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공황 시대. 제가 전혀 경험하지 못한 곳의 상황이지만 주인공인 엘사에게 왜 자꾸만 내가 투영되는지 .. 엘사가 답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온 힘 다해 응원할 수만도 없었다. 그저 묵묵히 읽어가며 그녀는 물론 그의 가족과 함께 그 공간에 머물렀고, 특히 엘사의 시어머니인 로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노트를 들고 적고 싶은 마음을 심어줄 만큼 진정 어른, 여자 어른의 말이었고, 함께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같이 따라다니며 나도 그 마음의 문장들을 대화로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계속 밑줄을 그었다. 엘사는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못난 딸이었다. 그녀의 앞선 생각과 행동들을 가족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이 생각을 나누며 사랑을 나눈 레이프. 그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그의 가족이 된다. 나름 신여성을 꿈꾼 그녀가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하고, 그가 살아가고 있는, 황폐한 텍사스 땅을 고집하며 살아가던 이유. 그런 그녀가 캘리포니아로 아이들과 함께 발걸음은 옮긴 이유.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까지 .. 이전의 용기와 꿈과는 전혀 다른 이 삶을 그 누구보다 용기 있게 묵묵하게 살아내는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가 독자인 저를 책에 집중하고 그녀의 삶에 대해 그 어떠한 말도 할 수 없게 한 바로 그 사랑의 힘이었다. 말도 안 되는 상황,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그 이유에 집중하며 충분히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