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툰 아빠의 마음공부 - 아빠와 아들을 잇는 관계 인문학
김진용 지음, 정뱅 일러스트 / 파라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도서협찬 #서툰아빠의마음공부
어린이집에서 일을 할 때였다.
유독 애교쟁이, 귀염둥이, 사랑스러운 아들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반면 여자 친구들은 애교보다는 어른스럽게, 귀엽다기 보다는 예쁘게,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무언가 부족한(?) 부분들이 보였다. 그때 난 생각한 것이 하나 있었다. 아들들을 보면 초등 고학년정도부터 빠르면 초증 중학년부터 부모와의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애교는 고사하고, 다정스러운 말 한마디 건네기가 어려운 정말 남보다 못한 관계가 이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주변의 아들을 가진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아도, 어릴 때는 곧잘 안기고, 애교도 부리고, 뽀뽀도 해주던 아들이 이제는 무뚝뚝하고, 말도 안하고, 애정 표현도 안한다는 것이다. 그 당시 난 아이들이 없었기에 그런 건 크게 공감은 하지 못했지만 가르치는 아이들을 보면서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랜 시간 아이들과 있다 보니, 여자 친구들은 클수록 엄마와 친구 같은 존재가 되는 것 같다. 같이 공감대도 많이 형성되고, 좋아하는 것도 잘 맞으면 여행도, 데이트도 많이 다니니까 말이다. 쇼핑도 하고.. 그런데 정작 아들은... 보니까 엄마랑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았다. 아들들은 엄마와 좋아하는 것도, 취향도 참 많이 다른 부분들이 있고, 아빠들은?! 바쁘다. 쉬는 날이면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다. 그러니 아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거 솔직히 핑계이겠지만 피곤하다는 이유로 시간을 잘 보내지 않는다. 요즘은 카페를 가면 아빠랑 아이들이 오지만 오로지 하는 건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게 다이니까 말이다. 그런 와중에서 어떻게 엄마와 아들이, 아빠와 아들의 관계 형성이 제대로 되겠는가.
[서툰 아빠의 마음공부]의 저자 또한 우리와 똑같은 부모이다.
우리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고 낳으면서 분명 아이에 대한 원대한 기대와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생각하고, 기대했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아이가 우리의 바람대로 잘 자라줄지 걱정과 불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언제나 실수를 정정하고 갈등을 해결하며 원만하게 살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아빠와 아들의 관계에서의 경험담들을 고전이나 영화, 희곡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이들의 내용을 비춰 인문학적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는 것이 참말 재미있었다.
우리들의 관계는 언제나 불안정하다. 정말 어느 흐트러짐이 하나도 없이 완벽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라도 우리는 사람이기에 우선은 그것도 하나의 인간관계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생각도 다르고, 살아가는 방향과 환경도 다르기 때문이다. 각자의 역할에서의 영역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서로가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는 부족함 없이, 부끄러워하지도, 자존심을 내세우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할 수 있으면 더 많이 표현하고 사랑한다 말했으면 좋겠다. 그건 나에게도 해당하는 말이고 말이다.
아빠와 아들의 관계를 잇는 인문학이라고 하지만 또 다른 점에서는 엄마와 딸이든, 엄마와 아들이든, 아빠와 딸이든,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 이어주는 인문학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