은 조금 웃프지만, 슬픈 현실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매력적인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 부재의 현실을 잘 담고 있다는 것이다. 위로하고 위로받고 싶지만 자신을 어떻게 위로하고 구해야 하는지 모르는 슬픈 청년들의 자화상을 밝게 그려서, 그리고 그 구원이 너무 사소해서 더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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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보다 보면 예술가의 뒷얘기를 그린 '천재들은 파란색으로 기억된다' 이 책에서 몇몇 사람이 태어나고 살아가기에 지구는 너무 파랗고 차가운 행성일지 모른다고 적은 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이 절로 떠올랐다. 우리가 이해받고 적응하며 살아가기에 이 지구란 별은 조금 아프다. 

그리고 김주원이라 작가는 그 아픈 부분은 너무나 발랄하게 그리고 있어 더 슬프다. 책을 덮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결코 지울 수 없게 만든다. 그 슬픔을 가만히 떠올리자니, 2000년대 초 박민규 작가와 김애란 작가가 생각난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작가의 탄생에, 이 작가의 발자취를 조심스레 따라가 볼 생각이다. 얼마나 멋진 작가가 될지 훌륭한 작가의 탄생을 조심스레 점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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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의 크레이터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남일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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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과 교유서가는 이번에 무슨 일을 저지른 걸까... 책이 하나같이 미쳤다. 너무 좋다. '십 분 이해하는 사이'가 이해와 위로를 이야기한다면 '세리의 크레이터'는 우연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각기 다른 키워드로 작가들은 어쩜 이렇게 멋진 세계를 만들어 내는 걸까. 하나같이 현 세태를 반영한 이야기들이라 더 와닿는다.

'세리의 크레이터'에는 표제작 '세리의 크레이터'와 '옆집에 행크가 산다' 두 편이 실려있다. 두 편은 우연한 사고와 만남을 가장하지만, 그 안에는 한국이 피하고자 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혼모 문제와 외국인 이민자, 아파트 옆에 지어지는 공공임대 아파트 등 일상적인 사건들은 타인의 이야기 일 때와 나의 일 일 때, 우리의 태도는 같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감추고자 하는 부끄러운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다시 말해, 나는 수많은 우연이 겹쳐져 태어날 수 있었던 거야.

세리의 크레이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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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의 크레이터의 설정은 바로 납득하기는 쉽지 않다. 친구의 전 여자친구와 동거를 하게 된 화자. 그는 세리를 좋아했으나 세리가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어쩜 운명은 도돌이표처럼 같은 빛을 띄는지. 세리의 어머니는 미혼모였고, 세리는 미혼모가 될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리는 어머니가 자신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된 날 운석이 떨어졌다고 말했고, 운석이 떨어진 흔적이 남은 초계 분지를 가야겠다고 얘기한다. 

그들은 선택의 순간을 앞에 두고 있다. 전 남자친구의 아이까지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과 세리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대립한다. 세리 역시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초계분지로 간 그녀의 태도는 아이를 포기하고 싶은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시골 마을 같은 초계 분지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라고 말하는 세리.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한 번 더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하늘에서 본 조그마한 마을. 조그마한 분지 모든 고민은 별거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현실로 돌아온 두 사람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여전히 모든 건 불분명했지만 전보다 마음이 가벼워진 건 확실했다. 이제 착륙해야 할 때였다.

세리의 크레이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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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는 행크가 산다'는 훨씬 더 한국적이고, 복잡한 자본주의 욕망을 다루고 있다. 단일민족 아래 타민족을 배척하는 한국인. 화자는 아파트에 흑인이 산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지만, 타인이 행크를 향해 깜둥이라고 부르는 말에 부끄러워한다. 본인이 행크를 대하는 태도와 그들이 행크를 대하는 태도에는 다름이 없지만, 자신의 행동은 정당화하면서 타인의 행동을 비난하는 모습은 어떠한가.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철저하다. 하늘다람쥐를 지킨다고 말하지만, 사실을 우리 아파트 옆에 공공임대 아파트가 들어서는 게 싫을 뿐이다. 타민족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한다. 차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알고는 있지만, 그가 우리 이웃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는 않다.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게 아닐까에 급급한 추함. 어쩌면 내 모습일지도 모를 모습들이 정남일의 소설에는 적나라하게 녹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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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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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회와 기술 SF 이 단어들은 사람을 두근거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오지 않은 미래를 살짝 엿본 것 같은 어떤 절대적인 영역에 발을 딛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동시에 오지 않은 미래는 개개인들에게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최근 SF들은 기술 사회의 발전과 동시에 인간을 이야기한다. 기술 발전과 개발을 하는 이야기하는 인간들이 잊고 있는 것. 기술 개발의 정점을 이야기하는 SF는 우리게에 주변과 뒤를 돌아보라 말한다. 

정은영 작가가 쓴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기술 사회의 완벽함이 만들어낸 의문이 인간의 완벽하지 않은 경계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장애가 있는 아이는 100% 낙태가 되는 사회. 이는 기술이 만들어 낸 우생학의 정점인 걸까. 미숙함과 불안을 가진 인간이 결함이 있는 존재를 아무렇지 않게 살해하는 도덕성의 퇴보인 걸까

그리고 선택에 기로에 놓인 인간은 부모가 된다. 다만 그 선택은 자식을 위하는 마음보다 인간 개인의 욕망이 담겨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독특함이다. 전지전능해 보이는 기계와 완벽해지려는 인간 속에는 가장 중요한 마음이 빠져있다. 완벽한 인간을 설계하려는 인간과 그로 인해 죽게 되는 아이들. 위대한 자식을 꿈꾸는 부모의 마음 속에는 정작 자식이 원하는 바는 들어있지 않다. 완벽해 보이는 것들의 결함.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완벽함. 그 모순 속에서 소설은 인간을 이야기한다.

장애라는 것은 밀리유공원의 새소리, 나뭇잎 소리, 바람 소리처럼 그렇게 공존할 수 없는 겁니까?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중에서

표제작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제목 그대로 임산부 로봇이 아이를 낳아준다. 덕분에 인간은 임신과 출산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완벽한 아이를 낳기 위해 아이는 임산부 로봇은 태교를 교육받지만 생각을 해선 안된다. 완벽한 아이를 위해 장애가 있으면 낙태를 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 세계. 정말 그곳은 완벽한 세계인 걸까? 

'피노키오'를 모티브로 만든 스필버그 감독의 'AI'에는 보다 인간적인 로봇이 등장한다. 인간을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 로봇. 그러나 인간에게 버림받은 로봇이 마지막까지 원했던 어머니의 사랑은 프로그래밍 된 시스템일까. 아니면 로봇이 인간에게 알려주는 하나의 교훈인 걸까. 인간은 결함이 있는 존재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는 가운데, 아이를 살리겠다고 말하는 존재는 다름 아닌 사람을 지키도록 프로그래밍 된 임신부 로봇들이었다. 이 점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빠는 말이다. 너를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살릴 거야.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 난 항상 일기를 새로 쓰고 싶었단다. 첫 페이지를 잘못 쓴 일기였거든.

소년과 소년 중에서

우리는 실수를 어떻게 수습하는가? 자식을 결함이라고 칭하는 아버지는 자식에게 뇌 수술을 강요한다. 그는 완벽에 가까운 타인의 뇌를 이식하는데, 문제는 재능뿐 아니라 기억과 인격까지 물려받게 된다는 점이다. 동한 몸에서 두 가지 존재가 싸우는 가운데 두 번째 수술이 시작된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다. 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기준이 찾는 완벽함. 아버지는 기준이 미달된 아이를 결함이라 칭하고 보다 완벽해질 것을 강요한다. 그것이 자식의 죽음인지도 모른 채. 마지막에 등장하는 아버지의 대사와 결말이 묘하게 엇갈리면서...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엔딩이었다.

일기장의 첫 장을 잘 못 썼다면? 일기를 새로 쓰고 싶다면?

소년과 소년 중에서

결국은 인간...

정은영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잔인하게 여겨지는 건 그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 미래는 인간이 꿈꾸는 욕망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떠올랐다. 미숙한 자신의 아이가 눈에 차지 않았으나 그 아이가 자신의 친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서 겪는 혼란. 자신과 아이가 바뀐 가정에서 가난하지만 아버지로는 완벽해 보이는 다른 가정을 마주하며 겪는 혼란. 인간으로선 완벽했을지 모르지만 부모라는 존재로의 미숙함을 깨달으면서 성장하는 주인공.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제목처럼 인간은 그렇게 자신의 미숙함과 불완전함을 알면서 보다 나은 인간이 되어 가는 게 아닐까.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의 인간들의 가장 큰 실패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인정하지 않는데 있다. 버그라 칭해지는 그 결함이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임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나도 그리고 책 속의 인간들도. 그리고 알지 못하는 자가 오만을 부릴 때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결말을 보면서 내 미숙함과 결함을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멋진 SF 소설을 만났다.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가 던지는 철학적인 질문과 깊이는 자식과 부모, 인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정말 추천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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