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 고로케 이야기와 놀 궁리 2
김송순 지음, 김진화 그림 / 놀궁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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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챕터 제목인 가족이 아니야라는 소제목은 어쩌면 우리가 다문화에서 온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분명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문화와 인종이 다르다는 것 만으로 이방인 취급하는 현상 말이다. 이야기는 단순히 어느 다문화 가족의 성장기라기 보다 보다 성숙한 사람, 더 나아가 보다 성숙한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 우리가 서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분명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랐는데도 한글을 읽고 쓰는 게 너무나 어려운 주인공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겉돌고 있는 다문화 가정 아이가 느꼈을 소외감을 내 일처럼 체험하게 한다. 민우의 눈을 통해서 본 이사드 아저씨의 모습은 오래전 타국에 정착해 살아가면서도 민족정신을 잃지 않으려는 우리 선조의 모습을 닮았다. 먼 타향에서 한민족의 자긍심과 뿌리를 잃지 않고 지켯던 것을 칭송 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뿌리를 지키고자 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차가운 시선을 보냈던가. 민우처럼 무조건 거부하려 들었던 것은 아닐까? 다행히 민우와 이사드 아저씨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고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을 택한다. 한 가정의 화합과 성장을 다루었지만 다양한 인종과 문화권의 사람들과 섞여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반반 고로케라는 제목은 아주 절묘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를 어린이 눈높이 맞춰 잔잔한 가족 서사로 잘 녹여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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