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할아버지 - 2004년 스페인 에데베 문학상 수상작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3
팔로마 보르돈스 지음,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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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하고 감동적인 가족 영화를 한 편 본 느낌이다. 현실에 있을 법한 장면들을 재치있게 읽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인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따뜻하게 읽힐 이야기라, 실제로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홉 살의 어린 소녀가 갑작스레 등장한 할아버지의 수상한 행동들에 나름의 해석과 의미를 덧붙여나가는 과정들이 재미있다. 마치 만화의 한 장면처럼 그려진 책 표지와 같이, 할아버지의 행동들을 따라가는 롤라의 시선이 유쾌한 만화책을 읽으며 책장을 넘길 때처럼 절로 웃음짓게 만든다.

  떨어져 있던 시간만큼 서로가 설레면서도 어색해하던 손녀와 할아버지가 서로를 돌보고 이해하며 가족이란 이름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 뻔한 성장 동화의 주제일지 모르지만 그 전개는 뻔하지 않고 설사 예상한 흐름이라 하더라도 이 이야기가 지닌 따뜻한 힘을 줄어들게 하지는 않는다. 롤라와 엄마, 할아버지, 표현 방식은 서툴어도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는 그 마음들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가족을 지켜내고자 한 할아버지의 짤랑짤랑 동전 소리, '무서운 할아버지와 마음 아프게 하는 할아버지 중에 어떤 할아버지를 갖는 게 더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가슴 찡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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