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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키고 싶은 비밀 ㅣ 상상 동시집 37
조성국 지음, 이지희 그림 / 상상 / 2025년 10월
평점 :

#도서협찬 #들키고싶은비밀
『한쪽 구석 수돗물을 틀면...』_달동네_p.14
이 동시를 읽는데 어릴 적 생각이 새록새록..
달동네는 아니었지만 시골동네라 마당에 마중물을 넣어야 하는 수돗가가 있었다. 기억으로는 수돗가를 중심으로 6~7집이 옹기종기 동그랗게 모여 살았다. 방도 한 칸, 주방도 조그마하게, 그렇게 다닥다닥.. 옆에서 뭐하는지 다 들리는 그런 집. 그 수돗가에서 모두가 아침마다 씻느라 전쟁터였고, 빨래하면서 수다 떨기도 참 좋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어떻게 살았나 싶지만, 서로가 가족처럼 지내니 참말 재미있기도 했다.
『유리창에 쓴 낙서들이 점점 드러난다』_들키고 싶은 비밀_p.36
무엇이 그리도 들키고 싶은 걸까.. 생각해 보았다.
비오는 날, 차 안에서 습기가 차오른다. 겨울 밖은 춥고, 안은 따뜻하니.. 창문에 김이 서린다.
나는 그 창문에 손으로 발자국을 많이 남겼는데..(아마도 한 번도 발자국을 안 그려본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우리 아이들도 언제 보고 배웠는지,, 나처럼 창문에 발자국을 그린다.. 참 가르쳐주지 않아도 어쩜 이런 건 잘 따라하는지..
우리는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은 정말 많은데..(저만 그런가요? 하하;;) 그런데 들키고 싶은 건.. 혹시 짝사랑?? 누가 알아주면 좋으련만.. 말할 용기는 없고, 알아주면 무언가 연결이 될 것만 같고?? 아이가 기숙사에서 돌아오면 한 번 이야기 좀 나눠보고 싶네요. 어떤 비밀이 있는지..하하하;;
『... 직박구리가 여기저기 떨어뜨린 똥에서 ...』_똥_p.62
우리 동네는 제비와 까마귀들 천지다. 까마귀들이 길거리들을 접수했다면 동네에는 제비들이 판을 친다. 그리고 하필 주차장 위가 제비들의 성지이다. 그래서 차를 타려고 가면 온 사방이 제비 똥으로 덕칠덕칠 페인트칠 해 놓은 것만 같다. 검은 차가 흰색이 되어 버린다. 아무리 제비집을 피해서 주차를 해도 이미 온 하늘을 접수했기에 제비 똥을 피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 와중에 『이젠 똥을 꽃이라고 생각할래요.』라는데.. 이게 가능 할까?!
상상의 동시집을 몇 권 가지고 있지만, 표지의 그림부터 정겹고, 제목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 안의 동시들은 매번 말캉한 이야기에 마음이 간질간질 웃음이 나기도, 추억을 떠올리기도 아주 좋다. 이번 동시도 나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