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로두웨 마술단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13
박미연 지음 / 서해문집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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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믿으면 삶은 경이로워 진다고 한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스스로를 믿을 수 있다는 것. 어쩌면 당연한 것 같아도

과연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뭔가에 매료되고 빠져들 수 있는 삶이란 그 자체만으로 축복이다.

그럼에도 주인공 동이의 선택이 경이로웠던 것은 그가 살았던 시대가

생존 자체도 힘겹고 버거웠을 엄혹한 식민지 시대였기 때문이다.

온갖 차별과 핍박으로 얼룩진 현실, 더불어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졸지에 고아가 되어버린 어린 소년에게 무슨 희망이 있었을까?

우연히 접하게 된 마술을 소년은 뜻밖에도 현실도피가 아닌 생존으로 받아들인다.

일본인들의 전유물이었고 일반인은 접하기조차 힘들었을 마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던 것도 단순한 호기심과 흥미가 아닌 그의 진심 어린 태도 덕분이었다.

소년이 그토록 마술에 매료되고 빠져들게 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소년의 아버지가 조선 마술사의 원조인 얼른쇠 였다는 것이 밝혀지는 대목에선 숙명처럼도 느껴진다. 당연히 외래문물의 영역이었을 거로 생각한 마술이 고대 신라, 어쩌면 그 이전부터 우리 고유의 영역으로 존재했었고 계승되어 왔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이 책은 마치 소년 동이가 손끝에서 펼쳐 보인 마술처럼 독자를 백년전 경선 한복판으로 이끄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마술의 경이로움은 피나는 연구와 노력의 산물이다. 자신에게 솔직함으로써 소년은 삶의 돌파구를 찾았고 삶이 고달팠던 사람들에겐 웃음과 위로를 선사한다. 더불어 소년과 인연이 닿았던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연대해서 부로두웨 마술단이라는 조선 최초 마술단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도 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마술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명제를 담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로 학원 순례에만 몰두하는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백 년 전의 소년이 보여 준 삶의 자세는 묵직한 명제를 던져 준다. 무작정 열심히 하고 누군가와 경쟁해야 하는 삶은 자기답지 않은 삶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자신을 믿는 자에겐 이미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술이 곧 소년 동이의 삶 자체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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