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잊혀진 것들의 도시 ㅣ 일인칭 4
마시밀리아노 프레자토 지음, 신효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월
평점 :
책의 시작은 한 소녀의 이야기에서 부터이다. "샤로 가세요"(프롤로그)
그리고 책장을 넘겨보면 이상한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이 도시 속 어떤 인물이 나타난다. 바로 까마귀.
그 까마귀가 샤의 주인이고, 샤가 바로 "잊혀진 것들의 도시"인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책 소개만 보고, 주인공인 까마귀의 성장이야기가 나오는 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책장을 넘겼는데,
너무나도 다른 전개로 흘러가고 있어 깜짝 놀랐다. 필자가 생각하는 그림책의 좋은 점은 특별한 상상을 하지 않아도, 그림을 통해 상상력을 자연스럽게 깨워주고 있다는 것. 근데 이번 작품은 상상력을 깨워주지만 기존에 읽었던 책에는 그림 이외의 상상력이 펼쳐졌다면 이번에는 그림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상상력을 깨워주는 것같다.
잊혀진 것들이 있는 보물창고를 닦아주고,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는 말들을 병에 담아두고, 또 그 병의 마개를 열어 병 속의 말들을 날려보내며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그 것을 유령들에게 먹이로 주는 것 등 까마귀는 이 곳에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었다.
이런 일들을 하는 까마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지낼까? 외롭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처음에 읽었을 때, 필자는 이 책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까마귀 입장에서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일상을 따라가기에 계속 책장 앞으로 왔다갔다 해야했고, 책 속의 주인공은 까마귀지만 책 속의 문장들은 까마귀를 바라보는 사람의 시점으로 이어진다. 그 책 속의 "나"가 누구일까 생각도 해보고, 책 속의 배경이 밤이라서 아침은 없는건가? 이 모든 일을 하루만에 다 하는건가? 라는 추측도 하기도 말이다..
그래도 이 책이 그림책이기 때문에 그림이 그런 상상력을 더 일깨워주는 것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만약 그림이 없는 소설로 구성이 됐다면 조금 더 난해하게 느껴졌을 것같다.
하지만 필자가 이 책을 좋아했던 이유는 오래전부터 간직했던 기억을 잊혀진다는 것이 아닌 흘려보낸다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림책이기 때문에 쉽게 휘리릭 읽는 그런 책이 아니라 문장의 의미를 새기며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