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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가족 ㅣ 책 읽는 샤미 31
정유리 지음, 김래현 그림 / 이지북 / 2024년 2월
평점 :

#도서협찬 #레고가족
『레고 가족』은 제목만 보면 귀엽고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읽어 보면 훨씬 더 깊고 현실적인 고민을 담은 작품이에요. 특히 “레고처럼 마음대로 끼워 맞출 수 없는 가족과 관계”라는 메시지가 책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읽는 내내 계속 생각이 이어지더라고요.
이 책의 주인공들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각자 마음속에 말하지 못한 고민과 상처를 안고 있어요. 부모는 아이들을 완벽하게 조립된 ‘레고 가족’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어 하고, 아이들은 그런 틀 안에서 점점 숨이 막혀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서도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갈등이 생기는지 아주 솔직하게 보여줘요.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이야기가 극단적으로 흘러가지 않고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흐름을 유지한다는 점이에요. 부모의 기대, 아이의 부담, 친구 관계에서의 혼란, 그리고 ‘나’라는 존재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 스스로 질문하는 과정까지… 중학생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고민들이 등장해서 더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그림체도 이야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어요.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 대사 없이도 감정이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가족사진처럼 보이는 표지 일러스트도 내용과 너무 잘 맞아서,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보면 의미가 다르게 다가와요.
결국 『레고 가족』은 “가족이라고 해서 무조건 맞춰야 하는 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라고 느꼈어요.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실제 모습을 인정하며 맞춰가는 관계가 진짜 가족이라는 걸 차분하게 알려줘요. 읽고 나면 마음이 조금 따뜻해지면서도, 나와 가족의 모습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돼요.
가볍게 읽히지만 메시지는 단단한 책이라, 관계 때문에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어요. 책장을 덮고 나면 “친구와 가족은 내가 선택하고, 나를 지키는 것도 결국 나 자신”이라는 문장이 오래 남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