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술사 노앵설 난 책읽기가 좋아 FUN 시리즈
이조은 지음, 간장 그림 / 비룡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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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 발상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

내용도 그렇지만 편집과 그림 삼박자가 잘 어우러져 읽는 재미가 크다.

책 속 주인공이 책을 읽는 독자의 사연을 들려주다니.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아련한 유년의 기억


책을 펼치면 뜻밖의 메시지를 접하게 된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던 아기 때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진이나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짐작할 수 있게 마련인데

요괴 마을에 들어갔다 나온 아기를 주인공으로 해서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자신이 그 주인공일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요괴 노앵설을 통해 독자는 요괴들과의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는데

독자의 이해를 돕는 요괴 마을 지도와 만화적 구성에서 편집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한국 요괴의 재발견

 

무두귀. 청군여귀, 야차, 속독등…….

한자로 조합된 요괴들의 이름은 약간은 생소하면서도 낯선데

모두 우리 고유의 요괴 캐릭터라는 특징이 있다.

독자가 이들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은

그림과 편집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족자와 유튜브 형태의 그림설명이 친절하면서도 재미있게

배치되었기 때문에 이들 요괴 캐릭터에 대한 정보를 얻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으로 일본 요괴에 친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 전통요괴의 활약을 보여주고 신선한 반향을 일으킬 듯.

 



좌충우돌 요괴 마을 탈출기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의 묘미는 서사에 있다.

무려 열두 마리의 요괴가 등장하는데도 무리 없이 내용이 연결되는 것은

요괴 마을에 들어온 아기를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소동극이기 때문이다.

초보 요괴 노앵설의 눈으로 본 인간탐구 역시 웃음 포인트가 되어준다.

유머와 해학 속에 인연, 죽음, 사랑에 대한 철학적 성찰까지 녹아 있는 이야기다.




어디에선가 지켜보았을 따뜻한 시선

 

아기를 무사히 부모 품에 돌려보내려면 저승 나비를 좇아가야 하고

그 대가로 죽음을 외로움과 죽음을 감수해야 함에도

노앵설은 망설이지 않는다.

 

덕분에 아이는 무사히 부모품으로 돌아가고

노앵설은 아이 주변을 맴돌며 수호천사처럼 지켜봐 준다.

이부분이 짧고 담백하게 서술되어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한다.

생략의 묘미를 살려 더 큰 감동을 끌어낸다고나 할까.



이윽고 저승사자가 노앵설을 데리러 오고




노앵설은 독자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건넨다.

 

기억하렴.

네가 무심코 마주친 사람 중에 내가 있었다는 걸

 

깊은 여운과 함께 그동안 곁을 스친 소중한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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