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에를 위한 꽃
안토니아 케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책방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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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우는 건 수컷의 당연한 본능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59살의 리차드는 30년을 같이 살았던 에린느에게 버림받고 불쑥 은퇴 후 모든 것을 뒤로하고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처음엔 캐나다로 가고 싶었지만, 우연히 '레스파동'이라는 노인센터의 전화를 받고 목적지를 그 곳으로 바꾼다. 목적지가 같은 존존이라는 남자와 카풀을 하게 되는데, 가는 길에 기묘한 토네이도를 만나게 된다. 목적지에 도착 후, 노인센터에 익숙해져갈 쯤, 그는 파티에서 존존의 조카인 조에를 만나게 되고 한눈에 반하게 된다. 토네이로도 대피령이 내려진 김에 조에와 여행을 떠나게 된 리차드와 조에에게 속수무책으로 빠져들게 된다. 조에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수록, 그녀를 더욱 사랑하게 될수록, 리차드는 그녀가 떠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쳐다보는 남자들을 질투하며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조에를 떠나보려 몇번이나 시도하지만 결국 다시 그녀에게 돌아오게 되고 결국 남은 생을 그녀와 함께하기로 한다.   

<조에를 위한 꽃>은 나이든 남자의 지식에 반했다고 하며 그의 육체를 탐하는 22살의 조에와 그런 그녀의 아름다움을 사람하게 된 59살의 우울증에 걸린 남자의 예측불가능한 로드 여행기라고도 할 수 있다. 리처드는 은퇴 후 도피처로 삼았던 노인센터가 있는 섬에서 아름답고 제멋대로인 어린 아가씨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국 그녀와의 삶을 위해 도피했었던 원래의 삶으로 돌아온다. 생의 마지막을 맞는 장소에서 붉은 정열을 가진 꽃처럼 아름다운 조에를 만나 다시 삶이라는 전쟁터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은 22살의 젊은 작가 안토니아 케르의 첫 작품인데, 소설의 화자는 59세의 남자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마치 중장년 남성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울증과 회의에 시달리는 늙은 남자의 삶과 고민이 잘 표현되어 있다. 반면 문체에서는 개성적이고 자유로우면서도 톡톡튀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사회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중년 남성의 삶과 고민을 위트있고 발랄하게 잘 엮어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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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마리 개미
장영권 옮김, 주잉춘 그림, 저우쭝웨이 글 / 펜타그램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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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2008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 특별상"

<나는 한 마리 개미> 이 한 권이 책에세 수여된 찬사이다. '개미의 잠꼬대'라는 원제를 가진 이 책은 글만 읽는다면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간결한 글이다. 하지만 그 간단한 말에 담겨있는 깊은 의미와 글과 함께 놓여있는 그림의 여운은 가슴 속에 깊이 남는다. 그림책처럼 보이는 <나는 한 마리 개미>를 펼쳐든 순간 이 책이 세상에서 가장 이름다운 책임에 저절로 동감하게 된다. 

너무 작아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지 않으면 알아채기도 어려운 개미, 심지어 벌레라고 생각하고 쉽게 그 생명을 뺏게 되는 개미. 그 개미 한 마리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개미 한 마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인간인 우리들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모험, 욕망, 욕심, 외로움, 우정, 자존, 죽음 등 인간 삶의 면면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글은 책의 귀퉁이에 작은 글씨로 써져 있다. 아니 그려져 있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다. 글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그림을 통해 짧은 글귀가 더 잘 와닿았으며, 그림 또한 무척 아름다워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으며 그림체는 매우 사실적이어서 흡사 책 위에 개미가 기어다니는 듯했다. <나는 한 마리 개미>를 읽다가 책상 위에 놓아두었는데 그 옆에 서서 이야기를 하던 동생이 실제 개미가 기어다니는 줄 알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실로 글, 그림, 여백이 잘 어우러져 눈과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한국어 글 아래 중국어 원문이 쓰여져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감탄했던 부분 중 하나가 번역이었는데, 중국어를 조금밖에 하지 못하지만 원작의 의미를 잘 살린 번역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문을 함께 보지 않아도, 한국어 번역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글이었다. 좋은 번역이 있어 한국 독자들에게 <나는 한 마리 개미> 원작의 매력이 잘 전달될 수 있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제일 마지막 페이지는 여백이다. 작가는 책을 읽고난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개미를 그려넣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적어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남겨놓았다. 이 세상 개미 한 마리, 한 마리들의 이야기를 모아 언젠가 <나는 개미 한 마리>의 다음 책을 만들어질 것이다. 언젠가 한국 독자들만의 개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살면서 욕심과 이기심이 생길 때, 혼자라고 느껴질 때, 삶이 외롭고 무서울 때.. 아름다운 책 속의 작은 개미 한 마리의 잠꼬대가 생각날 것 같다. <나는 한 마리 개미> 앞으로 두고두고 보게 될 책이 한 권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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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한 달 살기
김상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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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를 꼽을 때 꼭 들어가는 도시 중 하나가 베니스이다. 대학교를 마치고 간 유럽배낭여행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나라가 이탈리아였는데, 베니스는 배낭여행의 마지막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첫번째로 간 도시였다. 무더운 8월의 여름이 지나갈 때쯤이었는데, 1달여의 배낭여행에 지쳐 휴식이 필요했을 즈음이었다. 베니스에서 목표는 단 하나 '현지인처럼 생활하기'
고불고불한 골목길에 있던 호텔에서 짐을 놓고, 지도도 없이 빈손으로 슬리퍼를 끌고 여기저고 헤메고 다녔더랬다. 배고프편 맛있는 냄새가 나는 피자가게에서 피자 한 판을 사서 길가에 털썩 주저앉아 거리악사의 연주를 들으며 여느 레스토랑 못지 않게 맛있는 식사를 했으며, 무작정 길을 걷다 헤메기도 했으며, 산 마르코 광장을 비롯한 여러 문화재 및 관광지를 둘러보며 감격에 젖기도 했고, 곤돌라를 모는 멋진 남자들을 보며 정말 베니스구나~ 라는 기쁨에 젖기도 했다. 

김상아의 <베니스 한 달 살기>를 읽는 내내 베니스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베니스와 비교하며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고, 잊어버렸던 곳과 가고 싶었던 곳들도 그녀와 함께 마음껏 둘러볼 수 있었다. <베니스 한 달 살기>는 여행 에세이와 여행 안내서를 겸하고 있는 책이다. 실제 베니스에 살았던 1달여의 시간을 그녀와 함께 느껴볼 수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로는 다시 여행을 가려고 할 때 필요한 정보들도 얻을 수 있었다. 여행 준비 전 집구하기, 준비물품에서부터 베니스의 교통, 관광지, 맛집, 주변 몇몇 도시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정보를 정리해놓았다. 알기 쉽게 주소, 전화번호 및 인터넷 주소, 역사지리적 배경, 가격, 관광 시 유용한 팁, 조심할 점 등을 사진자료와 함께 실어놓았는데 에세이적인 부분과 함께 잘 배치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베니스에 여행간다면 그녀의 책 한권만 가지고 가도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실제 위치가 그래픽화되어 표현되어서 그림만으로는 정확한 위치를 알기 어려운 점과 내용과 사진이 다른 페이지에 있고 사진에 대한 설명이 없어 내용과 사진을 매치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몇 군데 있었다. 하지만 위치의 경우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베니스에 도착해서 골목하나까지 정확히 표현된 관광지도를 구입해도 될 것이고, 관광지의 정확한 주소가 책에 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찾아보아도 될 듯하다. 

캐나다 관광청 등에서 관광부분의 일을 했던 경험 때문인지, 그녀의 여행기는 맛깔스러웠고, 알찬 여행정보로 가득했다. 언젠가 베니스에 다시 가게 될 때 <베니스 한 달 살기>는 내 배낭에 꼭 들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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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버 머시 폴스의 늑대들 시리즈 1
매기 스티브오터 지음, 안나량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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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 폴스에 사는 한 소녀가 늑대에게 끌려갔다 돌아왔다. 그 소녀(그레이스)는 늑대무리의 노란 눈을 가진 한 늑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이후 겨울이면 그 늑대는 항상 그녀를 지켜보고, 소녀 또한 늑대를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동급생이 늑대에 물려 죽임을 당하게 되고, 대대적인 늑대 사냥이 시작된다. 자신의 늑대가 걱정되던 찰나 그녀의 집 앞에 노란 눈을 가진 한 소년(샘)이 쓰러진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소년은 바로 그녀의 늑대였다.

 

한동안 대대적인 인기를 구사하던 '트와일라잇'에서 뱀파이어를 늑대로 바꿔놓은 것 같은 소설이다. 책 소개에서도 '트와일라잇' 세대를 위한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을 정도로 <시버>는 '트와일라잇'과 같은 로맨스판타지 소설이다. 그 세대는 아니지만 '트와일라잇'을 재미있게 읽었던 나는 비슷한 내용의 소설을 몇 번 더 읽었었다. 하지만 <머시 톰슨>시리즈를 제외한 대부분의 책은 10대를 위한 판타지 소설 그 이상은 아니었다. 이런 소설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던 참에 트와일라잇'의 감성과 비슷하지만 흥미롭게 읽었던 '문 콜드-머시 톰슨 시리즈'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이형인간인 늑대인간에 대해 다르게 접근하고 있는 소설이라고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손에 들자마자 한번에 쭉 읽어버릴 정도로 괜찮은 소설이었다. 뛰어난 상상력과 문체를 가진 소설은 아니지만 트와일라잇과 머시 톰슨 시리지의 장점을 영리하게 잘 섞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늑대에 물렸었고, 이후 비상한 감각을 가지게 되었으며 늑대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애정을 가지고 있는 소녀와 인간으로 살고 싶었지만 늑대인간이 되어야 했고 인간으로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조금밖에 가지지 못한 소년의 만남은 사랑스러웠다. 또한 늑대인간을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입장-추위가 변화를 촉진하며 늑대로 변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치료될 수 있다고 본 것도 신선한 해석이었다. 각 장마다 소년과 소녀의 시점이 번갈아 전개되고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소년 소녀가 주고받는 사랑이야기를 듣는 기분도 들었다.

이 책은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있고 <시버>는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이다. 앞으로 영화로 제작될 거라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가 영상화된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 것을 보면, 분명 많은 이들이 <시버>의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고 영화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 책 제목인 Shiver(한기)처럼 겨울의 매서운 추위가 오면, 어디선가 늑대들의 합창이 들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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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흰죽 가게 - 중국 최고의 이야기꾼 스제천 스님의 유쾌발랄한 영혼 치유서
스제천 지음, 이경민 옮김 / 모벤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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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스트레스로 먹는 것이 편치 않을 때 생각나는 흰 죽 한 그릇처럼 이 책은 삶에 지치고 욕심에 휘둘리는 나 자신에게 주는 부담없는 흰죽같은 책이다. 요즘 주변의 번잡한 일들로 마음이 복잡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로 항상 짜증을 달고 살았다. 결국 주변사람과 다투게 되어 화도 나고 속도 상했을 때 <스님의 흰죽가게>를 읽게 되었다. 지친 몸에 평온을 주는 담백한 흰죽 한 그릇처럼 스체천 스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조금씩 지친 나를 일으켜세워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의 저자인 스제천 스님은 12살 때 어머니에 의해 버려지다시피 절에 맡겨진 이후로 스님이 되었다. 그가 있는 천명사의 스님들은 불경이나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을 얻기를 즐기는데, 스제천 스님은 이러한 이야기와 깨닮음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인터넷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 이 글은 곧 전세계의 6억 독자의 마음에 닿게 되는데 <스님의 흰죽가게>는 그 중 49가지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스제천 스님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주로 불교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경전의 내용을 풀이하기 보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보다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경전을 현대적인 어휘를 사용하여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로 재구성하고 있다. 마치 사랑방에서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듯 먼저 이야기를 하고 뒤에 짤막하게 스제천 스님이 이야기를 통해 깨달은 내용을 적어놓았다. 그 내용은 쉽게 이해되는 것도 있지만 여러번을 읽어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어떤 내용이던 읽으면 읽을수록 깊게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그림 또한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스제천 스님을 나이가 지긋한 분이거나 적어도 중년의 나이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님의 나의 불과 29살. 간결하지만 통찰력있는 글로 삶과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글을 쓰는 사람이 젊은 청년이라는 사실이 상당히 놀라웠다. 어쩌면 젊음이 주는 순수함과 새로운 시각에 구도자의 길을 걸으면서 긴 시간 생각하고 고뇌했던 시간이 더해져 독자들의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스제천 스님이 서두에 밝힌 말처럼 이 책은 스님이 오랜시간 생각하고 고민해서 얻는 깨달음을 속성으로 알려주는 '단기 완성 깨달음', '속성 지혜 터득법'이다. 스님이 전해주는 흰죽같은 부담없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역지사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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