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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온도 - 지극히 소소하지만 너무나도 따스한 이덕무의 위로
이덕무 지음, 한정주 엮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월
평점 :
문장의 온도. 처음에는 우습게도 글을 잘쓸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일까 싶었다. 이런 예측은 맞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틀리지도 않았다.
마지막 한 단락에서 지은이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 갔을지 그의 이야기가 되새겨지면서 내 글은 누굴위해서 쓰고 있는걸까를 생각해보았다.
p.359 숙제하듯이 쓰는 글이 가장 나쁘다. -생략- 또한 목적이 따로 있거나 남을 위해 쓰는 글이 가장 좋지 않다 십중팔구 자신이 정말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남이 원하는 형태의 글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글은 진실로 ‘내가 쓴글’이라고 할 수 없다. -생략- 단지 정말로 쓰고 싶다는 마음 외에 아무런 다른 목적도 이유도 없이 싸야 비로소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
지은이 이덕무는 조선시대 북학파 실학자이다. 서얼출신의 가난한 선비였다. 하지만 2만권의 책을 읽은 대단한 독서가이다. 이 당시 사람들은 책을 빌려주는걸 싫어했는데 이덕무에게는 예외였다고 했다. 오히려 이덕무가 읽어야 진정한 책이라는 말이 돌정도 였다고 하니 그의 독서 사랑이 어느정도였을지 짐작이 갈까??
그에게 한 장부가 물었다. 게으름, 남은 탐하는 마음, 자만심, 조급한 성격등 모든 것을 버릴수 있는가. 그는 주저없이 버릴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하지만 서책을 좋아하는 마음은 버릴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호서로 인해 눈 질안을 앓으면서도 책에 대한 욕심을 부렸다. 그는 이런말을 했다. “나는 태어 날때부터 뜻이 없고 스승도 없었다. 그래서 우활하고 고루하고 과문한 사람이다. 백가지 가운데 한가지도 능숙한 것이 없지만 능숙하지못한 것은 네가지나 되는데” 이것이 사람이 살아가면서 절대 피해야할것이라 했다. 바로 바둑과 소설과 색욕과 담배라 했다. 또 참된 벗은 사람사이에서만 만들어지는게 아니라며 매미와 귤, 해오라기와 매화를 자신의 벗으로 삼았다. 이런 삶을 살았던 사람이 다른 이유없이 스스로 쓰고 싶어서 적어간 글이니 한편한편을 읽을때마다 얼어붙어있던 내 마음을 녹여주는 듯 따듯했다.
특히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저절로 미소도 지어졌다.
p.196 어린아이가 거울을 보고 웃는 것은 뒤쪽까지 환히 트인줄 알기 때문이다. 서둘러 거울 뒤쪽을 보지만 단지 까맣고 어두울 뿐이다.-생략- 요즘 딸아이가 많이 하는 행동이어서 더 공감이 갔다.
문장의 온도 책 한권에는 집근처에서 피고 지는 꽃부터 개미, 쥐뿐 아니라 사람의 인체 및 우주까지 그가 보고 느낀 소소한 생각들이 담겨있고 넓은 시각으로 보면 이덕무라는 사람의 잔잔한 삶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독서하기 좋은 때가 바로. 비오는날, 그리고 밤,. 마지막하난 겨울이라 한다.
비오는 겨울밤이야 말로 책을 읽기엔 최적의 분위기?, 꽁꽁 언 몸만큼 사건사고로 각박해진 우리맘을 달래줄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