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왕 차 샘과 못 말리는 귀염둥이들 함께 걷는 교육
차승민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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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부터 초등교사로 근무 중이라는 대마왕 차 샘, 차 샘이 들려주는 본인의 이야기, 아이들의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있으면서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듯, 무섭기도 재미있기도 한 대마왕 '차 샘'을 주어로 써 내려간 이 이야기에서는 스스로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이 느껴진다. 귀염둥이들과의 관계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결코 이런 글이 탄생할 수는 없었으리라 생각하니, 20여 년이 넘는 교사 생활을 멋지게 해내고 계시는 선생님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차 샘 교실의 귀염둥이들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꾸러기들로, 내가 그동안 만나 온 아이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를 힘들게 하거나 괴롭게 한 아이도 있었고, 서로 상처를 주고 받아야 했던 아이들도 있었다. 말썽꾸러기가 문제아는 아니라는, 말썽을 말썽으로 여기지 않으면 귀염둥이가 된다는 차 샘의 말에 동의하지만, 아이들을 만나는 내 마음이 항상 그만큼 여유롭지는 못했다.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문제를 가리기에 급급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차 샘의 교실 이야기를 읽는 시간이, 내게는 과거의 나의 교실 속 아이들을 다시 마주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신기하게도 교사의 자리가 아니라 아이들의 자리에서였다. 내가 차 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은 들지 않고, 차 샘의 말을 듣고 아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상상해보게 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차 샘의 영향력 아래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는 동안 아이들은 어느 방향으로 얼마큼 마음이 움직였을지 궁금했고, 교사의 어떤 말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고 어떤 말이 희망이 될지 뒤늦은 고민과 반성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스스로의 말과 행동에 자신감 넘치는 차 샘의 바탕은 스스로와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동시에 나도 나를 좀 더 믿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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