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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가을 수확 ㅣ 팜파스 그림책 23
강혜영 지음 / 팜파스 / 2025년 9월
평점 :
따뜻한 정서와 계절의 풍요로움이 떠오른다. 표지 속 노란빛과 붉은빛으로 물든 숲, 그 한가운데 손주와 손을 잡고 서 있는 할머니의 모습은 가족의 정, 계절의 따스함을 느끼게 한다. 세대 간의 관계와 삶의 지혜를 담아낸 그림책이다.
가을 농촌의 풍경을 세밀하고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곡식이 여물고, 나무들이 알록달록 옷을 갈아입는 계절. 할머니와 아이는 밭과 과수원에서 하나하나 열매를 거두며 자연의 순환과 결실의 기쁨을 함께 체험한다. 단순한 농작업의 묘사가 아니라, 아이가 몸으로 배우는 삶이다.
‘할머니와 손주’의 관계다. 아이에게 가을 수확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할머니와 함께하는 추억이자 따뜻한 교감의 순간이다. 할머니의 손길에서 전해지는 지혜와 배려는 가족 공동체의 힘을 일깨우며, 세대 간 이어지는 사랑을 느끼게 한다. 이는 요즘 도시 생활 속에서 쉽게 잊혀 가는 정서를 되살려 준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노동의 의미를 알려주며, 어른들에게는 삶의 본질과 가족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책장을 덮으면 마음속에 따뜻한 여운이 남는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값진지 깨닫게 한다.
자연, 가족, 세대 간의 사랑을 고스란히 담아낸 그림책이다. 아이에게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즐거움을, 어른에게는 따뜻한 향수와 여유를 선사한다. 읽는 순간, 우리 마음속에도 노랗고 빨갛게 물든 가을빛이 차오르게 만드는, 계절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