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물 사러 오세유!
남궁담 지음, 전인숙 그림 / 연인(연인M&B)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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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부모의 과잉보호에 시달리는 요즘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다. 지난 세대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버지의 캐릭터는 요즘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너무 낯설어서 호기심을 자아내지 않을까 싶다. 자식들에게 너무 인색하고 무서워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언뜻 요즘아이들이 공감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로 하여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어른들의 어린 시절을 엿보는 듯한 경험을 선물한다. 마치 머지않은 옛날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랄까?  

어찌 보면 불과 한 두 세대 차이에 불과한 동안 가족문화가 어른중심에서 아이중심으로 급변한 것 같지만 그러나 여전히 아이들의 삶은 어른 주도적으로 흐르고 그 속에서 아이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무게는 비슷할 것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내게는 나와 아버지 세대라기보다는 말로만 들었던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의 이야기에 가까웠지만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요즘 부모와 아이들의 관계와 전혀 다른 가족문화와 정서를 다루고 있는 듯해도 부모와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는 면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이란 구성 안에서 주체적인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 한 개인이 감당해야하는 상처와 치유의 과정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하게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가족구성원의 역할에서 한 걸음 나아가 나와 똑같은 상처와 연민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이해할 때 비로소 부모와 자식간의 위계질서라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화해와 용서를 통해 거듭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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