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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사회 ㅣ 이반 일리치 전집
이반 일리치 외 지음, 신수열 옮김 / 사월의책 / 2015년 12월
평점 :
지엽적인 의문이다.
이반 일리치 전집에 그 외의 저자가 섞여든 책을 발간한 연유가 궁금했건만, 원서 발행인의 언급과 전집을 발간한 통상적인 이유만 있을 뿐이다. 전문가 비판은 일리치의 주요 주장 중 하나니 비슷한 입장인 저자들을 한데모아 여러 위치에서 전문가 사회를 살펴보고자 의도했나? 글쎄. 만약 그렇다면 단행본으로 별도 출간하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추측건대 판권 계약때문이 아닌가 싶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여하튼 '전문가들의 사회'를 굳이 전집에 집어넣을 필요가 없다고 보며 그의 글에 집중하려는 누군가는 1장만 읽어도 되겠다. 그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를 보거나 읽을 예정이라면 이 책은 손대지 않아도 무방하다.
시작은 일리치가 개괄한 후, 그 외의 저자들이 의료, 서비스, 사법 등 각 분야를 세부적으로 분석해가며 비틀린 구조와 체제를 폭로하며 전문가 집단을 공격한다. (예수와 12사도?) 전문가 집단이 자신의 이권을 모두가 당연시 여기게끔 세뇌시키는 과정은 적극적으로 동의하나, 그들의 연구와 업적으로 얻은 사회의 혜택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의학이 인류의 평균수명을 연장시킨 바는 명약관화하므로. 하여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이라면 전문가의 의견을 믿되, 일말의 의심은 남겨야 하겠다. 전문가 권력 구조를 인정해야 하는 어설픈 누더기 해결책이지만 말이다.
p.s.
유사한 주제를 다루는 여러 저자를 한데 모아 읽으니 새삼 일리치의 필력에 감탄하는 건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