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반, 엄마 마음 일기장 - 좋은 엄마가 되려다, 나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AcornLoft
신은영 지음 / 에이콘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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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새벽4시반엄마마음일기장

 

다만, 그 속에 나는 없다.

 

그렇다. 이미 40평생을 넘게 살아오면서 라는 존재로 살아온 건 지금으로서 딱 절반이다. 그런데 그 속에서는 라는 존재가 온전하게 존재하였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막상 깊게, 저 먼 곳까지 바라보며 생각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라는 온전한 존재로 살아가기란 정말 어려울 것 같다.

 

집에서는 딸로서(000의 딸, 000의 언니 혹은 누나, 000의 동생 이런 식으로.. 불리는 ’), 학교에서는 학생으로서(위와 비슷하게), 후에는 직장에서는 직함으로 불리지만 그래도 그나마 내 이름을 불러주기는 한다. 하지만 나중에는 직함이 붙으면 김대리, 이과장이런 식이지만..(그렇다고 직함이 안 붙는 것 보다는 붙는 게 좋지만;;) 그러고 결혼을 하면 모든 것들이 180도 바뀌어 이전보다 라는 존재는 그냥 사라져 버린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엄마. 이제는 가 아닌, 우리 부모님의 딸, 아들이 아닌, 그저 남의 집에 시집와서 사는 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아이라도 태어나면 난 그냥 가 라니라 엄마이다. 000의 엄마. 그래도 괜찮다.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이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의 울컥함에 드러나는 아픔과 남모를 우울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남편들도 그럴까.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남편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여자들은 아이를 키우며 다 클 때까지의 자신이 사라진다 생각하고, 남자들은 그 시간 동안 자신의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 그리고 자식이 크면 여자는 자신을 찾으러 떠나지만 남자들은 그제 서야 모든 것을 잃고 자신도 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간혹 노년의 남자분들이 책을 낼 때 우리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이 그런 이유에서인가 보다. 둘이서 참 오랜만에 대화다운 대화를 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힘듦에도 사랑해주고, 관심을 주고, 존중해준다면 그래도 이러한 감정들이 조금은 채워지지 않을까 싶었다. 당연히 사람이기에 우울감도 있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맞지만 그 와중에도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고 충족이 된다면 그래도 이런 힘든 과정들을 잘 헤쳐나가지 않을까 싶었다. 둘이서 나눈 대화들이 이렇다.

 

그건 고마운 일이 아니니까.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언젠가 남편이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서로에게 당연한 건 없어. 그건 내가 사랑하니까 해주는 거고, 당신이 나에게 해주면 고마운 거야.” 이 대목을 읽으면서 앞의 내용을 보니 식당 아주머니의 밥에는 꼬박 고맙습니다.”라고 하지만 내가 하는 것에는 아무런 표현이 없다는 것에.. 시댁 제사에 피 한 방울 안 섞인 나는 종일 일하는데, 정작 자손은 술만 먹는 모습에.. 이런 것들이 서로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책의 내용을 읽어 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리고 우리도 돌아보게 된다.

 

한 사람만 읽고 넘어가는 것보다 어쩌면 이 책을 보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서로 나누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그냥 내질러 보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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