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의식은 바뀌었지만 몸은 바뀌지 않았다.'

 

운동이란 정해진 어떤 입장을 현실에 적용`실현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우리/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삶에 존재하는 다층적인 억압과 고통을 복잡하게 사유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수구세력'이 될 수 있다.

 

헌법 제 39조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군 가산제 제도는 여성과 장애인 등 처음부터 국방의의무가 면제된 사람들에게 그 면제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처벌하는 격이다.

면제의 기준을 문제 삼아 여성과 장애인의 징병을 주장할 수는 있어도, 처음부터 면제된 의무를 안 했다고 해서 개인의 권리와 생존권을 박탈하거나 감수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즉, 여성과 장애인은 '특권층' 이어서 명역의 의무가 면제된 것이 아니라, '2등시민'이므로 군 가산제라는 권리도, 의무도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

 

군사주의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싸워야 할 적, 지키는 주체, 보호의 대상이 있어야 한다. 적과 피보호자를 상정하는 군대가 존재하는 이상,

여성의 군 복무에 남성과 평등하게 참여 한다고 해서 시민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평등은 공정함을 추구하는 정의가 아니라 남성과의 같음을 강요하는 남성동일화이다. 때문에 여성의 평등한 군대 참여는, 역사상

어느 국민국가에서도 채택된적이 없고, 어떤 여성해방 이론에서도 주장된 일이 없다. p.252

 

생각없이, 의심없이 받아들였던, 보았던 글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디아스포라기행 이야기하는 거 우연히 엿듣다가 끼어들었다. 그때 페미니즘의 도전이라는 책도 좋으니

한번 읽어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던, 나랑 생각이 비슷한 분이 추천해주신 거라 그냥 당연하게

읽어보았다.

읽다가 책속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 뭐 이런말이 나와서.

그때 문득. 아~ 이 페미니즘이 그 페미니즘이구나. 싶었다.

같은 여자이면서도 나는 페미니즘하면. 시끄러운 것, 뭐하러 그렇게 굳이 일을 만들어내나,

그냥 대충 좀 살지, 이미 굳어진 걸 그냥 받아들이지, 또 시작이다.

뭐 이런식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페미니즘이란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알아보려 하지도 않고

또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시끄럽다고만 생각했다.

이 책을 추천해준 사람이 평소에 내가 좋게 생각했던 분이라서 이런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내가 요즘 너무 생각없이 살고 있는건지,

어쨋든,

읽으면서, 참. 내가 한심했다. 왜 이렇게 모르고 산게 많은 건지,

처음에는 책들을 읽어가면서 무엇인가 알았다는 즐거움이 생기고 뿌듯했었는데

요즘에는 참 내가 멍청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더 든다.

 

너무나도 익숙한 것들, 그래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것들, 그런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새로운 시각을 준 책이다.

처음 읽어나갈 땐 왠지 좀 어려웠다.

나의 무지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현재에 익숙해져서 새로운 말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도

있을 것이다.

1년후에 다시 한번 더 읽어야겠다. 지금은 무언가 잡히지는 않았다.

그냥 새로운 곳을 본 느낌이다. 다시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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