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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의 '십 분 이해하는 사이'에는 두 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표제작인 '십 분 이해하는 사이'와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 두 편이다. 두 편의 공통적인 주제는 '이해'와 '위로''구원'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궁극적으로 구원받고 싶지만, 그들이 원했던 구원은 사실 작고 사소한 공감, 이해였다는 사실이 슬프고 안타깝다.
특히나 '십 분 이해하는 사이'에서는 마지막 반전은 그 사소한 이해가 주는 삶의 죽음의 갈림길이라는 점이, 여러모로 아프다. 책을 덮어도 지워지지 않는 여운과 안타까움을 준다.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는 전 편과 전혀 다르지만, 연장선과도 같은 소설이다. 주인공은 뛰어내리려던 형을 구해주면서 우주인의 자격을 얻게 된다. 어쩌면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응어리를 다음 작품에서 풀어낸 것이 아닐까.
두 소설의 장점은 조금 웃프지만, 슬픈 현실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매력적인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 부재의 현실을 잘 담고 있다는 것이다. 위로하고 위로받고 싶지만 자신을 어떻게 위로하고 구해야 하는지 모르는 슬픈 청년들의 자화상을 밝게 그려서, 그리고 그 구원이 너무 사소해서 더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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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보다 보면 예술가의 뒷얘기를 그린 '천재들은 파란색으로 기억된다' 이 책에서 몇몇 사람이 태어나고 살아가기에 지구는 너무 파랗고 차가운 행성일지 모른다고 적은 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이 절로 떠올랐다. 우리가 이해받고 적응하며 살아가기에 이 지구란 별은 조금 아프다.
그리고 김주원이라 작가는 그 아픈 부분은 너무나 발랄하게 그리고 있어 더 슬프다. 책을 덮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결코 지울 수 없게 만든다. 그 슬픔을 가만히 떠올리자니, 2000년대 초 박민규 작가와 김애란 작가가 생각난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작가의 탄생에, 이 작가의 발자취를 조심스레 따라가 볼 생각이다. 얼마나 멋진 작가가 될지 훌륭한 작가의 탄생을 조심스레 점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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