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 아저씨를 나는 기억한다. 어릴 적부터 TV 프로그램을 너무 좋아했다. 드라마도, 예능도 좋아했는데, 이유는 사람이었다. 각 개인의 이야기,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듣고 보고 싶었던 거였다. 예능보다는 드라마를 좋아했던 나를 예능을 기다리게 한 쌀집 아저씨. 특히, 이경규 님의 <몰래카메라>는 알고도 속는 바보처럼 TV 속으로 빠져들어 함께 가슴 졸이다 허무함에 웃곤 했고, <양심 냉장고>는 정말 선량한 시민이 나타나길두 손 모아 기다렸다. <!느낌표>를 보면서 우리 학교에는 아침밥 주러 오지 않나? 하며 은근히 기다리기도 했다. 이렇게 예능에 진심 다가갈 수 있었던 건 사람을 생각하는 휴머니즘의 마인드로 삶에서 답을 찾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를 웃게 하고, 우리의 일상을 비춰줌으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선한 영향력까지. 다소 무모하다고까지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의 진심에 우리는 지금도 그 방송들을 떠올리며 여전히 미소짓게 한다. 이웃집 아저씨와같이 푸근한 인상으로 우리에게 쌀집 아저씨라 불리며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물해 준 김영희 PD 님의 MBC에 입사한 조연출 시절부터 지금까지 방송 인생 35년 이야기. 쌀집 아저씨의 이야기, 참 유쾌하게 읽었다. 그 유쾌함이 진지함으로 잔잔하게 남는 듯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