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당뇨병 식사 가이드 - 약이 되는 당뇨밥상
차봉수.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CJ프레시웨이 지음 / 비타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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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당뇨병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은 없지만 평소 건강식단에 관심 많았는데 당뇨병 식사가 건강 식단으로 짜여져 있어서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더군다나 가족 중에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어서 맛있고 건강한 식탁을 차리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의료진과 CJ프레스웨이가 공동연구한 당뇨병 식사 가이드는 당뇨밥상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고, 혈당을 조절하면서 맛까지 살릴 수 있는 조리법 안내,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 식단 및 도시락, 원플레이트 요리, 김치 등의 음식을 칼로리와 영양, 맛까지 고려하여 꼼꼼하고 자세하게 소개해 놓았다. 또한 피할 수 없는 외식을 현명하게 하는 법, 건강하게 조미료 사용하는 법 등 당뇨병 식단을 넘어 건강한 식단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정보도 함께 수록해 놓았다. 특히 '칼로리별 나만의 식단짜기'는 개인의 특성과 입맛에 맞게 식단을 구성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이를 참고하여 책에서 소개하는 식단과 먹고 싶은 음식 등을 혼합하여 다양한 식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잘 알지 못했던 당뇨병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고, 특히 내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알차게 짜여진 세끼 식단이다. 책을 읽고 먹어보고 싶은 식단을 체크해놓고 식사 만들 때 적용해보고 있다. 어떤 음식을 차려야할까 하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밥, 국, 반찬 등을 갖춘 알찬 식단이 가득하고 레시피도 비교적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식사 준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한 평소 해먹던 음식의 건강한 조리법을 다시 알게 되기도 했다. 평소에도 요리할 때 조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최고의 당뇨병 식사 가이드>에는 소금, 설탕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저열량감미료는 대부분 들어보지 못한 것들이었지만 앞으로 사용해볼 생각이다. 이 외에도 짠맛, 신맛을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낼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해놓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식사를 준비할 때 <최고의 당뇨병 식사 가이드>를 펼쳐놓고 조리법을 참고하고 있다. 할 줄 아는 음식이라도 조금 더 건강한 밥상을 위해 건강한 조리법으로 요리하고 싶기 때문이다. <최고의 당뇨병 식사 가이드>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좀 더 건강한 밥상을 원하는 사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식단을 짜는데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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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혁명 : 실용편 - 아토피안을 위한 쉬운 해설서
박건 외 지음 / 프리허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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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대인에게 아토피는 낮선 질환이 아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의료품, 화장품, 기타 생활용품도 많아졌고, 아토피 및 관련 피부질환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예전엔 아토피를 옮는 피부병으로까지 생각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요즘 초중고등학교에서 한 반에 몇 명씩은 이런 피부문제를 가진 학생이 있을 정도로 아토피 피부염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찾지 않아도 가족 중 한 명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어서 아토피 질환의 고통과 괴로움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겪고 있다. 꾸준히 한의원을 다니면서 관리하고, 약을 먹고, 음식을 조절하고, 집안 환경 및 몸에 닿는 것을 청결히 하는 등 아토피 증세가 호전되기를 바라면서 많은 노력을 하지만 완치가 어렵고, 쉽게 재발한다. 이런 동생에게 속설의 '~카더라'에서 벗어나 좀 더 정확하고 확실한 정보를 알려주고자 아토피 혁명을 읽게 되었다.

 

<아토피 혁명-실용편> 전에 <아토피 혁명>이라는 3권짜리 책이 나온 건 알고 있었지만, 읽을 기회가 없어서 실용편부터 읽게 되었다. 프롤로그에 서술한 것처럼 <아토피 혁명>이 대한민국의 모든 길을 표시한 전도라면, 실용편은 그 중 꼭 봐야 할 것, 꼭 먹어야 할 것 같은 포인트가 되는 것들을 모아둔 테마지도이다. 전도를 모두 보자면 어렵고 복잡하지만, 테마지도는 알리고 싶은 것이 눈에 쏙쏙 들어오도록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져 있다. 이처럼 실용편만 보아도 <아토피 혁명>의 중요한 점은 놓치지 않고 살펴볼 수 있었다.

<아토피 혁명>은 아토피의 원인을 과도하게 발생하는 열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른 아토피 치료 방법을 5단계로 구분해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아토피 치료에 있어 스테로이드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토피 관리법에서는 음식, 스트레스, 목욕법, 가려움 해소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유용했던 점은 상처난 피부를 회복시킬 수 있는 양배추팩, 오이팩과 같은 천연팩을 하는 방법과 아토피를 가진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가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약차와 약죽같은 방법들이다.

가려움 때문에 숙면에 힘들어하는 동생에게 바로 추천해줄 수 있는 방법이고, 만드는 방법도 상세히 잘 나와있어 바로 적용가능했다.

 

책을 받자마자 동생이 먼저 가져가서 읽어보고 <아토피 혁명>도 주문해달라고 했다. 자신에게 직접 관련된 것이라 그런지 꼼꼼히 읽고 자신의 상태와 비교해보는 듯 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완치가 어려울 뿐 완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몸의 열과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음식과 생활습관도 개선한다면 실용편의 사례처럼 건강한 피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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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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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페란테는 현재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여성작가로서 그 존재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한다. <홀로서기>를 통해 이탈리아 소설을 처음 접했는데,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의 탁월한 심리묘사가 보이는 작품이다.

어느날 오후, 점심을 먹고 나서 올가는 남편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처음엔 남편의 단순한 일탈 내지는 투정으로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다. 남편이 정말로 자신을 떠난 것을.. 그리고 자신은 홀로남겨졌다는 것을..

<홀로서기>는 어느 날 갑자기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가 혼자남겨짐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다시 살게되기까지의 과정을 격렬하고 적나라한 심리 변화를 통해 보여준다. 처음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 말을 믿지 못하고 남편이 다시 돌아올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다. 더 아름답고, 상냥한 아내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버림받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녀의 모든 것은 무너진다. 스물둘에 결혼해 자신보다 남편의 성공을 위해 살아왔으며, 두 아이를 낳은 이후로는 그녀의 삶은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 자신을 찾아보려 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점점 더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살아온 삶이 송두리째 부서진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올가는 맞닥드린 현실을 부정하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도 거부하며, 평소 사용하지 않던 거친 언어와 행동을 하는 등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자신의 지각력에도 의심이 생긴다.

 

'나는 책상에 앉았다. 어떤 확고한 생각으로 이곳에 왔는데 그게 무언지 더는 기억나지 않는다...(중략)...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그저 활자 위로 눈만 지나칠 뿐이었다. 내 안의 감성이 마비된 듯했다...(중략)...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변해버렸다. 아니, 언제부터 변했는지 알 수 없었다...(중략)...내 기억은 흐릿하게 변했고 그러다 완전히 황폐해졌다. 이제 망가진 시계는 멈추지 않고 무의미하게 째깍거리며 다른 모든 사물의 시간까지 파괴하고 있었다.'(153쪽)

 

그러던 어느날 올가는 늑대개 오토의 죽음과 아들 잔니의 아픔, 그리고 딸 일라리아의 모습을 통해 점점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정신없고 통제 불가능한 것 같은 일들이 연속해서 벌어진 날 올가는 거울을 보다 남편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자신의 모습과 실제 자신의 모습이 다름을 인식하게 되고 비로소 현실을 깨닫게 된다.

 

'거울은 내 상황의 일부를 복제하고 있었다...(중략)...나는 정면의 올가가 나라고 믿고 살아왔지만, 다른 이들은 두 개의 형상을 불안정하고 불확시라게 연결하면서,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전체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었다. 마리오, 특히 마리오에게 나는 내가 생각하는 올가의 모습, 중앙 거울에 비친 올가의 형상을 부여했다고 믿었다. 그런데 지금, 실제로는 어떤 얼굴, 어떤 육체를 그에게 부여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중략)...마리오에게 내가 한 번도 올가가 아니었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 불현듯 올가라는 삶의 의미는 사춘기적 감수성의 현혹이자 영속성에 대한 내 착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는, 내가 제대로 해내려면 그 두 개의 형상에 나를 맡겨야 했다. 그 둘을 분리하기보다는 하나로 모우고 차츰 거기서 신뢰하면서 나를 성숙시켜 나가야 했다.'(177쪽)

 

작가는 열쇠, 퇴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몰려드는 개미들, 의 모습을 통해 올가가 처한 현실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며, 늑대개 오토의 죽음을 통해 올가가 현실을 인식하고 과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남편에게 버림받고 자살한 한 여인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시키며, 그렇게 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남편에게 버림받은 이유를 스스로에게서 찾기 시작하다 결국 남편을 원망하는 단계를 거칠 때 올가는 과거의 어릴 적 환영 속 그녀가 되었다. 하지만 오토의 죽음을 통해 버림받았다는 현실을 깨닫고 온전한 '올가'로서 홀로서기를 한다.

 

'죽음이 임박한 오토의 고통을 지켜보며 지난 몇 달간 내가 겪었던 아픔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것은 비현실적으로 과장된 아픔이었다. 나는 방이 정돈된 모습으로 되돌아오고 조각조각 갈라져 있던 집의 공간들이 다시 이어지고 물렁물렁했던 바닥이 단단해지며 한낮의 뜨거운 햇살이 집 안 구석구석을 투명하게 비추고 있는 것을 느꼈다.'(210쪽)

 

상처입은 여성의 마음을 이토록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펼쳐보인 소설은 없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고통이 마치 내 고통인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 신랄한 묘사 이면에는 상처입은 마음의 회복과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주려는 따뜻함도 느껴졌다. 왜 이탈리아에서 한 남자에게 갑자기 버림받은 한 여인의 마음을 다룬 소설이 48주간이나 서점가를 석권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혹자는 이탈리아인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감성이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올가의 마음 속 목소리에 한국의 현재에 살고 있는 나 역시 보다 잘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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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비틀 Mariabeetle - 킬러들의 광시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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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슬럼버의 명성에 힘입어 이사카 고타로의 마리아비틀을 읽기 시작했다. 골든 슬럼버를 영화로 보거나 책으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이사카 고타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오래간만의 역작이라고 해서 이번에야말로 그의 작품을 읽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리아비틀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은 아니다. 마치 만화에서 등장할만한 인물설정과 구성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속 20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열차에 나름대로의 사정과 목적을 가진 킬러들이 모여들고  우연과 필연이 겹쳐 계속 사건이 벌어진다. 이예 비례하여 시체의 수도 늘어나고 사건은 점점 더 꼬여만 간다. 이런 만화같은 구성이기 때문에 책장은 쉽게 넘어가고 그래서? 라는 생각에 앞의 내용도 궁금해지지만 왠지 현실감 없는 전개에 이야기에 푹 빠지긴 어려웠다.
이사카 고타로는 이야기 속에 현실 속의 문제와 여러 지식들(특히 심리학)을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 직접적으로 설명하거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이런 지식들이 이야기에 다채로움을 주고 인물의 행동을 보다 잘 설명해줄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지식을 말하는데 너무 많은 페이지를 잡아먹어서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엔터테이먼트 소설에 무게를 주려한 듯한데 너무 과해서 이야기와 잘 섞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각기 다른 뚜렷한 성격과 행동으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왕자'는 무조건적인 악의로 똘똘뭉친 어린 사이코패스를 보는 것 같다. 왕자는 세상의 모든 악을 끌어모은 듯한 성품을 지녔지만 외모만큼은 천진하고 사랑스럽다. 일반적이지 않은 이런 설정이기 때문에 왕자가 행하는 여러 못된 짓을 보면서 왕자에게 더욱 분노하고 그 악의가 더욱 느껴졌다. 왕자 때문에 다른 인물들에게는 더욱 쉽게 애정을 느끼고 다치거나 죽을 때 더 안타깝지 않았을까?
 
마리아비틀은 오락소설답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본만화같은 구성과 등장인물은 책에 몰입하는데 어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 점이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하다. 마리아비틀은 '그래스호퍼'의 후속작 격이라고 하는데 마리아비틀에 까메오격으로 출연했던 학원강사와 푸쉬맨, 말벌을 만나기 위해서 언젠가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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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성이 간다 - 신주쿠 구호센터의 슈퍼히어로
사사 료코 지음, 장은선 옮김 / 다반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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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과연 현수성이란 사람이 누구인가? 라는 호기심때문이었다. 일본에서 현수성이란 인물에 대해 많이 다뤘다는데 왜 나는 한번도 그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을까? 과연 그는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삶을 살았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랬기 때문일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현수성이란 사람을 어디 한번 보자!! 라는 마음으로 평가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책을 읽으면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현수성이 간다는 현수성이랑 인물을 미화하거나 영웅으로 만들기 위한 책이 아니다. 그저 최악의 환경에 놓여있단 한 인간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강해져야 했는지를 과장없이 담담하게 보여준다. 현수성이 살아온 과정을 살펴보면 그가 처했던 환경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어쩜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런짓까지 할 수 있을까 싶은 대목도 있다. 하지만 현수성은 담담히 얘기한다. 자신은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시간에 대해 후회하거나 죄책감을 가지진 않는다고.

 

현수성이 간다를 현수성의 삶의 연대기 형식으로 서술했다면 아마 과거의 삶을 읽다가 거부감에 책장을 덮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인 사사 료코는 현재 신주쿠 구호센터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는 현수성 소장의 에피소드와 그의 과거를 잘 엮어 현수성이란 인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언뜻 보면 냉정하고 이해할 수 없는 구호방식도 있지만 이는 현수성 소장의 삶의 경험에서 나온 효과적인 구호방법이다. 소위 말하는 밑바닥 인생을 살아본 사람으로서 나오는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해결방법인 것이다. 현수성은 5살 때 자신은 스스로 보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닳은 이후로 현실과 타인을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신주쿠 구호센터를 열기 전까지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을 파악했던 그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구호센터를 찾아온 사람들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신주쿠 구호센터를 찾아오는 다양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은 법의 도움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거나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다. 9년 동안 현수성 소장만의 방법으로 약하고 힘없고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 남을 돕는 것이란 무언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혹시 누군가를 동정한다면 평생 돌봐 줄 각오로 해. 구해 주고 싶다면 평생 같이 있어주고. 못 하겠지? 못 하겠다면 그런 어중간한 동정은 하지마. 그게 얼마나 잔인한 짓인지 잘 생각해 보라고."(p52)


 

자신을 그리 좋은 사람이라 말하지 않는 현수성 소장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를 참 좋은 사람이라 말한다. 과거 인부회사를 운영했을 때도 현수성은 자신의 좋지 않은 모습만 말하지만, 주변인들은 그는 좋은 점이 훨씬 더 많은 사람이라 말한다. 어찌보면 현수성은 법으로 보호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의 좋은 점은 감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신주쿠 구호센터를 세워 많은 사람을 돕고 있는 현수성 소장을 알리는 책만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남을 돕는다는 것, 봉사, 나아가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책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면 소중한 누군가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 현수성이 간다가 바로 그 책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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