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기억 극장 - 제13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15
최연숙 지음, 최경식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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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난 듯 우크라니아 전쟁이 한창인 요즘

매우 흥미로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여전히 휴전 중인 우리의 현실과 더불어 광복절 의미를

입체적으로 조망해 보게 하였기 때문이다.



 

나쁜 기억을 지우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정신적 상처를 크게 받은 인간의 뇌는

방어기제를 작동해 무의식 깊은 곳에 기억을 가두어 두기도 한다.

그 결과 원인 모를 신체적 고통에 시달리게 되고 히스테리 발작마저 일으키게 된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작가는 어찌 보면 한 개인, 인간의 정신적 문제로만 치부될법한 이 현상이

역사와 국가 공동체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일임을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이 심오하고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를

우리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상처와 트라우마인 일제 강점기

시대와 엮어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 갔다는 거다.

그것도 아이들의 시선에서 말이다.



 

다분히 무겁고 어려울 수 있는 소재와 주재임에도 책은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이다.

안정된 문장과 서사를 끌어가는 작가의 내공 덕분에 어느새 몰입하게 되고

그림 비중을 높인 독특한 판형의 책 만듦새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들여 그린 삽화로 어린이 독자를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그림이

잘 받쳐주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데 크게 한몫을 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역사 왜곡도 모자라 잊을만하면 해괴한 망언으로

우리의 속을 뒤집어 놓고 중국 역시 동북공정으로

호시탐탐 정신적, 문화적 찬탈을 꾀하는 요즘이다.

강대국 사이에 끼인 우리 처지에서 본다면 우크라이나 사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현실인 셈이다.

바로 그러한 시점에 나온 책이어서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이 책의 세 번째 매력은 단순히 우리를 점령했던 일제에 대한 원망과

복수에 대한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시 침략전쟁에 동원되었던 일본군인 역시 피해자임을 보여준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기억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직면하지 않으면

개인이든 국가든 더 큰 댓가를 치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 126~127P의 한 대목을 보자.

 

극장 건물이 어서 들어 와 기억을 지워라고 말하는듯했다.

용남이는 밀고했던 기억을 지우고 또다시 아저씨를 밀고 하려고 한다.

참전 독려 연설을 부끄러워 하던 윤귀옥 선생님은 또 똑같은 연설을 한다.

기억을 지우면 나도 그들처럼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까?

…….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 부분을 읽는데 울컥한 감정이 솟았다.

자주독립을 이루지 못한 탓에 친일 문제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

분단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우리가 아니던가.

그 결과 친일의 잔재들이 뿌리를 내려 기득권세력화 되었고

우리는 여전히 휴전 중인 비극적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등장인물인 용남이나 윤귀옥 선생님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부끄러움을 알았던 사람은 기억을 지운 후 더 노골적이고 뻔뻔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부끄러움을 통해 반성하고 성찰할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망각을 선택한 무의식의 댓가로 정신병자가 되어버린

프로이트의 환자들을 연상케 한다.

프로이트의 치료법은 놀랍게도 꿈을 통해 무의식을 끌어내어

직면하게 하는 거였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기억이라 할지라도

진실을 마주했을 때에야 비로소 병리적 현상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우 정권이 득세하는 일본과 독재국가인 중국, 소련을 보면

과거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없었기에 인류를 전쟁의 공포와 위협에

몰아넣는 과오를 되풀이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들의 블랙코미디와 같은 씁쓸한 행태나

사회 병리현상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일게다.

 


작가는 신제국주의가 도래할 것 같은 이 불길한 시기에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되는 걸 막고 우리 인류가

함께하는 삶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인류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역사적 기억을

제대로 직면하고 성찰하는 데 있음을 보여주었다.


망각의 유혹을 이겨낸 덕구처럼 역사적 사실을 직면한 미래세대가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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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꿈 - 2023 볼로냐 아동북페어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페이퍼독 우리 그림책
이경국 지음 / 페이퍼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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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문자에 담긴 반어법적 이미지


 

개꿈의 사전적 뜻은 대중없이 어수선하게 꾸는 꿈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면 장자의 호접몽에 견줄만한 서사와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선 표지부터 살펴보면 개의 꼬리로부터 연결되는 그림문자가 길몽의 상징인 범, , 돼지의 형태로 이어지면서 반어법적 이미지로 차용된다.

 

작가는 상징적 그림문자뿐 아니라 본문의 글자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일반적인 폰트를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캘리그라피와 같은 예술성을 담았다.

 

이어서 펼친 첫 장은 여느 책들과 달리 곧장 프롤로그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밤이 깊었다며 자러 가자는 아이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심드렁해 보인다. 반면 꼬리를 흔들며 점프하는 강아지의 모습은 만족스러움과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 같다. 이 둘의 관계는 잠들기 전 표정과 주고받는 대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각자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몽환적으로 펼쳐진 꿈의 편린들



 

노란 바탕에 파란 스케치. 절제된 색감과 이미지로 표현한 타이틀은 마치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미장센을 보는 것 같다. 몽글몽글 비정형적인 형태로 그려진 꿈의 편린들은 책에서 가볍게 튀어나와 허공중으로 흩어져 버릴 것만 같은 착시 효과마저 느끼게 한다.

 

다음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그려낸 꿈속 판타지 공간은 수풀과 수초의 이미지가 혼합된 형태인데 함께 묘사한 새와 문어의 모습을 통해 하늘과 숲, 물의 경계마저 넘나드는 범상치 않은 곳임을 보여 준다.

 

 

동상이몽과 관계의 균열


 

꿈속에서 친구를 발견한 개의 반응과 개를 발견한 아이의 반응은 묘하게 교차 된다. 앞서 말한 호접몽을 꾼 장자가 내가 나비 꿈을 꾸는 것인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한 것처럼 개가 꾸는 아이 꿈인지 아이가 꾸는 개꿈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내 꿈을 꾸고 있는 거냐며 반색하는 강아지와 내 꿈을 찾고 있다고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아이와의 관계는 파란 색감 속에 동시에 담긴 하늘과 물의 이미지만큼이나 가깝고도 멀다.

 

함께 꿈을 찾아 주겠다는 강아지에게 아이는 필요 없으니 너의 꿈을 찾아가라고 매몰차게 답한다. 강아지는 아이에게 우리는 같은 꿈을 꾸는 것 같다고 고백하듯 말한다. 멋진 꿈이라며 신나하는 강아지. 하지만 아이는 개꿈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림을 보면 아이는 적극적으로 달라붙은 강아지와 마지못해 동행하면서도 잠자리채 손잡이를 사선으로 들어 마치 관계에 선을 긋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이 장면은 특히 서로에 대한 감정이 어긋나며 거리를 두기 시작한 다양한 관계를 상징하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엇갈린 시선과 원망


 

꿈을 찾아 몰입하는 아이의 시선은 먼 곳을 향해 있고 지켜보는 강아지의 시선은 아이에게 닿아 있다. 드디어 꿈을 찾았다고 반색하는 아이. 가까이 닿기 위해 높은 곳으로 향하자 강아지는 아이를 돕고자 아이보다 먼저 튀어 오르고 발을 헛디뎌 둘 다 추락하게 된다.

 

위로하고자 다가와 핥아주는 강아지를 거칠게 밀쳐 버리는 아이. 원망스러운 마음을 토해내며 차갑게 떠나간다.

 

생각과 달리 꿈을 찾는 건 쉽지가 않고 한참을 헤맨 끝에 돼지꿈을 발견하지만, 꿈의 실체는 아이의 생각과 다르다. 그럼에도 욕망에 사로잡힌 아이는 거친 손놀림으로 돼지꿈을 산산이 흩어 버린다.

 

 

고립과 깨달음


 

혼자가 된 아이는 비로소 자신이 쫒던 것이 헛된 꿈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자신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도…….

 

작가는 친절하게 강아지 이름이 행복이었음을 밝히면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다시 찾은 행복과 관계의 회복


 

간절한 아이의 외침에 강아지(행복)는 반응한다. 냄새를 통해 아이의 흔적을 찾아 아이가 꿈을 쫒던 길을 고대로 탐색하는 모습에서 강아지(행복)의 꿈은 아이였음을 알 수 있다.

강아지와 아이가 꾸는 하룻밤의 동상이몽은 동상일몽이었다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맞는다.

 

하룻밤 꿈에 담긴 삶의 여정과 철학


 

작가는 하룻밤의 꿈 이야기를 통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삶의 여정과 관계의 이야기를 밀도있게 짚어내었다. 아이와 강아지로 표현된 둘의 관계는 우정과 로맨스등 다양한 층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삶의 긴 여정과도 같은 책 읽기를 끝내고 책장을 덮으면 큰 울림을 주는 문장과 마주하게 된다.

 

내가 너를 얼마나 찾았는데!’

 

강아지를 업은 보름달 속 아이가 비로소 강아지(행복)와 눈을 맞추고 있는 장면도 함께 말이다.

 

개가 나오는 꿈은 다 개꿈이라는 위트있고 기발한 착상에서 비롯된 이 이야기는 정말 소중한 것은 항상 우리를 주시하고 있으며 손닿을 듯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운이라는 것은 알지만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라는 사실은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린 어쩌면 지천으로 널린 행복을 외면하고 짓밟은 채 행운을 찾고 있는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개에 대한 작가의 무한 애정과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서로에게 이미 행복이 되어 주었기에 이토록 멋진 서사와 깊이 있는 사유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우린 다 같은 지구별의 주인이며 행복을 꿈꾸는 존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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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꿈 - 2023 볼로냐 아동북페어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페이퍼독 우리 그림책
이경국 지음 / 페이퍼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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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호접몽에 견줄만한 서사와 철학적 사유를 담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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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할미 스타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29
이조은 지음, 홍연시 그림 / 리틀씨앤톡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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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할머니 캐릭터

이 책에 등장하는 할머니 캐릭터는 언뜻 보면 비호감에 가깝다. 특히 엄마들 입장에서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선택해주는 사람이 엄마를 비롯한 어른들이라고 생각해 볼 때 작가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답은 책 뒤 작가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이들은 칭찬과 꾸중을 통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고통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자란다는 동화작가 뇌스틀링거의 말을 인용한 것을 보면 작가가 아이들을 얼마나 독립된 주체로 보는지 알 수가 있다.

이준이의 할머니는 어른들이 금기시하는 거의 대부분을 허용해 준다전설적인 캐릭터 삐삐롱스타킹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한참 못 미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할머니 캐릭터가 불편하다면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어린이의 본성을 외면해 온 탓이리라.

'어찌나 신나게 놀았던지 놀다가 죽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였지요.'라고 말한 말괄양이 삐삐의 작가는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속속들이 알고 가려운 곳을 찾아 긁어 주고 다독여 주었던 캐릭터를 이미 반 세기전에 선보였고 인정받았는데 말이다.

 

 

아이들에게 어른이란?

아이들에게 행해지는 어른들의 과오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지나친 책임감(?) 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의 삶은 어른들이 책임져 주어야 하는 걸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른은 책임져 주는 존재라기보다 지켜봐 줘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 특유의 호기심과 시행착오를 묵묵히 응원하고 허용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손을 내밀 때 할 수 있는 만큼의 역할만 해 주면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 주변엔 의외로 성인 아이가 많다. 그 원인의 대부분은 지나친 부모의 통제와 과보호 속에 자라온 아이들이 성장 동력을 잃은 채 자라 성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아이들의 본분

따지고 보면 아이들의 본분은 당연히 노는 거다. 생존에 필요한 사회성과 적응력은 암기식 교육이 아닌 놀이를 통해 배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 교육도 모자라 학원등 사교육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가 오래되다 보니 어느새 놀이는 시간 낭비며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나의 미래라는 첫 문장과 멋진 할아버지가 되겠다는 주인공의 마지막 다짐은 책을 다 읽고 나면 꽤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아이들을 억압하는 어른들의 지나친 교육열과 책임감은 바로 미래의 삶을 준비시키기 위한 과정 때문이다. 과연 성공한 삶,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특히 주인공의 경우 사육사가 꿈이었지만 할머니를 통해 길고양이를 돌보게 되면서 자신의 꿈이 얼마나 추상적이고 단편적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동물원에서 본 아기 호랑이가 귀여워서 사육사가 되고 싶어하는 이준과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통제하고 보호 하려고만 하는 부모들의 교육렬은 언뜻 다른 듯 싶지만 같다고 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해서 자기 만족에 가까운 애정법인 것이다. 할머니는 그런 이준에게 사육이 아닌 고양이에 대한 보살핌에 눈뜨게 함으로서 어린이와 어른 독자에게 의미있는 메세지를 던진다.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 대한민국

학벌과 경쟁 위주의 풍토가 얼마나 우리 삶을 팍팍하게 내몰았는지는 OECD 최고의 출산률 저하로 이미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이준이 할머니 캐릭터는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 대한민국을 현주소를 통렬하게 비판하며 아주 솔직하게 다가선다. 인생 살아보면 별거 없다고. 그리고 이준이 엄마인 딸과의 갈등을 통해 보여주듯 어른도 아이처럼  시행착오를 겪는 불완전한 존재이며 서로를 향한 진심만이 갈등을 푸는 열쇠임을 말이다.


우연과 오해사이

놀기 좋아하고 집안일과 자식조차 등한시한 채 연락을 끊어버린 할머니를 원망한 이준의 엄마는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난 할머니가 실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음을 깨달으며 오랜 애정 결핍을 극복하게 된다. 자신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있었기에 딸이 집을 잃을 위기 상황을 포착하고 나타나 전 재산을 털어 도울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자신이 생각한 어머니는 결코 그런 존재가 아니었기에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이준의 엄마는 비로소 할머니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던 것이다.

 

자신에게 몰입하는 삶

이준의 할머니는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확실히 바람직한 어른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때론 고개를 갸웃하게 할 정도로 엉뚱한 철학을 펼쳐 어른들을 곤란하게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짚고 있다. 호기심과 즐거움을 충족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것이 모든 것에 우선 되어야 함을 말이다. 때론 불량식품을 먹고 학원을 빠진 채 땡땡이 치고 숙제 대신 꾸지람 듣더라도 아이들은 결코 어른들의 일방적인 통제를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님을. 그리고 뭐 대단한 걸 이루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몰입하고 즐겁게 사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게 삶이라는 걸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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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할미 스타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29
이조은 지음, 홍연시 그림 / 리틀씨앤톡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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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본분은 당연히 노는 것이며 생존에 필요한 사회성과 적응력은 암기식 교육이 아닌 놀이를 통해 배우기 때문임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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