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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ㅣ 세계철학전집 6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0월
평점 :

#도서협찬 #개처럼인생을살아라
이 책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무엇부터 눈에 가장 먼저 뛸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책의 제목이 참.. ‘읽어 볼까, 말까’,를 고민해 볼 정도로.. 분명히 철학책인데..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라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해 보았다. 어떤 내용일지 정말 감도 안 잡히고,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그가 맞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해 볼 정도였다.
사람들은 ‘강약약강‘의 유형들이 많이 있다. 어쩌면 나도 똑같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강한 자에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는 의미도, 무조건 약한 자를 무시하며 강압적으로 대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괜히 강한 자에게 위축되는 건 어쩔 수 없고, 약한 자에게는 내가 더 크게 보였으면 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요, 어쩔 수 없다는 자기합리화를 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철학자인 디오게네스는 좀 남달랐다.
_주저하지 않는 인생이 최고다. p.24~
이 부분에서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 왕의 일화가 나온다. 그들의 상황과 두 사람에게서 오간 대화는 참 흥미롭다. 디오게네스는 철학자답게 의미심장한, 애매모호하다 싶은 말을 한다. 알렉산더 왕은 직설적으로 묻는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그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져 간다. 그리고 디오게네스의 말 한마디에 알렉산더 왕은 크게 깨닫고, 자신이 왕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디오게네스가 되지 않았겠는가, 생각하게 된다.
“나는 알렉산더 왕이오.”
“나는 디오게네스요“
누가 자기소개를 하자고 이렇게 말한 것이었겠는가!!! 이 부분을 읽고 피식 웃고 말았다.
“당신은 내가 두렵지 않소?”
“그대는 좋은 것이오? 나쁜 것이오?”
무슨 대화가 이렇게 오가는 것일까. 알렉산더 왕도 어쩌면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무슨 말을 해도 왠지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벽과 대화를 하고 있는 것만 같은.. 하지만..
“나는 좋은 것이오.”
“그렇다면 내가 왜 좋을 것을 두려워해야겠소?”
이 한 마디에 깨달음을 얻은 알렉산더 왕도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위대하고 칭송을 받고 있는 왕인 알렉산더 앞에서 굽히지 않고 당당한 디오게네스나 누더기를 입고 나무통 옆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그를 보면서도 깨달음을 얻은 알렉산더 왕이나. 그 누구도 어쩌면 정상이 아닐 수도 있다.
아니면 우리가 이 웃기고 불공평하며 자신만 알고, 낮은 자를 밝고 서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무언의 깨달음을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냥 관습적으로 내려오는 사회보다, 그 안의 내면, 본질을 볼 줄 아는 눈, 생각. 나의 체면이나 타인의 체면을 먼저 보고, 행동하는 것이 아닌 그 안의 진실을 보려하는 것.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더 왕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그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생각 그대로 말하고 행동하였다.
지금의 삶에서 조금은 더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 그 당시에는 디오게네스를 어떻게 보았을지는 모르나, 지금은 다른 차원으로 재해석하여 우리에게 멋진 조언으로 다가와 마음에 남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