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전무는 그에게서 손을 떼어내며 반듯하게 누웠다."전무님. 안녕히 주무세요."이준 역시 이불을 끌어올려 어깨를 덮은 뒤에 작게말했다. 이제 잔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온몸이 다늘어지는 기분이었다. 아까 욕실에서 나올 땐 침대에눕자마자 바로 기절할 줄 알았는데 이만큼 버틴 것도용했다."잘 자요."
"형수님하고 매형분하고 조카들까지 다 같이 사신다고요?""네.""그럼 집이 엄청 커야겠네요.""집 자체는 크죠. 사는 건물도 다 다르고."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 이준은 그 소리에 저도 모르게 상체를 번쩍 일으켰다. 옆에는 최 전무가 없었다. 또 잤나, 하는 생각에 침대에서 내려왔더니 방 안의 욕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 문을 벌컥 열어 보면 안될 것 같아서 가만 귀를 대어 보니 면도기 웅웅대는소리가 나고 있었다.
"혼자 사십니까?""지금 호구조사 하는 겁니까?"최 전무가 물었다. 이준은 조금 고개를 당겼다. 그런 건 아니었고, 그냥 뭐라도 말을 걸어야 할 것 같아서 화제를 꺼냈을 뿐이었다. 이준은 눈가를 쓸며 최전무를 바라보았다..그건 아니고, 그냥. 뭐라도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오랜만입니다. 이기현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