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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왕 천복희 - 오늘부터 진짜 선녀 ㅣ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7
경린 지음, 벼레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떡볶이왕천복희
『“말도 안 돼! 아버지가 그러셨어. 원래 사람들에겐 모두 맞춤형 꿈이 필요한 거라고. 아무리 에이아이 꿈 생성기가 우리를 대신해도 사람의 감정을 온전히 파악하진 못하니까!“
-“하지만 우리하고 누군가의 감정을 완벽히 알 수는 없어. 안 그래?”-
-“늦으면 내일 만들면 되지. 뭘 그리 조급하게 생각해?”-
복희와 덕희의 이야기를 계속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하늘나라 선남과 선녀들은 사람들에게 꿈을 만들어 주면서 그 꿈에 대해 주인이 만족해하면 점수로 환산이 되어 10,000점을 모두 획득하면 정식 선남, 선녀로 승격이 된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견습생들은 실습을 하였고, 정식 선남, 선녀들도 사람들에게 예쁜 꿈을 만들어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다.
복희도 그렇게 백 살이 되면서 견습 선녀가 되었고, 세상으로 나와 아이들과 지내면서 밤마다 맞춤형 꿈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덕희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한 것은, 이 대화만 보면 덕희는 ‘그저 천천히 해도 우리가 열심히 하면 점수를 모아 선녀가 될 수 있어.’ 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지만, 내용을 계속 읽다 보면 ‘의욕이 없는 건가? 너무 대충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괜히 복희만 조급하게 보이고, 성급해 보인다.
그렇다고 복희도 잘하고 있느냐?! 거 참,, 10,000점이라는 점수 때문에 이 점수를 모으려고 한 명 한 명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할 꿈들을 오로지 점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 실수투성이, 사람들의 마음은 알아주지 않고 그저 바삐 움직이기만 한다. 빨리 정식 선녀가 되는 것도 좋지만 일을 하려면 단 하나라도 정성껏 해주어야 하는데, 여러 명의 꿈에, 점수에, 시간에.. 그러다 보니 ‘질보단 양’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였다.
좀전에 말한 정식 선녀가 되기 위한 길. 바로 꿈을 만들어 만족도, 행복감에 대한 점수 10,000점 채우기. 이건 뭔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틀로 경쟁을 불러일으킨다. 뭐, 요즘 사회가 경쟁사회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일에 대한 열정만으로 하는 것이 아닌 그저 실적위주의 삶이 되어버리는 건 아닌가 싶다. 대충대충, 사람들에게 달콤한 말로 유혹하면서 실적만 챙기는.. 어쩌면 복희도 이런 경우였을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덕희의 말이 조금씩 이해가 갔다. 복희보다 먼저 견습 생활을 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잠시 견습 선녀의 일을 미뤄놓은 덕희의 삶. 그리고 빨리 견습 생활을 벗어 버리고 정식 선녀가 되고 싶은 복희. 두 친구들은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 갈까?
진짜 에이아이 시스템을 이기지 못하고 정식 선녀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일까?
진심 궁금해진다.
P.S 그렇게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전 날 먹은 떡볶이를 다시 데워 먹었다. 떡볶이 천사들..ㅎㅎ