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바다 - 향기로운 포토 에세이 1
김연용 사진과 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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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등학교 3년 내내 나를 기다리며 파란 프라이드로 나를 '모셔오고 모셔갔던(?)' 아빠, 휴대폰이 없던 시절 비가 온다는 뉴스만 듣고 우산을 들고 2시간을 내내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아빠, 이 세상을 뒤로 하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나를 기다리다 가신 아빠. 아빠는 내게 '기다림'을 가르쳐주시려 했나? 아빠는 그렇게 마지막까지 나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모든 걸 견뎌야지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아버지는 늘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어른이 되기 위해, 바다를 향해 첫발을 내딛습니다."

 

음력 1월 1일, 이 책을 읽었다. 아빠 없이 두 번째 맞는 설에 이 책을 읽었다. 채 200페이지도 안 되는 이 작은 책이 참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 한없이 뛰어다니는 '바다'나 그 '바다'와 나란히 앉아 한곳을 응시하는 아빠의 모습이나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아들의 마음이나... 책은 이래서 읽나보다 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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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연이다 - 귀농 부부 장영란·김광화의 아이와 함께 크는 교육 이야기
장영란.김광화 지음 / 돌베개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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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들어 귀농에 대해 조금씩 생각해보게 된다. '서울촌놈'인 나에게 고향은 서울이다. 그래서 서울을 떠나 산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도 잘 모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런 내가 귀농에 대해 조금씩 눈을 돌리고 있다. 물론 아직도 그 길이 완전한 내 길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아이들은 자연이다>를 읽으며 좀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과 표지는 자연에서 키우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어른인 나를 돌아보게 하는 요소들이 곳곳이 담겨 있다. 살아있는 생명이라며 뱀을 죽이지 못하게 하는 상상이를 보며, 앵두 한 알을 입으로 따 먹는 탱이의 모습을 보며,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이 든다는 그들의 생활을 보며,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개구리를 처음 보던 때, 그것도 옆 짝꿍이 조그만 병에 담아왔던 개구리가 떠올랐다. 어찌나 신기했던지 수업시간 내내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곤 했었다. 며칠 후 개구리는 죽었고 그 후 나는 중학교 생물시간 개구리 해부 시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개구리를 보지 못했다. 

탱이네 식구들은 잘 사는 것이 뭔지, 잘 배우는 것이 뭔지를 조금씩 조금씩 가르쳐준다. 머리로 살아오던 내게 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가르쳐준다. 몸으로 배운 지식은 몸에 밴다는 것이다. 헤엄치기가 그렇고, 자전거타기가 그렇듯이. 나는 얼마나 '내 몸'으로 살아왔을까. 머리 굴리는 일만하며 살아왔다. 나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자연이었음을, 아니 지금도 자연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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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1부 세트 - 전4권 - 지리산의 작두 허영만 타짜 시리즈
허영만 그림, 김세영 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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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만화중독에 빠졌다!


선물로 책을 해주겠다던 그의 말에 좋아라했지만,


막상 만화책을 선물로 받았을 땐 약간 시큰둥. 그런데 타짜는 그냥 만화가 아니었다. 완벽한 드라마, 영화를 보는 듯한 만화였다!!! 전체 20권이 넘는다고 한다. 20여권의 책이 내 책장을 점령할 그날까지 당분간 나의 중독은 계속될 것 같다.

 

짜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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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즐거움
김경집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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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무 살 때는 지금 이 순간이 인생의 꽃이라 여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하물며 나이드는 것이 즐겁다고 여겼던 적은 결코 없었다. 그저 그 순간이 힘겹고 괴롭고 어느 한순간 ‘늙은 순간’이 없었건만 한 살 한 살, 한해 두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두렵기만 했다. 앞으로 닥쳐올 시간들이 두려웠던가 보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지금, 예전에 내 인생의 선배들이 30대와 40대가 인생의 꽃일 거라며 그때가 되면 알 거라며 나를 토닥거렸던 그때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나이듦의 즐거움’은 그때가 되어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다. 저자가 일상 속에서 포착한 아주 작은 감정들에 나는 온전히 공감한다. 예상치 않았던 안경과의 동거도, 가족과의 사진 속에서 언제나 부재중인 자신의 모습도, 저자는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앞으로는 덜 외롭고 덜 힘들 거라는 희망이 보인다. 아직도 꺼지지 않은 채 남아 나를 괴롭히고 있는 혼돈의 감정이 시간이 지나갈수록 잦아들 거라는 생각을 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끝으로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몇 장 읽어보고는 저자의 필력에 놀라서 다시 한 번 저자의 프로필을 읽게 되었다. 처음 내는 책이라고 하는데 인생에 대한 내공과 글솜씨가 만만치 않은 작가다. 점점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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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는 인생 - 개정판
성석제 지음 / 강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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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그의 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성석제 그의 글은 깊은 밤 혼자 낄낄거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할 만큼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야달’(읽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에서 미친 듯이 혼자 웃었고, TV드라마 <전원일기>를 <저녁연기>, 빨대 스트로를 스트롱이라고 ‘자신있게’ 발음하는 박사님의 등장에 나는 책을 덮고 말았다. 더 읽다가는 밤을 꼬박 샐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요즘 흥미로우면서도 약간은 엽기적인, 그렇지만 나름대로의 작품성과 신선함을 지닌 작가들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어 소설을 즐겨읽던 독자로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소설은 너무도 지루했고 너무도 사변적이었다. 아마 그 고리를 끊으려고 했던 작가가(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성석제가 아니었나 싶다. 내가 읽은 성석제의 글은 언제나 즐거웠다. 그의 작가적 감성에 ‘읽는 우리’가 늘 자리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침대맡에서 읽는 즐거운 소설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피로회복제와도 같다. 즐거운 인생, ‘재미나는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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