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작은 곰자리 49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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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처음에 눈에 들어온 것은 이 책이 여러 기관에서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책이 가진 매력이 어떤 것인지, 어떤 힘이 그리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은 '그림책'이다. 시처럼 쓰인 글만 읽히는 것이 아니라, 한 장 한 장의 그림이 눈에, 마음에 오래 머무는 책이다. 차분한 듯, 또는 조금 울적한 듯 느껴지는 그림의 색채가 이야기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글을 쓴 작가와 그림을 그린 작가가 다른 사람이지만, 서로 간에도 강물처럼 흘러 들어간 무언가가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어린 시절이, 그리고 나를 스쳐간 많은 아이들이 떠올랐다. 교실에서 눈에 띄지 않는 맨 뒷자리를 골라 앉는 아이, 아무 말 하지 않고 하루가 지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아이, 떨리는 목소리, 매끄럽지 못한 말, 꼼짝 않는 입을 가진 아이들... 다른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 아무렇지 않고, 그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 즐겁기만 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가슴에, 목구멍에 어떤 상처가 생기고 어떤 무게가 얹히는지 모를 것이다. 알지 못해서, 그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다시 한 번 꾹꾹 눌러 다지고 말았을 것이다. 

  이 책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고, 그리고 따뜻했다. 외로운 한 아이가 보여서 안쓰럽고,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하는 한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위안이 되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마음을 안아주는 한 마디의 말, 마음을 알아주는 한 사람의 사랑이, 커다란 용기로, 희망으로 아이들을 자라게 한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도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라고 작은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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