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식 사랑의 역사 - 몰리에르부터 프루스트, 랭보, 사르트르까지 작품으로 엿보는 프랑스인들의 사랑 이야기
메릴린 옐롬 지음, 강경이 옮김 / 시대의창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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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수많은 유럽여행객들이 에펠탑 사진을 찍고 몽마르뜨 언덕의 까페에서 차를 마시며 루브르 박물관을 가는 이미지는 널려있다.

프랑스가 낭만과 자유의 나라라는 도식은 이제 식상할 정도지만 우리는 프랑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프랑스라는 나라를 이해하는 데도 꽤 유익한 책이다.

중세시대부터 현대에 걸쳐 프랑스의 회화,인물,역사,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랑에 대해 얘기한다.앞부분은 고전에 관한 내용이라서 나는 뒷부분의 프랑스 현대의 사랑부터 역순으로 읽었다. 하지만 중간 중간 랭보나 레즈비언의 사랑, 스탕달 등의 큰 주제별로 엮인 목차도 있으니까 개인적으로 특별히 관심가는 부분이 있다면 먼저 선택해서 읽어도 전체적인 책 내용을 이해하는데 무방하다.

주제가 '사랑'이라해도 어찌됐든 인문학적 관점으로 쓰여진 책이니 어려운 단어들과 딱딱한 문체로 쓰여져 있을 것이고 해박한 배경지식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무척 재밌었다.

'사랑'이라는 주제가 인류가 오랫동안 고민해왔으며 여러 변천사를 거쳐 온 만큼 현재 우리와 사랑하는 모습과 닮은 모습도 여럿 있었고 이해하긴 힘들어도 매력적인 사랑형태도 있었고 고민해볼만한 진보적인 시도도 있었다.

어느 목차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속도감 있게 읽히며 각각 실제인물 혹은 고전작품을 예로 들어 프랑스 당대의 사회상, 연애상을 흥미롭게 풀어간다.

책을 다 읽고 나선 프랑스란 나라, 뭘까 하며 지금까지 자신의 머릿 속에 축적해온 프랑스에 관한 지식들과 견주어 보게 된다.

살아가기 힘든 세상 속에 혼자 버텨야 할 때, 그나마 우리가 희망적으로 기다릴 수 있는 것은 낭만적 사랑이 아닐까.

읽으면서 젠더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부분도 있어서 글쓴이를 확인해보았더니 여성주의 작가로서 연구하고 글을 써온 사람이라 반가웠다. 사랑은 남녀노소 누구나 겪게 되는 고통과 기쁨이지만 사랑이야말로 젠더 감수성으로 봐야할 주제이지 않은가.

글쓴이가 재밌게 쓴 내용들을 이렇게 쉽고 막힘없이 읽을 수 있다니 번역가에게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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