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음으로부터 배운 것

내가 죽음으로부터 배운 것
데이비드 R. 도우 지음, 이아람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6월

살면서 많지는 않지만 몇몇 죽음들을 옆에서 경험하면서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한 기분을 느꼈었다. 그리고 이런 기억들은

지금도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생생히 남아있다.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사람들은 아직까지 죽음의 이전보다는 죽음 이후의 대해서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듯 하다. 종교에 기인한 전통적인 관습은 사후세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끔 하였고 결국 죽음 이전의 시간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미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치료비가 여유가 있는 이상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당연시 되었었다.

이런 나의 고정관념에 변화를 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포스트잇이 책의 상하를 덮을 정도로 생각할 거리와 인상 깊었던 내용들이

많았다. 죽음에 대한 타인의 관점, 당사자의 관점 그리고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 관계들, 상당히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흥미롭게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사형수의 변호를 맡고 있는 주인공과, 사형을 앞둔 사형수, 죽음의 문턱에서

갈등한느 주인공의 장인어른, 아버지를 사랑하고 끈을 놓고 싶어하지 않은

주인공의 부인, 오랜시간 함께 했었던 애완견의 죽음 등 다양한 등 죽음을

앞둔 당사자와 주변사람들간의 이해관계, 심리적인 변화들을 저자는 사실에

기인하여 매우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특히 주인공의 장인어른이 직면한 시한부 인생을 두고 짧은 시간이지만

사람다운 시간을 보낼 것인지, 지속적 치료를 통해 사람다운 시간을 보내지는

못하지만 가족들의 만족을 위해 억지로 삶을 연장시킬 것인지에 관한 부분은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준다.

인간이자 한 삶을 살고 있는 독자로서 이런 이해 관계들을 통해 죽음에

관한 생각과 내 삶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 할 수 있었던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