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가족놀이 스토리콜렉터 6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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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내 모습과 내가 원하는 나 사이엔 얼마만큼의 괴리감이 존재 하는가.

평범해 보이던 한 가정의 아버지인 도로코다 료스케가 끔찍하게 살해되었다. 아내는 슬픔에 잠겼고 딸은 분노했다.

한편 경찰은 대학생 이마이 나오코 살해사건과 도로코다 료스케의 사건에 연관성이 있음을 밝힌다.

이들에겐 과연 무슨일이 있었나.


미야베 미유키의 가상가족놀이는 인터넷상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이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는, 일종의 역할극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중심의 세상에 살고있다. 역할극 놀이를 하던 가짜 가족과 진짜 가족 모두 서로의 존재여부를 의심했다.

그들은 '가상가족놀이'라는 거짓된 관계에 내면 깊숙한 곳에 숨긴 진실된 욕망을 드러낸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나누는 관계.

내가 원하는 나, 사랑받는 나, 확인받고 인정받고 싶은 나라는 인간의 존재감. 사람들은 익명성 앞에 지나치게 솔직해진다.


현대 사회에 가족이 갖는 의미는 대가족이 흔했던 시대와 비교하면 많이 퇴색되고 축소된 게 사실이다. 소설 속에도 등장하는 영화 '아메리칸 뷰티'는 가족의 붕괴를 그린 작품으로 미야베 미유키가 말하려는 바와, 현대 사회의 우리네 가족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친족간의 범죄가 횡행하며 자신만의 이익을 좇고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은 단순히 피를 나눈 존재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긴 어려워보인다.

남편의 지속된 외도로 크나큰 좌절을 겪은 도로코다 하루에만이 가족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욕망만을 좇으며 살아온 아버지 료스케, 가족이 와해되는 것을 알면서도 붙들고 있던 아내 하루에, 아버지가 가족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분노한 딸 가즈미. 그들은 어떻게 행동했어야 옳을까.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이 문제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고민해 봐야할 것이다.


나에겐 '화차' 이후로 두번째 소설인데 미야베 미유키의 전작 '모방범'과 '크로스 파이어'를 읽은 독자라면 이번 '가상가족놀이' 역시 한층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들의 생동감있는 캐릭터와 길지 않은 분량에 긴장감 넘치는 연극 한 편을 관람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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