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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작은 집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06
토머스 하딩 지음, 브리타 테켄트럽 그림, 김하늬 옮김 / 봄봄출판사 / 2022년 5월
평점 :
'호숫가 작은 집'이라는 평화롭게 느껴지는 제목과는 달리, 표지의 그림은 추운 겨울 하늘을 가로지르는 여러 대의 전투기 아래 짐을 챙겨 그 집을 떠나는 가족들의 검은 윤곽을 담고 있다. 차분한 색감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라 맞이하지만, 동시에 생생한 색감으로 펼쳐지는 요즘의 참혹한 세계 뉴스들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
'호숫가 작은 집'은 동화가 아닌 '기록'이다. 나치에 의해 사람들이 떠나고 도시가 파괴될 때에도, 세계대전으로 슬프고 끔찍한 일상이 지속될 때에도, 이념의 갈등으로 나라가 분단되었을 때에도 같은 자리에서 그 역사를 지켜보며 사람들을 품고 있던 집의 기록이다. 집이 지어진 이후 백 여 년의 시간이, 어쩌면 한 사람의 인생과도 같았을 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한 장 한 장 정성스레 그려진 그림을 배경으로 담담하게 서술되는 글을 만난 뒤의 마지막 장에는, 이 집에 살다간 인물들의 실제 이름과 집에 살았던 연도 등이 나오는데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리가 1950년대에 겪었던 아픔이, 그리고 현재도 여러 나라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 떠올라 갈증을 일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이 '호숫가 작은 집'은 희망으로 시작하여 희망으로 끝난다. 집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한 홈페이지 주소를 따라가 만난 'ALEXANDER 하우스', 이 집을 수리하고 역사를 잊지 않도록 애쓰는 사람들을 보며, 사람에 대해,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