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균형 아시아 문학선 3
로힌턴 미스트리 지음, 손석주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디나, 옴, 이시바, 마넥 

 

디나는 옴과 이시바가 재봉하고 남은 천조각들을 모아서 이불을 만든다. 

좋은 천이든 나쁜 천이든, 좋은 기억의 천이든 나쁜 기억의 천이든 그들이 한데 모여서 

이불이 된다.  

똑같다. 우리의 고통도 행복도 슬픔도 기쁨도, 그들이 한데 모여서 삶이 된다.  

나쁜 천이라고 잘라버리면 이불이 될 수 없는 것처럼 고통을 잘라내버리면 우리의 

삶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모이고 모여 우리 인생이 된다 . 

또한 온전히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없다. 선과 악이 섞이고 섞여 그 사람이 된다. 

그래서 거지왕초를 악하다고 그렇다고 선하다고 할 수 없다.  

샨카, 라자람, 원숭이 할아버지, 교정자이자 이제는 변호사, 누스완, 아시라프, 나라얀  

이들이 모여 책이 완성된 것도 그 이불이 완성되는 것과 같다.   

 

'끝은 결국 좋지 않다' 항상 이런 생각을 고수하던 마넥이, 아닐 수도 있다는 벅찬 희망을 가지고 

도시로 가지만, 결국 마넥의 눈에는 좋지 않은 결말이였다. 디나도, 옴도, 이시바도 오히려 예전 

보다 더 안 좋아 보였다. 더 불행해 보였다. 마넥이 생각한 해피엔딩이 아니였다. 

전철역에서 마넥은 죽음을 택한다. 끝은 결국 좋지 않으니깐. 

네 사람 중에서 죽음을 택한다면, 마넥을 제외한 세 사람 중 한 사람일 거라고 예상했다.  

독립적인 삶을 원했던 디나는 오빠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이시바는 다리를 잃고, 옴과 함께 

길거리의 거지가 되었다. 상황이 나빠졌다. 하지만 죽음을 선택한 건 그 세 사람이 아닌  

마넥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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