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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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과 마침내 하늘을 날게 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빗어낸 추락. 그리스 신화 속 이카로스의 이야기가 매트 헤이그의 소설 <시간을 멈추는 법>에서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이야기도 아니며 영생을 다루지도 않았는데 소설 <시간을 멈추는 법>에는 굉장히 다양한 시대적 배경이 나온다. 그리고 그 어떤 로맨스 소설에서도 가히 최고의 나이차를 자랑할만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1581년생 톰 해저드다. 남들보다 15배의 느린 노화속도를 가진 그는 어려보이는 외모탓에 온갖 고초를 겪으며 자라야했다. 그것도 아주 더디게. 그러던 어느날 자신과 같은 이들로 이루어진 비밀스러운 단체를 만나게 되고 본격적인 유배생활이 시작된다. 안전한 삶을 보장받는 대가로 주어지는 약간의(?) 임무와 함께.




삶의 목적이란 무엇일까. 살아가는데 있어서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 따위 말이다. 소설 속 톰 해저드의 경우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억지로 삶을 이어가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난 뒤 삶의 목적은 딸 매리언을 찾는 것으로 정해진다. 자신의 자유를 내어주고 매리언을 찾기 위해 숨죽이고 살아가는 톰 해저드. 그가 꿈꾸는 평범한 삶을 소사이어티의 수장 헨드릭은 욕심이라고 일컫는다.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조언을 무시한 댓가로 이카로스의 날개는 불타고 물에 젖어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진정한 욕망은 자신들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거리낌없이 행하는 살인이라는 것을. 결국 이카로스는 누구인가.




재미있었던 것은 수세기를 넘나드는 사람 역시 하루살이 인생인 우리가 하는 고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미래를 걱정하고 두려워하면서도 또 사랑에 빠지는 것. 고로 이 이야기의 진정한 교훈은 나는 나답게, 현재에 충실하며 살아가라는 것이다. 과거에 얽매이지도 미래에 두려워하지도 않는 자만이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영원한 건 지금뿐이다.




순간 나는 깨닫는다. 다 부질없다는 것을. 제각각의 페이스로 나이가 들어도 상관없다는 것을. 시간의 법칙을 거스를 수 없다 해도. 앞에 남은 시간은 얼음 너머의 대륙과 같다. 그것이 무엇일지 짐작은 할 수 있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이라고는 바로 지금 이 순간뿐이다.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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