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육아가 되어
김정태 지음 / 홍성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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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육아가 되어’. 일단 제목에 끌렸다. 다 읽고 난 뒤 그 끌림에 후회했냐고? 전혀 아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깊은 울림을 얻고, 구렁텅이에 빠진 내 생각을 새롭게 해주었다. 사역하다가 육아에 전념한 아빠로서 느끼는 감정들, 생각들이 비슷한 상황인 내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의미 있어 보이는사역을 하다 도무지 의미가 보이지 않는육아로 뛰어들어 느꼈던 자괴감, 우울감, 외로움. 감정은 여전하지만 이 책은 내가 엄마모드로 좀 더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각 챕터의 전체적인 구성은 이렇다. 저자가 아이를 키우며 있었던 에피소드로 시작해 그와 관련된 성경 이야기를 해석하고 풀어준다. 이 분 설교가 듣고 싶을 만큼 성경 주해가 너무 이해하기 쉽고, 풍성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그 말씀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기억해야할 것을 짚어주며, 육아 라이프에도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구약에서 신약까지 곳곳의 이야기들이 우리 삶에, 육아에 녹아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육아를 하며 정말 힘든 것 중 하나는, 위에도 말했듯 의미 없어 보이는것이었다. 무언가 밖에서 일을 해야만 의미 있는 것 같고, 집에서 아이랑 둘이서 있는 시간은 의미 없다고 느낀다. 게다가 육아라는 건 전 인류가 다 겪어왔고 겪고 있는 일인데 무엇이 특별한가?’하는 병적인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매일 일기 쓰며 그 생각에서 벗어나려 애썼고, 교회 책모임에서 읽는 책들을 통해 생각을 새롭게 해왔지만 관성처럼 다시 돌아가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정리해오던 생각들이 가슴으로 내려온 느낌이다. 그 답은 관계에 있었다. 하나님은 나와 깊이 관계하는 아이를 보내셨다. 관계안에 겪는 소소한 일들은 더 이상 소소하지 않고, 부모인 나의 마음에 큰 의미가 된다. 하나님은 내게 그 관계를 선물하셨다. 우리 아이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특별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또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도 돌아보게 된다.


어제 책을 읽으며 마음이 좋아져서 일까? 오늘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행복했다. 많이 웃고, 많이 사랑한다고 하고, 힘껏 안아주었다. 육아에 지친 누군가에게도 힘이 되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의미를 찾기 힘들었던 내 괴로운 시간들은 지금 내 앞에서 웃고 떠들며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다. 바로 내 아이라는 모습으로 말이다. 내 삶의 공백, 그 모든 의미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 아이에게로 수렴한다.’(에필로그 중) 의미 없어 보이는 나의, 우리의 시간도 사랑하는 우리 아이에게로 수렴하고 있다. 그렇기에 결코 의미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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