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 세계 명시 필사책
김옥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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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그대에게줄말은연습이필요하다


필사를 한다는 것은 글을 내 손으로 한 자 한 자 적어내려 간다는 것.

그러다 보면 어느 새 그 글은 나의 머릿속에 ‘콕‘하니 박히고, 내 마음속에는 작디작은 울림 하나로 댕그르 남는다. 어쩌면 그것이 필사, 손으로 꾹꾹 눌러 쓴 나의 글이 내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어느 영화의, 책의 마음에 한 구절 한 구절 필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시는 나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시의 짧은 한 구절, 연과 행으로 나뉘어진 짧막함의 감동 하지만 그 감동은 어느 것보다도 넓고 크다. 이 시인은 왜 이런 단어를 사용하였을까,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누구에게 말하고 싶은 걸까.. 한 편의 시를 따라 적으면서 온갖 생각들이 멈추지 않는다.


시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에게는 많은 상상과 의미들을 찾는 데 최적화되어있지만, 글쎄, 나처럼 1차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시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좋아하고 읽는 것은 그 안에서 내가 찾지 못하고 넘어간 것들이 무엇인지 숨바꼭질하는 느낌이 좋아서이다. 그의 감정을 100% 모두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의 상황과 성격에 맞게 그 시를 읽어 내려간다.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김소월, 윤동주, 방정환, 이어령 시인부터 헤르만 헤세, 하인리히 하이네, 알렉산드르 푸시킨 등 다양한 동서양의 시인들이 쓴 시들이 무려 74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그저 짧은 글이 아니다. 감상에만 젖어 의미 없는 글이 아니다. 그 안에 숨은 의도가 많아 이해하기 어려운 글도 아니다. 시는 어쩌면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 담겨져 있는 그런 글이라고 생각한다. 짧은 그 글 안에, 생각지도 못한 어휘들로 모여든... 그들의 삶에 대한 애환과 사랑, 그리움, 그리고 추억들이 감겨져 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앉고 싶은 잔디였습니다.』_조병화


제목은 ‘산책’이다. 이 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참으로’, ‘당신’이지 않을까 싶다. 

참으로.. 진실로.. 당신과 함께,. 글쓴이의 마음이 어떤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지금 함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싶은’을 보면 헤어진 상태일까.. 어떤 상황을 생각해 봐도 이 시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내가 글쓴이가 아니라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계속 유추하며 생각해 볼 뿐이다. 그렇게 시를 읽는 재미 중 하나가 바로 상상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들에게 동시를 읽게 하고, 쓰게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재미있는 글(시)들을 종이에 한 자 한 자 펜으로 쓴다는 것.

어쩌면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함께 공유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것이 시의 매력이고, 필사하는 재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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