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치 인형 - 제1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70
소연 지음, 강나율 그림 / 샘터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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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테의 ‘별‘ 만큼이나 아련하고 아름다운 힐링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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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루션 익스프레스 - 생명의 진화를 탐사하는 기나긴 항해 익스프레스 시리즈 4
조진호 지음, 장대익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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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쉽고 재미있게 진화생물학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다니. 더불어 나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성찰까지 끌어내는 조진호 작가야말로 찐 고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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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기억 극장 - 제13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15
최연숙 지음, 최경식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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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난 듯 우크라니아 전쟁이 한창인 요즘
꼭 읽어봐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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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기억 극장 - 제13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15
최연숙 지음, 최경식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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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난 듯 우크라니아 전쟁이 한창인 요즘

매우 흥미로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여전히 휴전 중인 우리의 현실과 더불어 광복절 의미를

입체적으로 조망해 보게 하였기 때문이다.



 

나쁜 기억을 지우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정신적 상처를 크게 받은 인간의 뇌는

방어기제를 작동해 무의식 깊은 곳에 기억을 가두어 두기도 한다.

그 결과 원인 모를 신체적 고통에 시달리게 되고 히스테리 발작마저 일으키게 된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작가는 어찌 보면 한 개인, 인간의 정신적 문제로만 치부될법한 이 현상이

역사와 국가 공동체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일임을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이 심오하고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를

우리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상처와 트라우마인 일제 강점기

시대와 엮어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 갔다는 거다.

그것도 아이들의 시선에서 말이다.



 

다분히 무겁고 어려울 수 있는 소재와 주재임에도 책은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이다.

안정된 문장과 서사를 끌어가는 작가의 내공 덕분에 어느새 몰입하게 되고

그림 비중을 높인 독특한 판형의 책 만듦새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들여 그린 삽화로 어린이 독자를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그림이

잘 받쳐주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데 크게 한몫을 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역사 왜곡도 모자라 잊을만하면 해괴한 망언으로

우리의 속을 뒤집어 놓고 중국 역시 동북공정으로

호시탐탐 정신적, 문화적 찬탈을 꾀하는 요즘이다.

강대국 사이에 끼인 우리 처지에서 본다면 우크라이나 사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현실인 셈이다.

바로 그러한 시점에 나온 책이어서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이 책의 세 번째 매력은 단순히 우리를 점령했던 일제에 대한 원망과

복수에 대한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시 침략전쟁에 동원되었던 일본군인 역시 피해자임을 보여준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기억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직면하지 않으면

개인이든 국가든 더 큰 댓가를 치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 126~127P의 한 대목을 보자.

 

극장 건물이 어서 들어 와 기억을 지워라고 말하는듯했다.

용남이는 밀고했던 기억을 지우고 또다시 아저씨를 밀고 하려고 한다.

참전 독려 연설을 부끄러워 하던 윤귀옥 선생님은 또 똑같은 연설을 한다.

기억을 지우면 나도 그들처럼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까?

…….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 부분을 읽는데 울컥한 감정이 솟았다.

자주독립을 이루지 못한 탓에 친일 문제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

분단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우리가 아니던가.

그 결과 친일의 잔재들이 뿌리를 내려 기득권세력화 되었고

우리는 여전히 휴전 중인 비극적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등장인물인 용남이나 윤귀옥 선생님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부끄러움을 알았던 사람은 기억을 지운 후 더 노골적이고 뻔뻔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부끄러움을 통해 반성하고 성찰할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망각을 선택한 무의식의 댓가로 정신병자가 되어버린

프로이트의 환자들을 연상케 한다.

프로이트의 치료법은 놀랍게도 꿈을 통해 무의식을 끌어내어

직면하게 하는 거였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기억이라 할지라도

진실을 마주했을 때에야 비로소 병리적 현상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우 정권이 득세하는 일본과 독재국가인 중국, 소련을 보면

과거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없었기에 인류를 전쟁의 공포와 위협에

몰아넣는 과오를 되풀이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들의 블랙코미디와 같은 씁쓸한 행태나

사회 병리현상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일게다.

 


작가는 신제국주의가 도래할 것 같은 이 불길한 시기에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되는 걸 막고 우리 인류가

함께하는 삶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인류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역사적 기억을

제대로 직면하고 성찰하는 데 있음을 보여주었다.


망각의 유혹을 이겨낸 덕구처럼 역사적 사실을 직면한 미래세대가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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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꿈 - 2023 볼로냐 아동북페어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페이퍼독 우리 그림책
이경국 지음 / 페이퍼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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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문자에 담긴 반어법적 이미지


 

개꿈의 사전적 뜻은 대중없이 어수선하게 꾸는 꿈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면 장자의 호접몽에 견줄만한 서사와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선 표지부터 살펴보면 개의 꼬리로부터 연결되는 그림문자가 길몽의 상징인 범, , 돼지의 형태로 이어지면서 반어법적 이미지로 차용된다.

 

작가는 상징적 그림문자뿐 아니라 본문의 글자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일반적인 폰트를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캘리그라피와 같은 예술성을 담았다.

 

이어서 펼친 첫 장은 여느 책들과 달리 곧장 프롤로그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밤이 깊었다며 자러 가자는 아이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심드렁해 보인다. 반면 꼬리를 흔들며 점프하는 강아지의 모습은 만족스러움과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 같다. 이 둘의 관계는 잠들기 전 표정과 주고받는 대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각자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몽환적으로 펼쳐진 꿈의 편린들



 

노란 바탕에 파란 스케치. 절제된 색감과 이미지로 표현한 타이틀은 마치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미장센을 보는 것 같다. 몽글몽글 비정형적인 형태로 그려진 꿈의 편린들은 책에서 가볍게 튀어나와 허공중으로 흩어져 버릴 것만 같은 착시 효과마저 느끼게 한다.

 

다음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그려낸 꿈속 판타지 공간은 수풀과 수초의 이미지가 혼합된 형태인데 함께 묘사한 새와 문어의 모습을 통해 하늘과 숲, 물의 경계마저 넘나드는 범상치 않은 곳임을 보여 준다.

 

 

동상이몽과 관계의 균열


 

꿈속에서 친구를 발견한 개의 반응과 개를 발견한 아이의 반응은 묘하게 교차 된다. 앞서 말한 호접몽을 꾼 장자가 내가 나비 꿈을 꾸는 것인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한 것처럼 개가 꾸는 아이 꿈인지 아이가 꾸는 개꿈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내 꿈을 꾸고 있는 거냐며 반색하는 강아지와 내 꿈을 찾고 있다고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아이와의 관계는 파란 색감 속에 동시에 담긴 하늘과 물의 이미지만큼이나 가깝고도 멀다.

 

함께 꿈을 찾아 주겠다는 강아지에게 아이는 필요 없으니 너의 꿈을 찾아가라고 매몰차게 답한다. 강아지는 아이에게 우리는 같은 꿈을 꾸는 것 같다고 고백하듯 말한다. 멋진 꿈이라며 신나하는 강아지. 하지만 아이는 개꿈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림을 보면 아이는 적극적으로 달라붙은 강아지와 마지못해 동행하면서도 잠자리채 손잡이를 사선으로 들어 마치 관계에 선을 긋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이 장면은 특히 서로에 대한 감정이 어긋나며 거리를 두기 시작한 다양한 관계를 상징하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엇갈린 시선과 원망


 

꿈을 찾아 몰입하는 아이의 시선은 먼 곳을 향해 있고 지켜보는 강아지의 시선은 아이에게 닿아 있다. 드디어 꿈을 찾았다고 반색하는 아이. 가까이 닿기 위해 높은 곳으로 향하자 강아지는 아이를 돕고자 아이보다 먼저 튀어 오르고 발을 헛디뎌 둘 다 추락하게 된다.

 

위로하고자 다가와 핥아주는 강아지를 거칠게 밀쳐 버리는 아이. 원망스러운 마음을 토해내며 차갑게 떠나간다.

 

생각과 달리 꿈을 찾는 건 쉽지가 않고 한참을 헤맨 끝에 돼지꿈을 발견하지만, 꿈의 실체는 아이의 생각과 다르다. 그럼에도 욕망에 사로잡힌 아이는 거친 손놀림으로 돼지꿈을 산산이 흩어 버린다.

 

 

고립과 깨달음


 

혼자가 된 아이는 비로소 자신이 쫒던 것이 헛된 꿈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자신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도…….

 

작가는 친절하게 강아지 이름이 행복이었음을 밝히면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다시 찾은 행복과 관계의 회복


 

간절한 아이의 외침에 강아지(행복)는 반응한다. 냄새를 통해 아이의 흔적을 찾아 아이가 꿈을 쫒던 길을 고대로 탐색하는 모습에서 강아지(행복)의 꿈은 아이였음을 알 수 있다.

강아지와 아이가 꾸는 하룻밤의 동상이몽은 동상일몽이었다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맞는다.

 

하룻밤 꿈에 담긴 삶의 여정과 철학


 

작가는 하룻밤의 꿈 이야기를 통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삶의 여정과 관계의 이야기를 밀도있게 짚어내었다. 아이와 강아지로 표현된 둘의 관계는 우정과 로맨스등 다양한 층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삶의 긴 여정과도 같은 책 읽기를 끝내고 책장을 덮으면 큰 울림을 주는 문장과 마주하게 된다.

 

내가 너를 얼마나 찾았는데!’

 

강아지를 업은 보름달 속 아이가 비로소 강아지(행복)와 눈을 맞추고 있는 장면도 함께 말이다.

 

개가 나오는 꿈은 다 개꿈이라는 위트있고 기발한 착상에서 비롯된 이 이야기는 정말 소중한 것은 항상 우리를 주시하고 있으며 손닿을 듯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운이라는 것은 알지만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라는 사실은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린 어쩌면 지천으로 널린 행복을 외면하고 짓밟은 채 행운을 찾고 있는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개에 대한 작가의 무한 애정과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서로에게 이미 행복이 되어 주었기에 이토록 멋진 서사와 깊이 있는 사유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우린 다 같은 지구별의 주인이며 행복을 꿈꾸는 존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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