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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네 가게 2 ㅣ 상상 고래 26
정유소영 지음, 모예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5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아무네가게
여러분은 마음이 힘들 때 어디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저는 가끔 아무 말도 안 해도 괜찮고, 그냥 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아무네 가게 2는 바로 그런 공간이 실제로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되는 책이에요. 1권에 이어 다시 등장한 아무네 가게는 여전히 밤에만, 그리고 고민을 가진 사람 앞에만 조용히 나타나요.
아무네 가게의 주인은 이름부터 특별한 아무개예요. 가게에는 아무개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 가게를 함께 지키는 아무짝과 아무어르신도 등장해요. 이들은 손님들의 고민을 억지로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곁에 머물러 주는 존재들이에요. 2권에서는 여러 손님들이 가게를 찾아오는데, 각자 안고 있는 고민이 모두 달라서 읽는 재미가 있어요. 친구 관계에서 생긴 상처, 가족에게서 느끼는 외로움,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생긴 불안 같은 이야기들이 차례로 나와요.
아무네 가게에서 파는 물건들은 아주 특이해요. 겉으로 보면 평범해 보이거나 왜 필요한지 잘 모를 물건들이지만, 그 물건들은 손님들의 마음과 깊이 연결되어 있어요. 손님들은 그 물건을 통해 자기 고민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그동안 외면했던 감정을 마주하게 돼요. 이 과정이 빠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돼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마치 우리도 고민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요.
2권을 읽으면서 특히 공감됐던 점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마음을 쉽게 말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많이 힘들어하고,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감정을 혼자 끌어안고 있어요. 이 모습이 너무 현실 같아서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어요. 이 책은 그런 마음을 부정하지 않고, “그럴 수도 있다”고 조용히 인정해 줘서 좋았어요.
아무네 가게 2는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대신 고민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지는 과정을 보여줘요. 이게 저는 가장 인상 깊었어요. 고민이 사라지지 않아도, 그 고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다는 걸 이 책이 알려주는 것 같았거든요.
이 책은 크게 소리치며 위로하지 않아요. 대신 옆에 조용히 앉아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느낌이에요. 친구 관계나 가족 문제, 혹은 이유 없이 마음이 복잡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말을 몰라도 충분히 의미가 전해지는 책이고, 읽고 나면 내 마음속에도 언젠가 아무네 가게가 나타나지 않을까 괜히 기대하게 돼요. 밤에 마음이 무거운 날,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