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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평점 : 
고민없는 사람 누가 있을까요? 삶의 퍽퍽함에 힘들고 지쳐
가끔 누군가에게 내 고민좀 터놓고 싶을때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을때
주인없이 놓여있는 연두색 다이어리에 끄적이는 고민들
이곳은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예요 특유의 뽀송하고 향긋한
섬유유연제의 향과
갓 세탁기를 나온뒤 그 포근함을 간직한 공간
신경쓰지 않는 공간 그 위에 놓여있는 누군가의 다이어리 안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빨래가 다 되길 기다리며 그 시간 끄적인 고민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에 어느날 답글이 달리기 시작하며
고민의 주인공이 되기도 때로는 해결사가 되며
눅눅했던 마음이 치유되는 시간을 만들어나가는 따스한 공간이죠
요즘은 이웃사촌이란 말이 많이 사라진거같아요
예전에야 옆집에 누가 살고 가족보다 더 친하게 지내는 경우도 많았지만
어느새 빡빡한 성냥갑같은 아파트 도심의 생활은 층간소음을 걱정하고
혹여 범죄에 노출될까 이웃을 사귀는것조차 멈칫하는 시대가 되어가는 삭막한 회색도시를 연상하게 하죠
그러니 고민을 이야기한다란것 쉽지 않은 일들이 되어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시대 따스함을 안겨주는 이 소설 한편은 적막한 우리내 삶을 뽀송하게 말려주며
사람내음을 안겨주는 힐링소설이였어요
일찍 아내를 떠나보낸 장영감은 어느날 진돌이(키우는 반려견)
이불에 오줌을 두며 세탁후 잘나가지 않는 냄새를 빼고싶어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찾아가게 되요
그곳에서 기다리다 발견한 연두색 다이어리 그안에 담긴 이야기 중
살기 싫다.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드냐. 란 글귀에 시선이 머물게 되죠
이 글에 손이 멈춘 장영감은 왠지 그대로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답글을 달게 되죠
편의점에서 음료한병과 함께
그리고 다 된 빨래에선 쿰쿰했던 냄새는 다 날린
코끝을 행복하게 하는 냄새에 이곳을 자주 찾게될 운명의 시간
그렇게 이야기는 각자의 사연들과 답글 그 주인공들이 서로 교차하며
빨래방을 찾으며 맘속의 고민들을 털어내고 위안받으며
서서히 스스로를 일으켜세우며 삶의 행복을 찾아나가게 되요
육아와 삶에 힘들었던 미라가 그랬고 그안에서
겹겹이 다가올 불행에서 희망을 보게 되고
인연이 되어 변화하는 모습들이 삶에 지친
우리내 가슴을 따스하게 적혀주게 되는데요
관객없는 버스킹을 하는 이의 고민에 아직 입봉하지 못한
선곡요정님의 답글이 기적을 만들어내고
믿었던 남자친구의 판도라상자를 열어 헤어진 연우에게
다가온 따스한 새끼고양이 아리
그렇게 빨래방 식구들과 인연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
연두색 다이어리 속 누군가의 초상화 그 진위에 대해
함께 이어갈 이야기들
(그들의 활약을 놓치지 마세요 )
그 안에 사람 냄새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는 이야기들은
빠르게 흐르는 현대사회에서 빨래가 다 돌아가길 기다리는
그 시간만큼의 여유와 행복을 슬며시 던져주고 갑니다
잠시 주위를 돌아보며 자신을 사랑하길 바라는 맘이 전해지기도 했구요
각자의 사연 속에 적힌 글귀들 적막함 쓸쓸함 장영감과
아들의 이야기에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란걸 새삼느끼게 됩니다
우린 가끔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을꺼야.
이것도 모르는거야라며 은연 중 사랑하는 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입을 닫기도 해요
사실은 들어주길 이야기하주길 알아주길 바라면서 말이죠
어쩌면 연두색 다이어리는 머뭇머뭇 거리는 우리의 이야기들을
이곳에 어떤 형태로든 적어보고 이야기해봐요라고 펼쳐놓은듯해요
"누구나 목 놓아 울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다가 필요하다.
연남동에는 하얀 거품 파도가 치는 눈물도 슬픔도 씻어가는
작은 바다가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내 고민을 쓸어가고 사람내음으로 채워주는
따스한 빨래방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의 행복한 이야기들은
지치고 힘든 우리맘을 뽀송뽀송 말려주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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