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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를 걷고 있는 그대에게 - 세상의 기준에 저항하고 하나님 나라를 창조하라 ㅣ 청년이 희망이다 2
김유복 지음 / 죠이북스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분노가 새벽잠을 깨웠다. 3시간뿐이 잠들지 못했는데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뒷말이 나를 계속 괴롭혔고 상상 속에서 그 사람은 괴물이 되어갔다. 침대에 누운채 머릿속으로 할말 못할말을 다다다다 퍼부었다. '얼마나 상처를 받을지, 알아들을지 못알아들을지 상관없어. 이렇게 퍼붓고 말겠어.' 분노에 차올라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또 돌렸다. 아무리 반복해도 분노는 가시지 않았다. 복수심에 잡아먹힌 상태였다. 그만 생각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태로, 뜬 눈으로 그 새벽을 지나야했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
사울이 다윗에게 이처럼 집착했을까. 끝없이 죽이려, 없애려 쫓아다녔던 그의 인생은 온통 다윗에 대한 증오와 미움 뿐이었다. 사울은 왜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나? 그는 자신을 왕으로 세우신 하나님보다도 사람들을 두려워했다.(77p) 또한 하나님이 새로 세우신 왕 다윗을 시기했고, 자신의 왕위를 빼앗길까 불안해했다.(78p) 그래서 그는 다윗에게 집착했고, 오직 그를 없애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는 왕의 자리에 있었으나, 광야같은 삶을 살았다. 반대로 다윗은 광야에 있었으나, 왕의 삶을 살았다.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드는 사울에게 똑같이 대응하지 않았다. 그를 죽일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음에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알고, 사울을 죽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사랑했고, 그를 위해 수금을 연주했다.(121p) 자신에게 창을 던지려는 이를 위해 수금을 연주하던 다윗. 그것이 광야에서 왕의 삶을 사는 자의 모습이었다. 그는 사울을 깨뜨리기보다 자신이 깨어지는 것을 선택했다.(114p) 그렇게 그는 더욱 왕이 되어 갔다. 다윗이 왕의 삶을 살 수 있었던 순간들은, 사울이 아닌 하나님께 집중했기에 가능했다.
분노의 시뮬레이션을 멈출 방법이 없었다. 말씀 만이 답이겠다 싶었다. 벌떡 일어나 말씀을 묵상했다. 고린도전서의 한 분문이었다. 바울이 성도들에게 권면하는 글을 찬찬히 묵상하고 생각하다보니, 바울을 부르시고 나를 부르신 하나님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분 앞에 다시금 나의 나됨, 정체성, 모든 감정들이 정리되어갔다. 아무리 그치고 싶어도 그쳐지지 않던 분노와 복수심이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더 이상 그것이 나를 괴롭히지 못했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하나님은 나의 존재를 변화시키셨다.
그리스도인의 삶에 광야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하나님은 당신의 사랑하는 자들을 광야로 이끌어내시고, 그곳에서 당신의 백성이 되게 하셨다. 애굽에서 이끌어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리하셨고, 다윗에게 그리하셨으며, 인간의 몸으로 오신 하나님 당신께서도 그리하셨다. 광야는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다운 존재가 되게하시는, 왕의 삶을 살도록 부르시는 공간이며, 시간이다. 그대는 어떤 광야에 서 있는가? 가정에서, 직장에서, 공동체에서, 여러 관계 안에서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 고민하고 씨름하고 있다면, 먼저는 기뻐하라. 하나님께서 그대를 사랑하시어 광야로 이끄셨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광야에서 어떻게 다윗과 같이 왕의 삶을 살 수 있을까? 『광야를 걷고 있는 그대에게』(김유복, 죠이북스, 2020) 이 책을 읽어보라. 그대가 서 있는 광야의 곳곳에서 어느 길이 왕의 삶을 사는 길인지를 안내해줄 것이다. '광야에서 하나님만을 바라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세세히 알게 될 것이다. 필자 또한 책을 읽으며 누군가에게 사과의 카톡을 하고, 다시금 하나님을 바라보고, 결단하며, 위로를 얻었다. 그대에게도 이 책이 광야에서의 동역자, 우정의 공동체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의 하나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나, 그대로 있기만을 원치 않으신다. 그 하나님을 따라, 이 책과 함께, 광야를 왕의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