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중 - 타인의 증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난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엔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나.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 네  ;  서점 주인 빅토르 

- 하지만 노인께서 방금 말했듯이  고통은 줄어들고 기억은 희미해지고 있지요. 줄어들고, 희미해지고, 그래, 내가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네. 

 

충격적이였던 비밀노트를 읽고, 집어 든 타인의 증거. 

혼자 국경을 넘어간 클라우스, 그리고 할머니 집으로 다시 돌아온 루카스. 

루카스는 먹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안한 채 시간을 보낸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몇개월이 지난 후이다. 

그리고 다시 살아간다.  

아버지를 사랑하고 그의 아버지의 아이까지 낳은 야스민과 그의 아들 마티아스를  

집에서 살게 해주고 

신부님께 음식도 갖다 주고 체스도 하고, 

억울하게 남편을 잃고 방황하는 클라라를 만나고 

당 서기관인 페테르도 알게된다. 

책 읽는 내내 드는 궁금증은 루카스가 진짜 쌍둥이가 맞나였다. 

아무도 그에게 클라우스에 대해 묻지 않는다. 

분명히 둘이서 같이 술집을 다니며 하모니카를 불고 

서점을 가고 언제든 함께였는데, 

왜 아무도 클라우스에 대해 묻지 않는걸까.  

그리고 그 비밀노트에는 어떤 내용이 쓰여져 있을까. 

루카스는 어떤 일이든 해낸다. 쌍둥이였을 때에도 마찬가지였고 

혼자인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담담하게 조용하게 냉철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일을 모두 해낸다. 

그게 살인이든 무엇이든 그저 무섭도록 차분하게... 

마티아스가 클라우스 대신이였을까. 루카스는 마티아스를 끔찍히도 사랑한다. 

그를 데리고 떠나려 했던 야스민을 죽이면서까지.

마티아스도 루카스를 많이 닮아보였다. 하지만 끝내 자신을 이기지 못한 

마티아스가 자살을 하고  루카스는 또다시 

클라우스를 떠나보냈을 때처럼 패닉에 빠진다. 

몇십년 후, 그 국경지대의 작은 소도시도 호텔이 들어서고 할머니 집은 운동장으로 바뀌고 

클라우스가 돌어왔다. 

이리저리 돌아다니 던 클라우스는 서점으로 가고, 

그곳에서 페테르를 만난다. 자신을 루카스라고 부르는 페테르에게 

자신은 클라우스라 말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듣고 비밀노트 또한 건네 받는다. 

여기까지다. 여기까지 잘 읽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는 충격이다. 

내가 이때까지 읽은 내용은 뭐지?라는 생각으로 가득하게 만들었던 마지만 내용. 

K시에서 보낸 문서, 클라우스라는 사람이 서점 주인인 B부인에게 방을 두개 빌려 그곳에 살고 

있으며 그는 루카스라는 쌍둥이를 기다린다고 했으나 루카스도, 클라우스도 호적장부에 올라와 

있지 않다. 또한 그의 원고를 다 읽은 결과, 그것은 오랜시간 적은게 아니며 종이도 예전의 것이  

아니다. 6개월간 적은 것으로 보이며 그것은 클라우스가 여기서 지낸기간과 일치하며 필체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다. 거기에 나와 있는 모든 사람은 호적장부에 없는 사람이다. 할머니만이  

실제하는 사람이다.   

정말 책의 뒷 표지에 적힌 말 '독자는 어느 페이지, 어느 줄에서나 문득 자신이 읽은 것 중 어떤 

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말이 정답이다. 

 

얼른 마지막 권을 집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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