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역사 이야기

고려 전쟁, 승리의 비결은? ㅣ 재미만만 한국사 12
이향안 지음, 허현경 그림, 하일식 감수 / 웅진주니어 / 2020년 9월

  '재미만만 한국사' 시리즈 중 12권. 다른 편을 읽지는 않았지만 이 한 권을 읽고도 교실 책꽂이에 전 권을 갖추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샘플북도 받았는데 '재미만만 한국사'라는 제목처럼 어린이들이 한국사에 재미를 붙이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중에 또 하나의 좋은 역사책이 더해진 것 같아서 기쁜 마음이다.

  내가 읽은 '고려 전쟁, 승리의 비결은?'은 외세의 침입에 맞선 고려의 이야기를 5명의 인물 중심으로 펼치고 있다. 전쟁은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듣는 이야기지만 또 그만큼 자신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듣는데, 이 책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그런 거리감을 좁히고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구어체와 상당히 많은 삽화가 어린이들의 책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줄 것 같다. 줄글과 만화로 된 역사책의 장점을 잘 섞어 놓은 듯한데, 줄글을 선호하는 내게도 삽화와 만화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치있게 잘 표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희, 강감찬, 최무선 같은 유명한 인물 외에도 돌을 던져 처인성을 지켜낸 아낙과 팔만대장경판의 글자를 새긴 각수를 주인공으로 하여, 역사서에 이름이 남지 않은 백성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 점이 참 좋았다. 유명한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 이 땅에 사는 수많은 이들의 간절함이 나라를 지켜왔음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책은 얇은 편이지만 양장본에 전체 면이 컬러로 되어 있어 소장용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겉장을 가볍고 얇게 바꾸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