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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격
권오현 지음, 김상근 정리 / 쌤앤파커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경영이나 조직관리에 관한 책은 나의 관심분야가 아니다. 아무런 정보없이 무심코 펼친 책에서, 조직 관리에 대한 너무도 간결하고 명료하게 쓰여진 저자의 언어에 매료되어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2018년 현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자 최근 10여 년간 삼성전자를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킨 탁월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평가받는 ‘권오현‘ 회장이 쓰고, 연세대 김상근 교수가 정리한 책이다. 새로운 시대 리더가 가져야할 덕목과 경영에 필요한 혁신, 인재관리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아주 담백하고 간결하게 서술한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성공한 조직은 조직내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춘 곳이다. 90년대생이 희망하는 조직문화이다. 내 아이디어가 조직에 반영이 되고, 그 권한을 리더가 구성원에게 위임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

새로운 시대 생존을 위한 혁신을 해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 모든것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리더는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리더가 추진하는 일들이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가 된다면 그는 성공한 사람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 제품을 생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적 영역이라 내가 몸담고 있는 공적 영역에 대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리더의 핵심적 역량은 공적영역에서 더욱 필요한 것 같다.



역대 정부에서 공공부문의 혁신을 목놓아 외쳐도 불가능한 이유가 ‘혁신을 위해서는 사람을 버려야 한다‘것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혁신을 위해 기준 관행이나 사업을 조정하게 되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손해를 보게되고 그들의 저항은 당연한 것이니, 그들을 물리치고 혁신을 하는 방법은 그 사람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사람, 즉 공무원은 버릴 수가 없다. 공공분야 혁신의 실패는 관료주의에서 오는 것이다. 시장논리에서 가능한 혁신을 공공에 도입하여 민간위탁이나 용역등으로 공적영역의 시스템을 기형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리더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그 방향은 반드시 미래에도 지속되어야 하며, 리더가 없어지고 새로운 리더가 그 자리에 앉더라도 방향이 변하면 안된다. 그런 리더가 우리는 필요하다.

이상을 현실에 접목시켜 ‘초격차‘라는 목표를 달성한 권오현 회장의 집중력과 추진력에 ‘참 똑똑한 사람이구나‘ 감탄하면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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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7
우리 사회는 머리는 조선시대, 몸은 일제강점기, 겉에 입은 옷은 미국에 걸쳐 있어요. 중앙집권적이어서 맨 위에 있는 사람에게권한이 집중되어 있고, 실제 중요한 결정은 관료가 알아서 하고요. 국민은 5년에 한 번씩 왕을 뽑는 것에 불과한 정치체제죠. 거기에다 일본에는 없는문제가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정이 재벌을폐지해서 없어진 지 60년이 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재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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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
둘째, 한국 조직은 사람을 키우지 않습니다. 게다가 직급이 높은 사람은일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외국에서는 직급이 올라가도 일을 많이 해야해요. 도리어 승진할수록 일을 더 많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p.28
이렇게 경제가 원청과 하청으로 나뉘고, 노동시장은 과거 고속선장시기에 만들어놓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보니 고용이 정체되어 청년실업 문제도 더 심각해졌죠. 문제의 원인인 성장률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을하지 못하면 청년실업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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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의 발전은 어째서 각 대륙에서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을까


책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생리학자로 출발하여 진화생물학과 생물지리학으로 영역을 확장, 연구하는,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이다. 이 책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1997년의 인류사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에 따르면 과학혁명이 만들어낸 학문을 인류사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 책은 나라간의 불평등은 인종적 차별이 아니라 우연히 주어진 ‘환경‘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아주 우연히 문명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덕이라는 것이다.

모든 역사를 환경적인 요인으로 풀어내기에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과학적인 검증방법과 데이터를 통한 객관적인 실증방식은 과학혁명이 인류역사를 새로운 방식으로 쓰게 만들었다는 찬사를 받는다. 전쟁사나 획기적인 발명품의 시작은 늘 개인이나 정치적 관계에서 오는 원인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인류가 처한 생물학적 지리적 환경을 과학적 통계와 기술로 풀어내 아주 쉬운 논문을 보는 듯한 서술방식을 쓰고 있다.

우리기 흔히 접하는 인류사는 4대문명을 시작으로 문명의 이동과 국가의 탄생, 그리고 유럽중심의 종교와 전쟁사로 확장된다. 시간의 흐름순으로 시작하는 기존의 서술방식이 아니라, 인류사 전체에서 가장 혁신적인 순간인 총, 균, 쇠의 영향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유라시아 대륙, 즉 유럽이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시작된 문명이 아프리카와 남북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으로 이동하면서 가능해졌다. 유라시아는 지리적으로 동서로 이어진 축을 가지고 있어 문명의 이동이나 확산이 유리했다. 남북축을 가진 아프리카나 중앙아메리카는 남북의 중간에 사막이나 높은 고산지대 등 문명의 이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지중해성 온대성 기후로 작물화할 수 있는 야생식물과 가축화 하기 쉬운 사회적 야생동물도 다른 대륙에 비해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정주형 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잉여생산으로 인해 전문 정치인들이 생겼고, 문자가 발생했으며 기술의 발견이나 발명에 유리한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진 총 균 쇠가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사건은 스페인의 오합지졸 162명이 잉카제국을 몰락시킨 사건이다. 전쟁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낸 잉카제국의 주민들은 총과 말을 앞세운 스페인의 군대에 패배했고, 그들이 가진 전염병과 전쟁기술은 결국 잉카제국을 무너뜨리게 되었다.

일찍이 유럽과 달리 독립된 문명으로 문자와 종이 같은 획기적인 발명품을 가진 중국이지만, 2000년 가까이 하나의 언어로 통일된 하나의 중국으로 남아있어 오히려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한번도 통일된 적이 없이 제각각의 언어와 각각의 전통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 싶고 이웃나라들과 경쟁하면서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600페이지의 압박을 벗어버리기는 쉽지 않지만, 총균쇠의 큰 맥락에서 이들이 발생하게 된 원인인 식량생산과 가축, 문명의 발달로 인한 문자과 각종 발명품, 그리고 기술의 발달, 중앙집권적 정치로 인한 종교와 이데올로기를 통해서 오늘의 불평등의 원인을 고찰하는 ‘역사학의 보조 학문‘이라는 역사계의 상식을 깨뜨린 아주 명징한 인류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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